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샤이니도 나선 건국대 과통합 반발… 수업 보이콧도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3.27 11:16
  • “안녕하세요. 건국대학교 영화과 7기 연기전공 최민호입니다. 영화과와 영상과의 통합을 반대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이 SNS 릴레이는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공부하는 이 과를 살려 주세요”

    26일 건국대 영화과 7기 정시현의 인스타그램에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최민호의 글이 올라왔다. 글과 함께 최민호가 진지한 얼굴로 ‘영화과를 살려 주세요. 영화과 7기 최민호’라고 적힌 종이를 든 사진도 게시됐다.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학생들이 학과 통합에 반발, 수업 전면 거부를 선언한 가운데 아이돌 그룹 멤버 등 연예인도 통폐합 반대에 나선 것이다. 전날인 25일 배우 고경표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두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피켓을 들고 건국대 영화과 통폐합 반대 시위에 나선 자신과 배우 신주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한편 건국대 예술디자인대 학생회는 26일 건국대 서울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수업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지난 19일 건국대 교무처가 예술학부 영화학과와 영상학과를 통합한다는 학사 개편안을 통보한 데 따른 행동이다. 학생회는 “예술대학의 학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통폐합 개편은 우리가 이해하거나 수용할 수 없는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건국대의 비민주적·반교육적·반인문적 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 측의 사과와 함께 이번 학사개편 과정에 대한 설명회와 토론회 등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회 측은 “이번 통합 대상이 아닌 현대미술, 산업디자인,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의상디자인 등 4개 학과 학생들과도 연대해 수업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국대는 지난 22일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기존의 학부제를 폐지하고 전공별로 학생을 뽑는 학과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예술디자인대학·정보통신대학 등 4개 학과를 통폐합하는 등 기존 73개 학과를 63개 학과로 축소한다”는 내용의 학사구조 조정안이 교무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화학과와 영상학과, 공예학과와 텍스타일 디자인학과가 하나로 합쳐지고, 4개 학과 전체 정원도 130명에서 105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학사구조 조정안 발표 후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이번 개편은 학과제 확대 강화와 학과단위 대형화를 통한 교육 내실화를 위한 것이며, 각 단과대학 학문단위 교수들과의 협의를 거쳐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8개월간의 논의 과정에서 소통과 대화,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취지와 방향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농성 등 강한 반발을 보이는 예술디자인대학 통폐합에 대해서도 “영화과가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영화학과는 2016학년도부터 영상학과와 통합해 영화․영상학과로 학과명을 바꾸지만, 기존과 동일하게 연기, 연출, 영상 등 트랙별로 커리큘럼을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발표를 다섯 달 앞두고, 최근 각 대학에서 학사구조 개편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중앙대는 지난달 26일 학과제 폐지 계획을 발표했다가 반발이 이어지자 비인기학과를 단과대학 단위로 모집하는 등 다소 완화한 학사조정안을 내놨다. 중앙대를 시작으로 이화여대와 건국대, 한국외국어대 등 도 학사구조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대학별로 개정 내용에 차이가 있지만, (취업에 유리한) 인기학과를 늘리고, 비인기학과를 통폐합해 비중을 낮춘다는 내용이어서 학생․교수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