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내신 절대평가 시행 후에도 중학생 내신 부담 여전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4.21 15:05
  • 지난 2012년 중학교 1학년이던 학생들이 고교에 입학한 2015학년도부터 중학교 내신 평가 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상대평가와 달리, 학생부에 석차를 기록하지 않고 A부터 E까지의 성취도 수준을 중심으로 기록하게 됐다. 절대평가의 도입 취지는 기존의 학생을 서열화해 경쟁을 부추겼던 상대평가의 과열 경쟁을 완화하고, 학생들의 내신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느끼는 학교 내신에 대한 학업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 대상 인터넷강의사이트 ‘수박씨닷컴(www.soobakc.com)'이 3월 중학생 1,687명과 학부모 85명, 중학교 교사 81명 등 총 1,853명을 대상으로 ’내신 절대평가 시행에 따른 특목/자사고 입시 영향‘을 주제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학교 내신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감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절대평가 시행 후, 내신 관리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묻는 질문에 중학생 응답자의 35.6%는 ‘내신 부담이 여전하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등급과 관계없이 높은 점수를 받으려고 노력한다’가 34.1%, ‘A 등급만 받으면 되니까 부담이 덜하다’(15.8%) 순이었다. 결국, 평가 방식에 상관없이 내신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고 노력한다는 답변까지 포함하면 내신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률은 전체 응답자의 69.7%에 이른다. 특히, 특목고 지원 의사가 있는 중학생 가운데 73.3%가 내신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답해 전체 중학생보다 3.6% 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였다. 교사 집단 또한 응답자의 64.2%가 내신 평가 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뀌었지만, 학생들의 내신 부담은 여전하다고 답했다. 

    특목고·자사고 합격에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학생 응답자의 71.5%는 ‘내신 성적’이라고 답했다. 학부모와 교사 역시 각각 76.5%, 61.7%가 내신 성적을 꼽았다. 다음으로 세 집단 모두 ‘자기소개서’라고 답했으며, 그 다음은 학생과 학부모가 ‘면접’, 교사는 ‘비교과 활동’이라고 응답했다.

    특목고 입시 전형은 1단계 교과(내신)평가와 2단계 면접 평가를 통해 최종 합격생을 선발한다. 1단계를 통과한 일정배수의 학생들만이 2단계 면접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듯 중학교 내신 관리가 다른 평가 요소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5학년도 특목고·자사고에 합격한 수박씨닷컴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63.6%가 ‘내신 성적’이 합격에 영향을 준 평가 요소 1위라고 답했다. 또한, 합격생의 경우 비교과 활동보다 반영 학기의 교과 공부를 열심히 준비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 내신 평가 방식의 변화 속에서도 내신에 대한 중요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해주 수박씨닷컴 학습전략 선임연구원은 “설문 결과를 보면 많은 학생들이 특목고나 자사고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학교 성적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내신 성적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으므로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을 목표로 정했다면 더 오랜 시간, 더 많은 노력을 들여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 가운데 특목고·자사고에 지원할 의사가 있는 중학생과 학부모 집단 중심으로 지원 이유를 물었다. 그 결과, 학생은 ‘자신의 진로 목표에 맞아서’(25.9%)와 ‘좋은 학업 분위기, 교사, 친구들’(25.2%)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학부모 역시 ‘좋은 학업 분위기, 교사, 친구들’(37.3%)을 가장 많이 꼽아,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우수한 교육 환경’ 때문에 특목고나 자사고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중학생들은 실제 입시에 반영되는 항목(내신, 학생부 비교과, 독서, 자소서, 면접) 외에,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선행학습과 인증 시험, 수상실적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결과를 보면, 학생 응답자 가운데 46%는 선행학습을, 44%는 인증시험과 수상실적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를 통해, 고교 입시에서 선행학습과 인증시험, 수상실적 등이 평가 대상은 아니지만,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 후의 원활한 학습을 위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응답자 가운데 특목고나 자사고에 지원할 의사가 없는 중학생과 학부모 집단을 중심으로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31%의 학생은 ‘성적이 안 되어서’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진학 후 상위권 경쟁이 자신 없어서’(20.3%), ‘일반고가 명문대 진학 유리해서’(18.4%)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응답을 보면, ‘진학 후 최상위권 학생들과의 경쟁에 아이가 힘들 것 같아서’(23.5%), ‘특목고·자사고 진학의 장점을 판단할 정확한 정보 없어서’(23.5%), ‘성적이 안 되어서’(20.6%) 등을 이유로 자녀의 특목고 및 자사고 지원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내신 성적이 부족해서 지원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과 학부모가 각각 31%, 20.6%로 조사되면서, 특목고·자사고 진학을 위한 1단계 전형요소인 내신 성적이 지원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