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특목고 이야기] 영재학교는 타고난 영재들만 갈까?②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5.03.17 10:18
  • 과학(예술)영재학교 질문과 답변 두번째 이야기는 영재학교 지원 자격과 합격 가능성 타진 등 본격 입시에 앞서 체크해야 할 준비 관련 사항들이다. 특히 그간 영재학교 입시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궁금했던, 합격을 위한 기본 내신 수준이나 선행학습 정도, 필요한 심화 수준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Q.영재학교 지원 자격은?
    A.‘중학교 재학생, 졸업생 및 이에 상응하는 자격을 갖추고 수학 또는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과 잠재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서 학교장·지도교원·담임교원 또는 영재교육진흥법에서 인정하는 영재교육 관련 기관의 장·지도교원·담임교원의 추천을 받은자’. 우리나라 최초의 영재학교인 한국과학영재학교의 2016학년도 신입생 선발 전형요강에 나타난 지원자격 규정이다. 영재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위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간단히 요약해 교사의 추천만 있다면 성적 요건 등의 특별한 자격 제한없이 누구나 지원은 가능하다는 의미다. 영재학교는 과학고, 외고 등 특목고 입시와 달리 중학교 1~2학년은 물론 고등학생까지 지원이 가능한 것도 특징적이다. 단, 중학교 1~2학년 지원자들의 경우 2015학년도 입시부터 다소 강화된 ‘상급학교 조기입학 자격’이 별도 요구될 수 있다(소속 중학교의 졸업 심사 규정 문의). 물론 영재학교 지원자 및 합격자의 90% 이상은 중3 학생들로 이뤄져 있으며 그 비율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Q.어느 정도 성적이면 영재학교 도전이 가능할까?
    A.특목 입시 커뮤니티 학원멘토 회원 통계 및 고교모의지원 현황에 따르면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 이전의 영재학교 합격자 대부분은 교내 석차백분율 기준 상위 2~3% 이내였다. 상위 5~10% 내외 수준 학생들이 합격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지만 이들 또한 수학·과학 내신 수준은 상위 1~2% 이내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영재교육원 수료 및 각종 교외 경시대회 입상 경력도 적게는 1~2개에서 많게는 3~4개 이상을 기본으로 하였다. 하지만 절대평가제 도입 이후 영재학교 합격자들의 내신 수준은 세분화가 어려워져 학교 성적만으로의 합격 가능성 예측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교과 내신은 주요 과목 전학기 A성취도를 기본으로 하되, 각종 체험활동을 비롯한 자신만의 R&E(연구 및 보고서 작성) 경험 쌓기가 중요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KMO 등 주요 경시대회 수준의 고난도 수학·과학 문제풀이 능력으로, 교과 수준 학습에 더하여 얼마만큼의 플러스 알파 역량을 지녔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Q.선행학습이 안 되어 있어도 영재학교에 갈 수 있나?
    A.영재학교 시험 일부 영역은 고등학교까지의 선행이 이뤄진 학생들에게 다소 유리한 면이 있지만 선행 여부만으로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영재학교 입시만을 고려한다면 선행보다는 중학교 수준에서의 최고난도 심화학습이 더 현실적인 준비라 하겠다. 하지만 해당 수준의 학습에 이르게 되면 심화와 선행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기존 합격생 대다수가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과학 과정을 상당 부분까지 소화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입학 후 이러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선행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단, 선행의 보폭보다는 수준과 밀도가 중요한 만큼 단순 진도만으로 선행 적합 정도를 따지기는 어렵다.

    Q.수학/과학만 잘해도 영재학교에 갈 수 있나?
    A.영재학교가 지원자의 수학·과학 능력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주요 과목 성적 또한 전반적인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영재학교 기존 합격생들을 보면 모든 과목이 대체로 뛰어난 가운데 유독 수학·과학 영재성이 더 특출난 학생들로 볼 수 있다. 특히 영어는 입학 후 일부 수업이나 시험에 기본 언어로 사용될 수 있어 수학·과학 다음으로 중요한 과목이다.

    Q.영재학교 입시는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
    A.대다수의 영재학교 합격자들은, 꼭 영재학교 입시 준비가 아니더라도 초등학교 3~4학년 시절이나 그 이전부터 수학이나 과학 분야 등에 특별한 투자(?)를 해온 경우가 많다. 여기서 투자라 함은 사교육을 포함하여 경시나 대회 준비, 관련 체험활동, 선행학습 등 다각도의 계획적인 공부를 의미한다. 특별한 사전 준비 없이 자신의 타고난 영재성만으로 영재학교 입시에 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어느 시기부터의 준비가 적당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자신이 입학하고자 하는 학년도의 최소 2년 전(초6~중1)부터는 해당 학교 전형과 입시 과정에 직접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Q.어느 학교에 지원해야 합격 확률이 높아질까?
    A.일반적으로는, 한과영·서울과고·경기과고 등 영재학교 선발 주자들의 상위권 지원자 경쟁이 보다 치열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수십대 일의 높은 경쟁률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구·대전·광주과고와 과학예술영재학교 등 후발 주자들의 우수학생 선점 도전도 만만치 않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학교간 지원자 수준 격차가 크지 않다는 가정 하에 각 학교 전형 단계별 예년 통과자 비율 및 우선선발 규모 등 자신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는 학교를 우선적으로 선별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예를 들어 교과내신 및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1단계 우선선발 적용 학교의 지원이, 각종 경시대회 경험으로 고난도 문제풀이에 익숙한 학생에게는 2단계 지필고사 변별력이 높은 학교의 우선 지원이 권장된다. 각 학교별 예년 2~3단계 기출문제 확인이나 단계별 실질 경쟁률 파악 등이 도움될 수 있다. 어떤 전략을 짜더라도 영재학교 입시는 ‘어느 학교를 가느냐’보다 ‘어느 학교라도 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명제임을 기억해야 한다.


  • 임태형(교육칼럼니스트, 교육정보커뮤니티 학원멘토 대표 www.hment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