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고대·연대 면접, 전년과 비슷할 것… 연대 면접은 ‘미니 논술’처럼 준비”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5.26 16:08
  • <2015학년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수시 전형 면접 기출문제 분석>

    지난 3월 말부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2015학년도 수시 면접 기출문제가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 속속 공개됐다. 인문계열까지 포함한 세 주요 대학의 면접 문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대학 면접 기출문제를 짚어봤다.


    ◇서울대
    서울대는 웹진 아로리 3호를 통해 2015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 문제지 및 출제 근거를 수학, 화학, 지구과학, 생명과학, 물리, 사회과학, 인문학 등 교과목 및 계열별로 게재했다. 과학 교과목별 면접 문항이 아로리 1~2호에 공개된 적 있지만, 인문대 및 사회대 면접 문제로 활용된 인문학 및 사회과학 지문 및 문항이 공개된 것은 최초다. 살펴볼 문항은 인문학 4개 문항이며 나머지는 아로리나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인문학 제시문1>
    우리 사회에는 ‘빈말’이 만연(蔓延)해 있다. 유세 현장에서 “호국영령의 수호 아래 세계 일류 국가의 반열에 오른 우리 조국(祖國)”에 대해 열변하는 정치인의 연설을 생각해 보자. 이는 분명 빈말이다. 물론 이 정치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스스로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말을 청중이 믿게 할 의도가 있어야 하지만, 그는 호국영령이 정말 존재하는지, 우리 조국이 세계 일류 국가의 반열에 정말 들어섰는지와 관련해 그것의 진위(眞僞)나 청중이 그것을 정말로 믿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관심이 없다. 정치와 같은 공적 영역뿐만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빈말은 빈번히 나타난다. 여러 채의 집을 사 두었던 사람이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정부 정책을 두고 “우리 같은 사람도 먹고 살게 해 줘야지. 요즘 정말 길바닥에 나앉은 사람 기분이라니까.”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지라도 그의 말이 그저 빈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간주할 것이다. 그 말이 거슬리는 이유는 그 사람이 자신의 기분을 거짓되게 기술(記述)했다거나 정확히 기술하는 데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집을 잃고 길바닥에 나앉은 사람의 기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가 실은 전혀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 문항
    1-1. 제시문을 토대로 빈말과 거짓말의 본질적인 차이점을 설명하고, 거짓말도 빈말도 아니면서 듣는 이를 오도(誤導)하는 말의 사례를 제시하시오.
    1-2. 사람들은 거짓말보다 빈말을 더 빈번히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들로는 무엇이 있을지 제시하시오.

    <인문학 제시문2>
    긍정적 사고는 성공이 선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이고, 실패가 구조적인 조건이 아니라 나쁜 태도의 결과라고 믿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되는 집단적인 환상이다.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 사고는 종종 부(富)를 획득하고 성공을 이루며 질병을 극복하는 비결로 제시된다. 우리는 인종, 계급, 성차(性差) 같은 불평등한 조건이 아니라 개인의 태도가 성공을 이끌어낸다고 믿고 싶어 한다. 낙관주의가 물질적인 성공의 열쇠이고 긍정적 사고를 통해서 낙관적인 태도를 기를 수 있다면 실패에 대한 변명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긍정적 사고의 이면(裏面)에는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군가가 실패해야 다른 누군가가 성공할 수 있지만, 긍정적 사고의 이념은 성공이 노력하기 나름이고 실패가 당사자의 탓이라고 역설한다. 긍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부(富)는 유리한 조건을 독점한 결과가 아니라 성공이 가시화된 형태이며, 건강은 환경과는 무관한 태도의 문제이다. 하지만 긍정적 사고를 거부하는 불신자들, 실패자들과 패배자들, 불평분자들은 개인적인 기질을 세상을 설명하는 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렇게 부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실패에 따르는 이점이 있다. 파산을 겪고 병마와 싸우는 동안에도 웃음을 잃지 않아야 할 의무에서 벗어난 덕택에 이들은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 만연(蔓延)한 불평등에 맞설 수 있다.

    - 문항
    2-1. 본인이 읽은 책에서 적절한 인물 하나를 예로 들어서, 위 제시문에서 규정하는 ‘긍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과 ‘부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각각 그 인물의 삶을 어떻게 평가할지 설명하시오.
    2-2. 위 제시문은 ‘긍정적 사고’의 문제점과 ‘부정적 사고’의 이점을 부각시킨다. ‘부정적 사고’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을 수 있는지 설명하시오”가 주어졌다.

    <제시문 1 출제의도>
    1-1 글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 평가
    1-2 현상의 원인을 논리적 추론과 창의적 사고로 추적하는 능력을 평가

    제시문 1은 프랑크푸르트(Harry Frankfurt)의 저서 ‘On Bullshit’의 내용을 바탕으로 번안한 글로, ‘bullshit’은 ‘빈말’로 옮겨졌다. 필자는 빈말이 거짓말과 어떻게 구분되는지 설명함으로써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빈말을 개념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거짓말은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스스로 그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듣는 이가 그것을 참인 것으로 믿게 만들 의도를 가지고 하는 말이지만, 빈말은 그런 의도 없이 그 말을 하는 사람이 그 말의 내용이 참인지 거짓인지, 혹은 그 말이 실상을 올바르게 기술하고 있는지에 대해 상관하지 않는 태도를 가지고 하는 말로 규정된다.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추론적 듣기(의사소통 맥락 고려하기, 청자의 화자 요구 분석)가 연계됐고, 화법과 작문Ⅰ(교학사, 94~95쪽, Ⅱ-3 소통의 전략), 화법과 작문Ⅰ(천재교육, 94~95쪽, Ⅱ-3 의사소통 전략), 화법과 작문Ⅰ(지학사, 84쪽, Ⅱ-2 사회적 상호 작용), 독서와 문법Ⅰ(미래엔, 238~247쪽, Ⅴ-3 추론적 이해), 독서와 문법Ⅰ(지학사, 132~142쪽, 2-2 추론적 독해), 독서와 문법Ⅰ(천재교육, 106~123쪽, Ⅱ-2 독서의 수행)이 참고됐다.

    <제시문 2 출제의도>
    2-1 제시문을 독서 경험과 연결하는 창의력 평가
    2-2에서는 제시문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분석력 평가

    제시문 2를 해설하면, 미국적 낙관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긍정적 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부정적 사고’를 그 대안으로 내세운다. 제시문에 따르면 ‘긍정적 사고’와 ‘부정적 사고’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지닌다. ‘긍정적 사고’ 개인의 낙관적 태도와 성실함이 세속적 성공과 역경 극복의 비결이라고 믿는 태도. 결과적으로 사회의 지배 구조 유지에 봉사한다. ‘부정적 사고’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긍정적 사고’에 대한 비판적 거리감을 확보하게 된 상태. 부정적 사고를 통해서 개인은 성공과 실패 배후에 자리 잡은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직시할 수 있다.문제 출전 자료는 Halberstam Judith의 The Queer Art of Failure(2011, Duhram: Duke UP)와 Ehrenreich, Barbara의 Bright-sided:How the Relentless Pursuit of Positive Thinking Has Undermined America(2009, New York: Metropolitan)이다.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개인과 사회 개념으로 사회·문화(금성출판사, 64~70쪽, 2-2 인간과 사회 구조)가 참조됐고, 사회 제도와 구조로는 도덕(미래엔, 64쪽, Ⅱ-1 사회 제도와 정의), 도덕(금성출판사, 76쪽, Ⅱ-1 사회 제도와 정의), 사회·문화(교학사, 교학사, 68~75쪽, Ⅱ-2 사회적 관계와 사회 구조)가 출처로 쓰였다.

    활용 모집단위를 보면, 자유전공학부의 오전 면접에서 제시문 1과 1-1번 문항이 활용됐고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경제학부 제외), 간호대학, 사범대학(수학교육과 제외) 오전 면접에서 제시문 1과 1-1, 1-2번이 출제됐다. 오후에는 자유전공학부에서 제시문 2와 2-1이, 이문대학과 사회과학대학(경제학부 제외), 사범대학(수학교육과 제외)에서 제시문 2와 2-1, 2-2가 활용됐다.

    서울대 수시 전형 면접 기출문제 http://admission.snu.ac.kr/samples?bm=v&bbsidx=121680


    ◇고려대
    고려대는 수시 학교장추천전형 면접고사를 비롯하여 융합형인재전형, 기회균등전형, 특별전형(국제인재), 특별전형(과학인재), 기회균등특별전형, 일반전형(인문/자연계) 등 면접고사 문항을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학교장추천전형 면접고사>
    - 인문계 오전 제시문
    (가) 프로크루테스는 그리스 아티카의 강도로, 아테네 교외의 언덕에 집을 짓고 살면서 강도질을 했다.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을 잡아와 자신의 침대에 누이고는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추어 늘여서 죽였다.
    (나)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경제가 침체돼 공장폐업이 늘고 실업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모 항공은 사용자와 노조 사이에 고용유지와 임금동결에 합의해 사용자와 노동자가 모두 윈윈(win-win)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측에서는 비용절감을 위한 감원을 포기하고 고용안정을 약속하면서 실습사원의 계약기간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고, 노조 측에서는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여러 가지 경영성과급 지급 유보에 대해 합의했다. 그래서 서로 간에 양보 교섭을 한 사실을 노동부에 신고해 국가로부터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고, 휴업수당도 지원받게 되었다.
    (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가 사는 나라는 프랑스이다. 프랑스 정부는 1994년부터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를 포함한 종교적 상징을 공립학교에서 착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2010년에는 모든 공공장소에서 모슬렘 두건의 일종인 부르카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프랑스는 이른바 ‘톨레랑스’의 나라로 불리어왔다. 그러나 소수 이민자들에게 복장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기로 한 이 법률의 제정으로 프랑스 정부는 외국인 끌어안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 문항
    1. 제시문 (가)에 나타난 가치지향의 귀결을 개인적, 국가적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해보시오.
    2. 제시문 (다)에 결여된 태도가 제시문 (가)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를 들어보고, 반면에 그것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는 무엇인지 말해보시오.
    3. 제시문 (가)에 나타난 가치지향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제시문 (나)에서와 같이 해결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시오.

    - 출제의도
    가치 일원주의에 대해 인지하고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결과 또는 폐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설명하는 능력을 통해 전공적합성을 평가한다. 또한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 및 창의성을 평가하기 위해 관용의 정신으로 가치 일원주의의 폐단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설명하는지, 관용을 베풀되 그것을 무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자신만의 논지를 전개할 줄 아는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지원자 자신의 경험 중 한쪽의 가치만을 고집함으로 인해 갈등이 생겼을 때 양쪽에서 한 발짝씩 물러나 상호 관용의 태도로 위기를 극복했던 사례를 제시해보게 함으로써 인성을 평가한다.

    - 채점기준
    1번 문항은 개인적 차원의 귀결과 국가적 차원의 귀결로 정확하게 나누어 파악하고 설명하는 답변에 좋은 점수를 부여한다.
    2번 문항은 관용의 정신으로 가치 일원주의의 폐단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설명하고, 또한 자신만의 논지를 전개해 그 한계를 말한 경우 좋은 점수를 부여한다.
    3번 문항은 제시문 (다)의 태도로 갈등에 임해 제시문 (나)와 같이 양쪽에서 똑같이 양보해 합의점을 찾아내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는 답변에 가장 좋은 점수를 부여한다.

    - 인문계 오후 제시문
    (가) 자공은 공자에게 평생 동안 시금석이 될 만한 가르침을 청했다. 그러자 공자는 ‘서’(恕)라는 하나의 행위원리를 제안했다. 후대의 사람들은 이 ‘서’(恕)라는 한자를 ‘같다’(如)와 ‘마음’(心)의 두 글자로 분석했다. 다시 말해 ‘타인의 마음을 나의 마음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 곧 ‘서’(恕)의 의미라는 것이다. 공자의 말에 따르면 ‘서’(恕)라는 원리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도 행하지 말라”라는 명령으로 간략하게 정리될 수 있다.
    (나) 옛날 바닷새가 노(魯)나라 성 밖에 날아와 앉았다. 노나라 임금은 이 새를 친히 종묘 안으로 데리고 와 술을 권하고, 아름다운 궁궐의 음악을 연주해주고, 소와 돼지, 양을 잡아 대접했다. 그러나 새는 어리둥절해하고 슬퍼하기만 할 뿐, 고기 한 점 먹지 않고 술도 한 잔 마시지 않은 채 사흘 만에 결국 죽어버리고 말았다. 이것은 자기와 같은 사람을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 아니다.                                              
    (다) 인간 의사소통의 속성에 대해 연구한 심리학자 Paul Watzlawick은 의사소통에 관한 다섯 가지 공리를 말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우리는 의사소통을 하지 않을 수 없다’(One cannot not communicate)라는 것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더라도 표정이나 동작으로 어떤 의미가 전달되며 심지어 침묵이나 회피까지도 어떻게든 해석될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 침묵은 언어를 통한 표현보다 오히려 더 강한 의미의 전달력을 가질 수 있다.

    - 문항
    1. 제시문 (가)에서 공자가 천명한 행위원리의 한계를 제시문 (나)의 관점에서 이야기해보시오.
    2. 제시문 (가), (나), (다)를 참고해 타인과의 의사소통에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보시오.
    3. 지원 전공분야와 관련해 의사소통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바람직한 해결방안에 대해 이야기해보시오.

    - 출제의도
    제시문의 내용을 통해 공자 사상이 갖는 한계를 유추하는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한다. 의사소통의 기준(관점)과 의사소통의 방식(표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제시문을 이해하고 의사소통의 기준과 방식을 모두 고려해 답변할 수 있는지를 통해 지원자의 창의성을 파악한다. 지원 전공분야와 관련해 관점 또는 표현방식에 따른 의사소통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전공적합성과 인성을 평가한다.

    - 채점기준
    1번 문항은 제시문 (나)의 내용을 통해 제시문 (가)의 한계를 유추해낼 수 있어야 한다.
    2번 문항은 의사소통의 기준과 방식을 모두 고려해 답변해야 한다.
    3번 문항은 지원 전공분야와 관련해 소통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한 경우 좋은 점수를 부여한다.

    고려대 수시 전형 면접 기출문제 http://oku.korea.ac.kr/admissions/bbs/bbsView.oku?bbs_type=m6.m1.m1&bbs_seq=1784


    ◇연세대
    연세대도 지난 3월 ‘201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통해 수시모집 특기자전형 인문학·사회과학인재계열과 과학공학인재계열, IT명품인재계열, 국제계열의 면접구술시험 문제를 공개했다.


    <인문학·사회과학인재계열>

    - 제시문
    (가) 아래 이미지와 이미지에 부여된 제목에 유념하시오.(안경 이미지 삽입)
    [이미지의 반란: 이것은 안경이 아니다]
    (나) 선비란 유교의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학식과 인격을 겸비한 사람들을 말한다. 선비는 청렴, 청빈, 의리 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며 일상생활에서 검약과 절제, 도의를 실천하는 삶을 미덕으로 삼았다. 선비들의 이러한 정신은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의 사상에 근간을 둔다. 공자는,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어버이는 어버이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말했다. 이름이 갖는 의미와 과제의 수행 속에서만 자신을 올바로 세우고 삶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정신이 정명 정신이다. 선비들이 자신들의 이름에 내포돼 있는 대의명분을 구현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선비들은 정명 정신의 참된 실천자들이였다고 할 수 있다.

    - 문제
    1. 이름과 실재하는 대상 사이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가)-(나) 제시문에 기반해서 다음 질문에 답하시오.

    (1)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말해 보시오.
    (2) 제시문 (가)에서 “이것은 안경이 아니다”가 의미하는 바를 ‘정명론’적 관점에서 자유롭게 비판해 보시오.

    2. 오늘날 인터넷 공간에서 언어적 변형이나 파괴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는 근거를 (가) 혹은 (나)의 관점과 연결시켜 분석해 보시오. 특히 다음 질문에 의거해서 구체적으로 답하시오.

    (1) 제시문 (가)-(나)중에서 어떠한 입장이 언어적 진화 현상을 촉발할 개연성이 높은가?
    (2) 제시문 (가)-(나)중에서 어떠한 입장이 언어적 진화 현상을 저해할 개연성이 높은가?
    (3) 언어적 진화 현상과 관련해 본인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양상을 밝히고, 그것에 대한 논거를 제시하시오.

    3.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역기능을 각기 분리해서 설명해 보시오. (단, 제시문 (가)-(나)에서 예견할 수 있는 역기능을 반드시 각각 2가지 이상씩 말할 것)


    - 출제의도 및 문제분석
    이번 구술면접 문제는 ‘말(이름)’과 실재하는 ‘대상’의 상관관계라는 큰 주제 하에 양자를 바라보는 다소 상반된 두 가지의 사례를 제시한 연후, 거기에 대한 수험생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전개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제시문에 대한 사전적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라 할지라도 수험생 본인의 추론능력 및 창의력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변을 설득력 있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제시문의 경우 주제를 하나의 고정된 의미로 환원시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오히려 주어진 제시문은 다양한 해석적 가능성을 자체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이번 구술시험에서는 수험생 개개인이 주어진 제시문을 토대로 자기의 논리를 창의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데 역점을 뒀다. 기본적으로는 정해진 답을 ‘하나’로 국한시켜 말할 수 없는 개방형 문제에 근접하지만, 수험생의 논리 전개 방식, 창의력, 객관적 설득력 등에 의거해서 충분히 평가 상의 변별력을 가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끝으로 본 구술시험의 경우 논술 고사와는 변별성을 두고자 했으며, 따라서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이를 토대로 제시문 상호간의 비교 분석을 측정하는 문제는 가급적 지양했다.


    - 특기자전형 인문학/사회과학인재계열 면접구술시험 고교 교사 검토의견
    △출제참여 고교교사1 의견
    “제시문 (가), (나) 지문이 EBS 국어 영역 비문학 지문에서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 기준에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시문 (가), (나)를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배우기는 했지만 면접구술 문제가 두 지문의 상호 연관성을 묻는 문항이기 때문에 EBS 교재의 내용과 완전히 부합한다고는 볼 수 없으며, 두 지문의 연계성에 대한 학생들의 깊이 있는 통찰력은 묻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심화 학습을 요하는 내용이라고 판단한다.”

    △출제참여 고교교사2 의견
    “1번 지문의 경우 학생들이 통상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EBS교재에서 출제했으며 2번 지문의 경우 생활과 윤리 교과서에서 출제했으므로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 기준에 매우 부합한다. 그리고 1번 지문의 경우에는 EBS에서 원문을 그대로 출제하기 보다는 응용해 출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사고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부의 지침을 준수하면서도 적절한 난이도를 유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선행학습 영향평가위원회 교사위원 검토의견
    △문항 분석
    “면접 문항 수는 3개에 불과하지만 철학, 논리학, 사회, 윤리, 미술, 국어 교과 등 다양한 관련 교과영역을 통합적으로 인지해야만 답변할 수 있는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제시문 (가), (나)는 ‘이름’과 ‘대상’의 상관관계(‘기표’와 ‘기의’의 관계)라는 언어 철학적 주제와 관련해 상반된 두 가지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데, EBS 국어 영역 ‘독서 지문’과 ‘생활과 윤리’ 교과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고교 교육과정 안에서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제시문(가), (나)와 유사한 지문들을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접하기는 하지만 면접 구술 문제가 두 지문의 상호 연관성을 묻고 있기 때문에, EBS 교재의 내용이나 윤리 교과서 내용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국어 과목과 윤리 과목 외에도, 교양 과목(철학, 논리학), 사회 과목(일반사회, 사회문화, 비교문화), 미술 과목(미술 이론, 미술 창작)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학생들이 교과 수업 시간에 낱낱의 내용을 접했다고 해서 면접 문항에 적절하게 답할 수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두 지문의 연계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 적용해볼 수 있는 고차원적인 추론 능력 및 설득력 있는 표현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 구성이라는 점에서 평가 척도로써의 적절한 난이도를 갖고 있다.

    1번 문항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번 문항이 깊이 있는 언어학적, 철학적 질문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 문항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만 한다면 2번과 3번 문항은 적절하게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20분 동안의 준비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그 시간에 1번 문항에 대한 답을 찾아내기만 하면 10분 동안의 면접 시간에 충분히 3문항에 대해 답변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체감 난이도가 그다지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하겠다. 그리고 1번 문항이 철학과 윤리, 언어 일반, 사상적 개념이 심화돼 있는 학생에게 다소 유리해 보일 수 있지만 2번 문항에서 현대 사회 속에서의 언어 사용 실태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고, 3번 문항에서 사회적 역기능에 대한 분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인문학적 사고에만 치중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평가
    “제시문 (가), (나)는 EBS 국어 영역 독서 지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 기준에 잘 부합한다고 하겠다. 또한 연세대학교가 2006학년도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 통합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다면사고형 논술 문제 유형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하지만 면접 구술 시험이기 때문에 시간적인 제약이 있고, 또 논술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인지 제시문 상호간의 비교 분석을 측정하는 문항이 출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시문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행동 영역 측면에서 볼 때 적용하고 분석하는 내용이 많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리적 사고와 종합적 통찰 능력이 요구되며, 이로 인해 평가 상의 변별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

    연세대 수시 전형 면접 기출문제 http://ibook.yonsei.ac.kr/Viewer/iassessment


    ◇입시전문가 의견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세 대학 중 심층면접 성격을 띠는 연세대 면접에 주목했다. 오 평가이사는 “연세대 면접은 조금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미니 논술을 치르듯 짧은 제시문에 대한 비판력과 이해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지난해 특기자전형 과학공학인재계열 면접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하는 제시문 등 흥미로운 문항도 출제했다. 오 평가이사는 “연세대 면접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심층면접에 대비해야 한다”며 “수시 일반전형 면접을 Ⅰ·Ⅱ로 나눠 실시하는 서울대를 제외하고는 최근 면접 추이와 기출문제 등을 미뤄볼 때 고려대와 연세대는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과 유형의 면접 형태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