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학생부종합으로 최상위권大 간 5인…‘기적의 서류 만들기’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4.24 13:14

  • 2016학년도 대입 선발인원 36만5309명 가운데 수시모집 인원은 24만3748명으로, 전체의 66.7%를 차지한다. 이중 학생부교과 전형과 학생부종합 전형이 각각 수시모집의 18.5%, 38.4%로, 절반 이상이다. 학생부 위주 전형 확대로 학생부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홍익대(미술계열만 실시)를 제외한 서울대 등 주요 14개 대학을 보면 학생부종합 전형 선발인원은 수시모집 전체의 27.9%인 1만3433명”이라며 “학생부교과 전형보다 그 비중이 크다”고 강조했다. 남 소장은 “학교생활을 단순히 성실하게만 한 것이 아니라 자기 진로에 맞게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하고, 그것을 학생부로 증명해야 유리하다”며 “교과 성적도 정성평가로 반영하기 때문에 전문 교과 이수나 진로 관련 비교과 활동이 풍부하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부종합 전형은 지원자가 고교생활 동안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역경 극복 의지가 있는 특이사항을 가진 학생도 지원을 고려하라”며 “학생부종합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중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의예), 연세대, 이화여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나머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으니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에 더욱 매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서울 주요 대학이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학생부종합 전형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중간고사를 코앞에 둔 요즘, 내신 관리와 함께 자기소개서 작성, 비교과 실적 등 갈피가 안서는 학생들을 위해 학생부종합 전형으로 최상위 대학에 합격한 5명에게서 ‘기적의 서류 만들기’를 들어봤다.



  • ◇“관심 분야 행사나 대회는 무조건 참여하라”
     
    서울대 경영대학 1학년 이준호

    “진로는 앉아서 정하는 게 아니에요.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는 학문이 있다면 교내·외, 분야를 막론하고 관련 행사나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세요. 어느새 원하는 대학 진학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스펙, 자기소개서의 스토리가 돼 있을 겁니다.”

    이준호(만19세·대구외국어고 졸)군은 일반전형으로 서울대 경영대학에 합격했다. 서울대 경영대학은 2015학년도 입시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로 22명, 일반전형으로 35명을 선발했는데, 두 전형 모두 학생부종합전형 형태로 치러져 1단계가 서류 100%로 진행됐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 평가를 통해 1단계에서 2배수 이내가 선발됐다. 1단계에서 이미 많은 지원자가 걸러졌다는 것은 그만큼 서류의 영향이 컸다는 뜻이다.

    이준호 군은 “지금도 고등학교 1학년 때 상담카드에 목표대학 1순위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적었던 일이 생생하다”고 떠올렸다. 이 군은 “진로 설정은 가만히 앉아서 생각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직접 관심 분야의 교내·교외 활동을 찾아다니며 될 수 있는 한 많이 참여해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외국어고라는 특성상 다양한 테마를 가진 체험활동과 대회들이 많았어요. 이를 활용하기 위해 에세이 대회, 말하기 대회, 모의 유엔, 영어 연극 등 영어 관련 행사에 많이 참가했죠. 평소 ‘법’에도 관심이 많아서 법연구동아리에 들어가 법무부가 주최한 법 관련 대회에 나가기도 했고, 교내학생자치법정 활동으로 변호사, 검사 역을 수행하며 일종의 직업체험도 했습니다.”

    상경계열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굳힌 건 고 2 때 학교에서 ‘경제’ 과목을 배우면서였다. 테셋(TESAT·Test of Economic Sense And Thinking) 공부를 시작하며 경제 신문을 구독했고, 자연스레 경영학으로 진로를 확정했다.

    이 군은 “1·2학년 때 호기심에 했던 다양한 활동이 어느덧 ‘스펙’과 ‘스토리’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관심 분야에 다가가고 싶어 활발히 활동한 것 뿐인데, 일종의 스펙과 자소서에 적을만한 스토리를 얻게 됐어요. 진로를 찾기 위해, 그리고 대학에서 공부할 학문을 찾기 위해 했던 활동 하나하나가 어느 순간 스펙이라고 불릴 만한 것이 돼 있었죠."

    이준호 군이 내신 관리에서 강조하는 것은 ‘실현 가능한 목표의 설정’이다. “많은 학생이 내신 대비에 실패하는 원인 중 하나가 대부분 자신이 세운 계획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많이 하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100%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군은 과목별 시험 범위를 훑어보며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과목을 먼저 공부할 수 있게 계획을 세웠다. 내신 시험 준비 기간으로는 3주를 잡았다. 3주 중 첫째 주는 시험 범위가 넓은 국어, 수학, 영어 과목 위주로 공부했다. “시험 범위가 적은 과목만 공부해 놓았다가 사정이 생겨 공부를 못하게 되면 주요 과목을 소화할 수 없다”는 게 이군의 설명이다. 둘째 주에는 암기 과목을 한 번씩 정리했다. 주로 사탐 과목과 제2외국어, 예체능 과목이었다. 

    시험 직전인 셋째 주에는 한 주를 두 부분으로 나눠 공부했다. 시험 6·5·4일 전과 3·2·1일 전을 분리해 계획하는 방식이다. 만약 시험을 3일간 본다면, 시험 6일 전과 3일 전에는 시험 3일차, 5일 전과 2일 전에는 시험 2일차, 4일 전과 1일 전에는 시험 1일차에 치를 과목을 공부했다. 이군은 “시험 직전 한 주에는 실제 시험 일정과 반대로 3일을 계획하고, 그것을 두 번 반복했다”며 “전체(3주)적으로 봤을 때 모든 과목을 세 번씩 훑어볼 수 있고, 공부 내용이 가장 기억에 가장 많이 남게 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 ◇“학생부에 드러날 수 있는 뚜렷한 활동을 하라”

     경희대 의예과 1학년 이지혜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신만의 포인트를 찾으라’는 겁니다. 같은 모집단위(학과·학부 등) 지원자들의 활동내용을 거의 엇비슷할 텐데, 그중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면 입학사정관이 당연히 관심 갖지 않을까요? 다양한 활동 중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것’ ‘나를 특별한 수험생으로 만들어줄 만한 활동’을 골라 한다면, 학생부종합 전형을 잘 준비할 수 있을 거예요.”

    이지혜(만19세·용인한국외대부설고 졸)양은 지난해 수시모집 네오르네상스 전형으로 경희대 의예과에 입학했다. 이 역시 △1단계 서류 100% △2단계1단계 점수 70%와 면접 30%로 진행되는, 제출서류 비중이 큰 전형이었다.

    이양은 학생부종합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서류’ 준비를 철저히 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교과목 선생님과 친분을 쌓으며 추천서를 준비한 것이다. “저를 잘 아는 선생님이 추천서를 작성해 주시면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부분 학생의 추천서를 담임선생님이 작성하겠지만, 그럴 경우 짧은 기간 안에 담당 반 학생들의 추천서를 동시에 작성해야 하기에 내용이 부족할 수밖에 없죠. 다른 선생님께 부탁드리는 방법도 있다는 걸 알고, 제가 가장 자신 있는 교과목 선생님과의 친분을 쌓아 추천서를 받았어요."

    이 양은 학생부종합 전형을 고려하는 후배들에게 “‘왕성한 활동’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진로와 연관된,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되도록 많은 외부 활동에 참여하는 데 시간을 쏟았는데, 이것이 가장 후회되는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자기소개서를 쓰려고 활동 기록을 뒤적여보니, 자기소개서에 쓸 수도 없고 학생부에 기재되지도 않은 수많은 활동이 있었어요. 그런 부분을 반드시 확인하고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간혹 학생부의 ‘희망진로’란에서 1·2학년 때의 진로가 다르다고 걱정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이전 진로와 달라진 진로와의 연관성을 자기소개서에서 잘 설명한다면 괜찮아요. 실제로 저도 1학년 때 이후로 꿈이 달라져 면접에서 그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꿈이 변하게 된 과정에 대해 잘 이야기하니 면접관으로 나온 교수님들이 모두 수긍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양은 내신 역시 학생부종합 전형을 위해 병행해야 하는 관문이라고 했다. 이 양이 말하는 내신 관리법이란 ‘하루 시간 점검표’의 활용이었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았던 경험을 한 학생이라면, 공부 계획을 세우기 전 자신의 생활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하루 시간 점검표’부터 작성해 보는 게 좋아요. 잠자는 시간, 학원가는 시간, 쉬는 시간, 음악 듣는 시간 등 최대한 세세히 기록해 보세요. 자기 생활패턴을 분석하면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갈피가 잡힐 거예요. 이것이 곧 효율적인 내신 대비 학습으로 이어지고요. 실제로 제 주변에서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사례를 보면, 자기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집중이 잘되는 시간이 언제인지 등을 점검해 계획을 세우고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편 이양은 자신만의 학습 아이템으로 ‘플래너(일정 등을 기록하는 수첩)’를 꼽았다. 이 양은 “플래너를 사용하면 자신이 하루에 공부한 내용과 양 등을 상세히 기록하기 때문에, ‘오늘은 많이 공부했으니까 내일은 좀 쉬어도 되겠지’ 같은 안이한 생각을 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플래너를 늘 들고 다니면서 갑자기 떠오른 해야할 일이나 궁금증들을 즉각 기록했다”며 특히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 기간에는 다음 날 선생님께 질문해야 하는 내용이 수없이 떠오르는데, 플래너에 이를 기록해 잊지 않고 질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자기소개서, 스펙보다는 열정과 적극성 담아야”
     
    서울대 심리학과 15학번 오혜정

    “내신도 불확실하고 진로도 명확치 않은 상황이라면, 억지로 확실한 목표를 만들어내려고 하지 마세요. 차라리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무엇을 공부할 때 가장 재미있는지 흥미에 대한 방향성 정도만 설정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 방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아가시면 됩니다. 휘황찬란한 스펙보다는 열정이 담긴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답니다.”

    오혜정(만19세ㆍ전주 상산고 졸)양이 일반 전형으로 올해 진학한 서울대 심리학과는 2015학년도 19명을 선발했다. 모두 1단계에서 서류만으로 2배수 이내 인원이 걸러진 서류의 비중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 전형이었다. 오양은 고교 시절 내신과 비교과활동을 성공적으로 병행한 비결에 대해 “동아리나 봉사, 교내외 행사 등 비교과 관련 활동을 할 때도 시험 준비 기간은 늘 겹치지 않게 관리했다”며 “일단 내신 준비에 돌입하면 주말에도 외부 활동으로 인해 공부시간이 방해받지 않도록 철저한 시간표를 짰다”고 귀띔했다.

    대입 제출서류 중 가장 비중을 둔 부분은 자기소개서였다. 그는 “고 3때는 수능 준비로 새로운 스펙을 만드는 데 시간을 투자하기가 어렵다”며 “고 3 때는 지금까지 자신이 한 활동을 정리하고, 그것들을 꿰뚫는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며 자기소개서를 잘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교과활동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적극적으로 임하세요. 솔직히 말하면 전 목표가 명확한 편은 아니었어요. 고 1 때 음악이 좋아서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가입했고, 축제에서 노래도 불렀죠. 경영 분야 개인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고 2 2학기가 돼서야 ‘내가 가장 궁금하고 재미있는 분야는 심리학’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오 양은 “심리학과 수시 지원을 준비하면서 심리학 관련 스펙이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심리학 관련 스펙을 나열하는 것보다 제 고등학교 생활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가 강조하는 ‘지적호기심’에 초점을 맞춰 ‘심리학뿐 아니라 수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흥미를 가지고 열정을 다해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한편 오 양은 자신만의 내신 공부 아이템으로 ‘형광펜’을 꼽았다. 그는 특히 영어 공부를 할 때 형광펜을 많이 사용했다. “시험 직전에 이미 풀었던 문제집을 다시 사서 풀었어요. 문제를 다시 풀면서 지문이 기억나는지 확인했고, 키워드나 주요 문장을 형광펜으로 표시했죠. 그다음에 볼 때는 형광펜 표시 부분을 중심으로 다시 지문을 읽으서 난도가 낮은 수준부터 1· 2·3 세 등급으로 나눠 표시했어요. 그리고 다소 난도가 높다고 판단한 ‘2’ ‘3’ 표시 지문을 반복해 읽으면서 눈에 익혔습니다.”
  • ◇ “나를 파악하고 다양한 활동을 해야 유리한 학생부!”
     
    서울대 디자인학부 1학년 정서회


    “자기표현능력은 곧 나를 알고 그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아를 뚜렷하게 알아야만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명확하게 나를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고 3 시절 내내 나에 대한 성찰을 많이 했다. 어쩌면 생각에 빠져 살았다고 볼 수도 있다.”

    정서회(20·부산 명호고)양이 일반 전형에 합격해 서울대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이 전형은 1단계 실기평가 결과와 서류평가, 면접 및 구술고사가 별도 배점 없이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학생부종합 전형이었다. 

    정양은 서울대 입시를 위해 실기와 학생부, 자기표현능력 세 가지를 준비했다. 정 양은 “서울대 입시를 분석하니 2단계에서 다시 한 번 실기를 치르고 학생부, 자기소개서, 면접의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지더라”며 “결국 실기 능력과 성실한 학교생활기록, 자기표현능력 등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를 중심으로 대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양의 학생부에는 디자인 관련된 활동 외에도 많은 활동이 담겼다. 그는 “디자인과를 준비했지만, 학생부에 미술 관련 활동 기록만 가득 채우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는 드러내고 싶었다”며 “미술동아리 팀장 등 미술관련 활동 외에 독서, 논술·토론·영어말하기 등 다양한 교내 대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내신 관리법으로는 ‘반복 학습’을 강조했다. 정 양은 “어려운 부분이나 자신 없는 과목이라도 3~4회 이상 반복해서 익히면 이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 까다롭다고 느낀 부분이나 모르고 지나친 부분은 반복학습으로 꼼꼼하게 짚어야 내신 대비를 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 “수업 중 선생님 말이 곧 시험 문제”

    서울대 경제학부 1학년 배원우


    “고 3학생들은 지금부터 6월까지는 자기소개서의 개요를 짜고 7월부터 한두 달간 집중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쓰길 권장합니다. 주의할 점은 선배들의 자기소개서를 너무 많이는 참고하지 말라는 겁니다. 자기소개서에서는 '전공 적합성'과 '발전 가능성'이 드러나야하는데, 이는 철저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돼야 하니까요.”

    올해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1단계 서류평가 100%) 서울대 경제학부에 합격한 배원우(만19세·광주고)군은 “자기소개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신을 성찰하며 지원 학교와 학과에 어울리는 자기 이야기를 고민해서 써야 한다”며 “수시 지원이 코앞에 닥쳤을 때 쓰기 시작하면, 다른 자기소개서와 차이점이 없는 형식적인 자기소개서를 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군은 스스로 ‘남과 다른 특별한 스펙은 없었다’고 평가한다. 서울대 경제학부를 준비하는 학생이 흔히 가진 테셋 등 경제 관련 대회 입상 성적이나 과 각종 영어 공인인증시험(TEPS·TOEIC·TOEFL) 성적,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성적 등이 없기 때문이다. 배군에게는 교내 대회 수상 실적만 있었다. “각종 스펙이 쓸모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대학이 요구하는 ‘전공 적합성’이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꼭 화려한 스펙이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저는 전공 적합성과 발전 가능성을 수학 실력과 철학·인문학에 대한 관심, 최신 경제학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 등으로 드러내고자 노력했죠.”

    수학에 대한 전공적합성을 드러내기 위해 배 군은 먼저 내신 성적과 교내 수학경시대회의 수상 실적을 어필했다. 배 군은 “여기서 차별점을 둔 것은 단순히 수학 실력을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이란 학문과 수학이라는 학문의 관계에 대한 내 생각을 짧게나마 자기소개서에 담으려 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학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학교에서 운영한 ‘철학교실’이라는 특별수업과 독서를 통해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전공 적합성’과 ‘발전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무기로 사용한 것은 과제연구였다. 주제는 경제학계에서 주목받는 ‘게임이론’이었다. 배 군은 “기존 연구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스스로 해낸 연구라는 자체가 유의미했다”며 “고2 겨울방학에 이 연구를 진행했는데, 면접에서 교수님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한편 배 군은 내신 관리에 대한 팁으로는 ‘선생님의 말’을 강조했다. “시험 문제는 각 과목 선생님들이 출제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한 부분은 곧 시험 문제나 마찬가지예요. 놓치는 한 마디마다 한 문제씩 틀린다고 생각해야죠. 특히 시험 직전 수업 때 배운 내용에 집중하세요. 시험 직전에 다뤄진 내용은 바로 시험 문제로 직격될 확률이 높거든요. 선생님이 나눠준 인쇄물이나 자료 역시 시험 문제와 반드시 연결되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므로 철저히 이해하고 암기해야 해요.”

    선생님의 출제 경향 분석 팁으로 꼽은 것은 ‘중간고사’였다. “고등학교 때 시험문제를 내는 선생님에 따라 국어 시험을 잘 보는 학생 그룹이 심하게 달라졌어요. 시험 공부를 열심히 한 친구들이 그렇지 않은 친구들보다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경우도 다반사였죠. 학교 시험은 선생님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시험이기 때문이에요. 이럴 때 중요한 건 선생님의 출제경향을 재빨리 파악하는 일이죠. 중간고사 오답 분석 등으로 선생님의 출제 성향을 파악해 내신 공부의 완급을 조절하고 조언하고 싶어요.”

    <자료 제공:메가스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