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자사고 면접 선발권 확정… 일정 기준 충족해야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3.31 11:21
  • 2016학년도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면접 선발권 유지가 확정됐다. 다만 일정 기준 이상이 돼야 면접권이 주어지는 등 범위가 다소 축소됐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교육 자치를 내세우지 못하는 무책임한 태세”라고 비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31일 발표한 ‘2016학년도 서울시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에서 “경문고 등 서울지역 24개 자사고(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는 제외)는 학교별 입학전형 요강에 따라 추첨만으로 신입생을 뽑거나, 추첨 뒤 면접으로 뽑는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조선에듀가 보도한 교육청의 “내년도 서울지역 자사고 입학전형으로 ‘완전 추첨’ 또는 ‘1단계 추첨-2단계 면접’ 전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입학전형 개선안과 골자는 같다.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는 1단계(내신성적 및 출결 사항)에서 정원의 1.5~2배수를 선발한 뒤 1단계 성적과 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다만 ‘추첨 후 면접’을 원하는 학교라도 시교육청이 제시하는 일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면접권 행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자사고 측은 지원자가 모집 정원의 120%를 넘었을 때 면접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교육청은 130% 이상일 때 면접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면접 실시 기준은 오는 8월 학교별 입학전형 발표시 확정된다.

    전혜진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 장학사는 “지원자가 많을 경우 지난해처럼 정원의 1.5배수를 추첨으로 선발한 뒤 면접을 실시하도록 하고 싶지만, 교장단과 적절한 선을 찾기 위해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지원자가 모집인원의 100%만 넘어도 면접권을 행사하려한 곳도 있고, 150% 이상을 기준으로 둔 곳도 있었다.”며 “(자사고들이) 그간 서로 다른 기준의 면접 전형 계획을 교육청에 제출해온 게 사실인 만큼, 올해는 교육청과 자사고가 회의를 통해 통일된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를 피하기 위해 면접 선발권을 포기하기로 한 숭문고와 신일고는 ‘완전 추첨’으로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원자가 적어 정원 미달이 될 가능성이 높은 자사고들도 면접을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경쟁률이 높은 자사고 15개교가 면접을 실시했지만, 9개교는 정원 미달로 면접을 실시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입학전형 계획부터 ‘추첨만으로 선발’이라는 선택지를 학교측에 준 데는 이유가 있다”며 “지난해처럼 ‘완전 추첨’을 시행하려는 학교도 여전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자사고 입학전형 개선안 마련을 위한 서울시교육청 간부 회의에 참석한 오세목 중동고 교장은 “대부분 학교가 면접 전형을 원하고 있어 완전 추첨을 선택할 학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면접 선발권과 관련한 교육청 발표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지난 1월 자사고 면접 선발권을 모두 폐지한다는 조희연 교육감의 정책이 금세 무산됐다”며 “교육부가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권한을 축소하면서 교육청의 실질 결정 권한까지 좁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교육청에 결정권이 없더라도 교육 자치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두 달 전 ‘면접 없이 추첨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것’이라던 ‘2015년 주요업무계획’ 내용은 사라지고 ‘학교에서 결정한다’는 발표를 내놓는 건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자사고는 오는 8월 조희연 교육감이 학교별 입학전형을 승인할 때까지 ‘완전 추첨’ 또는 ‘1단계 추첨-2단계 면접’ 전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지원자 수가 얼마 이상이 돼야 면접 선발이 가능한 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도 각 학교가 입시안을 내놓는 7~8월 경 확정될 전망이다.

    한편 교육청은 특목고와 자사고 등 계열별로 달랐던 전기고의 입학전형 일정을 대폭 통합해 이중 지원을 막기로 했다. 2016학년도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의 원서 접수기간은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로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