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의 부모성품코칭] 분노조절을 위한 절제의 성품 키우기 비법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4.30 14:59
  • 분노조절 실패로 범행까지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얼마 전 춘천시에서 일어난 살인사건도 술에 취해서 늦게 귀가한 형이 잔소리를 하면서 때리자 이에 흥분한 동생이 홧김에 주방의 흉기로 형을 살해한 사건이었다. 분노조절장애의 극단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10대들 가운데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와 비슷한 ‘충동조절장애’ 환자의 경우 2009년 3,720명에서 2013년 4,934명으로 5년 새 32.6%가 증가했다. 그중 10대 남성이 1,106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여성의 경우에도 10대 여성의 비중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10대들이 분노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10대들이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10대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상담한 교사들의 보고에 따르면 이들 부모들 또한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뇌과학에서도 부모의 분노 표출이 자녀의 감정 절제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우리의 뇌에는 편도핵이라는 기관이 있는데, 부모가 분노하면 자녀의 편도핵이 자극을 받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만든다. 이렇게 되면 자녀들은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뇌의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그 바람에 감정을 통제하는 전두엽을 발전시키는 데 에너지를 쓰지 못하게 되어 분노조절장애를 겪을 수 있다. 즉 부모가 자녀 앞에서 분노하면 할수록 자녀의 분노조절 능력이 그만큼 약해진다는 이야기다.

    성품이란 ‘한 사람의 생각, 감정, 행동의 표현(이영숙, 2005)’이다. 자녀는 부모의 성품을 닮아간다. 부모가 절제하지 못하는 성품을 보여주면 자녀도 절제하는 성품이 자라지 않는다. 결국 부모가 자신의 말과 행동을 절제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자녀의 절제력이 결정된다.

    절제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절제의 성품은 감정을 조절하여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맺게 하고, 게으름을 절제하여 꿈을 이룰 수 있게 한다. 또한 욕심을 절제하여 건강한 마음과 몸을 만드는 유익이 있다.

    자녀들에게 절제의 성품을 키워주려면 좋은나무성품학교가 개발한 ‘절제의 1-3-10 공식’을 잘 실천하면 좋다.

    1 : 화가 나는 상황에서 ‘절제’라고 한 번 외친다.
    3 : 숨을 깊게 3번 내쉰다.
    10 : 마음속으로 천천히 1에서 10까지 센다.

    이 공식은 2011년 SBS TV 프로그램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양육멘토로 참여하면서 부모와 자녀에게 적용했는데 감정 조절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또한 10대 청소년을 둔 부모와 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 강의에서도 그 효과가 검증됐다. 많은 부모와 교사들이 이 공식 덕분에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히고 올바르게 훈계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진정한 행복은 절제에서 솟아난다”고 말한 사람은 괴테이다. 그만큼 절제의 성품을 갖추기가 어렵지만 행복한 10대의 삶을 보내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성품이다.

    이 때문에 누구보다 부모들이 절제의 성품을 훈련하고 키워야 한다. “그만 해” 하고 말하기 전에 한 번 절제하도록 노력하자.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다름 아닌 좋은 성품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 이영숙 박사(㈔한국성품협회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건양대학교 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