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특목고 이야기] 2016학년도 과학고 입시 전망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5.12 09:59
  • 지난 5월 8일 서울 지역 과학고등학교인 세종과고와 한성과고가 2016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전형요강을 발표했다. 전국 20개 과학고등학교 중 가장 먼저(5/4) 전형요강을 발표했던 충북과고에 이어 두번째 발표다. 5월 11일 전형요강을 발표한 대전동신과고를 비롯한 나머지 17개 과학고들도 5월 중 전형요강 발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일찍 발표된 이들 과학고들의 전형요강과 나머지 과학고들의 전형 근간이 될 ‘2016학년도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2015.03 교육부 발표)’ 내용을 토대로 올해 과학고 입시의 주요 변수들과 지난해 입시와의 차이점 등을 짚어봤다.

    과학고 입시 과열 양상 지속될까?

    지난해 입시를 비롯한 예년 과학고 입시를 살펴보자. 내신 절대평가제 적용 첫 해였던 2015학년도 입시는 과열 양상이 뚜렷했다. 교육정보 커뮤니티 학원멘토 분석에 따르면 당시 정원내 모집 기준 총 1698명을 선발했던 과학고 입시에는 총 6281명의 지원자들이 몰려 전체 평균 경쟁률 3.7:1을 기록했다. 정원외 모집까지를 포함한 전체 지원자 수는 6330여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절대평가제 도입 이전인 2014학년도 입시에서 1708명 모집에 5016명이 지원해 평균 2.94: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200여 명(25%) 이상의 지원자 증가였다. 그간 다양한 입시 정책 변화에도 매년 꾸준했던 과학고 경쟁률이 오랜만에 요동친 셈이었다. 20개 과학고 중 제주과고와 인천진산과고를 제외한 18개 학교의 평균 경쟁률은 모두 상승했다. 일반전형 기준 경쟁률 상승폭이 컸던 곳으로는 경기북과고, 한성과고, 대전동신과고 등이 대표적으로, 세 학교 모두 5: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과학고 경쟁률 상승의 원인은 중학교 내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합격 기대층’의 확대가 일차적이다. 계열 특성상 각 학기 수학·과학 성취도 위주로 참고되는 과학고 입시에서의 중학교 내신 평가는 정량적 변별력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학원멘토 고교모의지원 시스템에 응시한 과학고 예비 지원자 통계만 봐도 1-1학기부터 3-1학기까지의 수학·과학 성취도가 모두 A인 학생이 평균 5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2015학년도 입시에서 대부분 과학고의 지원자 절반 이상이 1단계에서 탈락한 점을 감안할 때 2차 면접 대상자들의 수학·과학 내신 성적은 동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은 올해 입시에도 변하지 않은 만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경쟁률 유지가 유력하다. 단, 인천과고, 부산과고, 부산일과고 등의 선발 규모 축소와, 일부 과학고 입시에서 예상되는 지원자 추천 과정 강화(아래 내용 참조)가 경쟁률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다.

  • 2016 과학고 입시, 지난해와 다른 점은?
    교육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16학년도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은 이전 연도의 그것과 비교해 기본적인 틀은 유지했지만 몇 가지 예민한 변화들도 없지 않았다. 향후 발표가 이어질 각 과학고들의 전형요강 가이드라인이 된 해당 매뉴얼 내용 중 지난해 대비 핵심 변화 몇 가지만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교과 지식에 대한 문제풀이식이나 교과목(수학·과학)을 구분한 형태의 구술면접을 지양하고 수학·과학에 대한 창의성, 잠재력, 자기주도학습 역량, 인성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는 융합형 면접 문항 출제를 권고.
    ②필요시 과학고가 중학교별 추천 인원 및 자격을 제시(제한)할 수 있음을 강조.
    ③서류(자소서/추천서) 기재 금지 사항은 방문 면담 시에도 물을 수 없음을 명시.

    ①,③번 내용은 사교육 또는 선행학습 유발을 배제하고자 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 일반 원칙을 강조한 수준이다. 하지만 과학고 입시 방문면담 및 소집면접 질문은 개별 과학고들 또한 오랜 기간 고민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는 부분으로, 올해 입시에서 교과 지식 문제풀이식 유형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전형요강을 발표한 세종과고의 경우 면담 및 면접 관련 항목에서 지난해 요강엔 없었던 ‘과학·수학 분야의 탐구능력’ 평가를 강조하기도 했다. 과학고 면접의 전반적인 방향이 실천적이고 융합적인 문제해결력을 요구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음은 확실하다.

    중학교별 과학고 지원자 수 제한과 관련한 ②번 내용은 내신 변별력 약화에 따른 입시 과열에 대비해 각 과학고등학교가 지원 자격 요건을 자율적으로 강화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실제로 충북과고는 2016학년도 전형요강 ‘지원자격’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새롭게 반영해 다음과 같은 문구를 포함시켰다.

    ‘지원자는 단위학교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회의록은 학교에 보관하고 방문면담 시 면접관이 요청하면 제시함.’

    과학고 입시에서 중학교 추천 과정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 회의록을 보관하고 면접관이 확인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변화로 볼 수 있다. 서울 지역 과학고들에겐 해당 사항이 없었지만 추후 발표될 다른 과학고 전형요강에는 비슷한 항목이 일부 가될 수 있어 올해 과학고 입시 지원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