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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세네갈 출신 작가 은도에 두츠(Ndoye Douts)의 일곱 번째 한국 개인전이 오는 27일부터 갤러리 통큰(서울 종로구 인사동길)에서 열린다. 그는 ‘Dout's Poetic Colors-두츠의 仙境(선경) 展’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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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열린 오프닝 리셉션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두츠는 그림을 ‘음식’에 비유했다. “음식을 먹었을 때 맛있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좋은 음식’이고 그것을 만든 사람도 ‘좋은 요리사’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관객이 제 그림을 보며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 그림은 ‘좋은 그림’이고 저도 ‘좋은 화가’이겠지요. 그림은 음식과 마찬가지로 ‘느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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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태어난 두츠는 서민 지역의 무질서한 집과 사람 등을 만화적 팝아트로 그려내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다. 빌딩과 자동차, 주택 등 현대 도시의 여러 상징물이 담긴 두츠의 그림을 보노라면, 그의 말처럼 많은 느낌이 전해진다. 특히 작품에 쓰인 화사하고 부드러운 색감에서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진다.
두츠의 그림에는 ‘100-1=0’라는 알쏭달쏭한 수식이 자주 등장한다. 그가 수학적으로는 ‘틀린’ 이 수식을 자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100-1=0’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는 “세상 모두를 다 가질지라도(100) 자신의 정체성을 잃는다면(-1), 아무런 의미도 없다(=0)는 뜻”이라고 답했다.
사실 이전 작품들에서 그는 ‘100=1’이라는 수식을 자주 사용했다. ‘100(세상의 모든 것)’과 ‘1(정체성)’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작품에서 사용하는 ‘100-1=0’은 인간의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 ‘1’에 좀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은 다양한 의미를 지녔지만, 욕구와 이상의 경계에 선 두츠에게 ‘1’은 현실과 점점 타협하며 본래의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동심’ 혹은 ‘순수성’과 맞닿은 개념이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결코 변해서는 안 되는 것,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자신의 정체성 즉 ‘1’로 이야기하고 있다. -
또 그의 그림에는 딸을 향한 마음이 담겼다. 위 그림에 등장하는 큰 차는 딸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재로 했다. 그는 “유치원에 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어린 딸이 애처로워 차를 장만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큰 차는 아이를 생각하는 아빠 마음의 크기와도 같은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두츠의 다양한 작품은 7월 14일까지 갤러리 통큰에서 만나볼 수 있다.
Dout's Poetic Colors _ 두츠의 仙境(선경) 展
• 기간 : 2015.5.27(WED) – 7.14(TUE)
• 장소 : 갤러리 통큰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74번지 2층)
• 문의 : 02-732-3848 -
• 두츠는 누구인가?
두츠(N. Douts)는 1973년, 세네갈에서 태어나 다카르 국립예술학교에서 ‘서민 지역의 무질서 건축연구’라는 논문으로 수석 졸업을 했다. 2000년, 아프리카 비엔날레 ‘젊은 작가 모음 전’에 참여하면서 갤러리 기획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01년에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설치미술 ‘TRAIN-TRAIN MEDINA (Medina의 지루한 일상)’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프랑스 TV5와 벨기에 RTBF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오랫동안 구상해온 작품 ‘100=1, 1=100’을 발표하면서 서구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2006년에는 다카르비엔날레에서 유럽연합 예술가위원회가 주는 대상을 받으면서 프랑스, 벨기에, 이태리, 스페인,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유서 깊은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2008년 3월, 한국 아프리카미술관에서는 개관 기념전으로 두츠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아프리카적인 수묵화 감성을 느끼게 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작품은 주로 은행과 기업이 많이 소장하고 있으며, 미국 워싱턴의 세계은행(World Bank)은 ‘100=1, 1=100’을 주제로 한 작품 100점을 모두 사들였다. -
[조선에듀] “100-1=0? 세상 전부 얻어도 자기자신 잃으면 아무것도 아니란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