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특목고 이야기] 영재학교는 타고난 영재들만 갈까?①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5.03.10 09:20
  • 지난 3월 6일 대구과학고등학교의 입학설명회가 개최됐다. 정원 내 모집 기준 789명을 선발하는 2016학년도 영재학교 입시의 포문을 연 첫 설명회였다. 매년 선발 규모가 유동적일 수 있는 정원외 모집까지를 포함해도 내년 8개 영재학교의 신입생은 최대 850명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전체 중학교 졸업 예정자의 약 0.14%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국의 내로라하는 영재들만 지원해도 90% 이상이 탈락하는 입시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관련 정보가 오가는 각종 커뮤니티에도 매년 이맘때면 지원자들의 궁금증이 차고 넘친다. 질문 종류나 수준 또한 수험생들의 준비만큼이나 천차만별이다. 특목 입시 커뮤니티 학원멘토에서는 최근 3년간 영재학교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했던 질문들만을 모아 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2016 영재학교 입시 전반을 살펴봤다. 그 첫번째는 입시정보 초급자들과 내후년 예비 수험생들을 위한 영재학교 입문 과정이다. 영재학교의 개념과 현황, 과학고등학교와의 차이점, 선발 인재상 등이 주요 골자다. 

    Q.영재학교란 무엇인가?
    A.영재교육원, 영재학급 등과 함께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 영재교육기관 중 하나다. 공식 명칭은 ‘과학영재학교’ 또는 ‘과학예술영재학교’이며 이를 줄이거나 통칭하여 ‘영재학교’라 부르기도 한다. 영재학급과 영재교육원이 초·중등생을 위한 영재교육기관이라면 영재학교는 고등학생들을 위한 영재교육기관이라 볼 수 있다.

    Q.새로 생긴 과학예술영재학교는 어떤 곳인가?
    A.기존의 과학영재학교가 우수 이공계 전문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과학예술영재학교는 과학 인재 중에서도 예술·인문학 등 타 학문과의 융합적 사고 역량을 갖춘 이른바 ‘융합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과학영재학교와 과학예술영재학교의 전반적인 교육과정 차이는 약 20% 내외 범위로, 과학예술영재학교의 보다 다양한 교과 구성이 특징적이다. 2015년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의 개교에 이어 2016년에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Q.영재학교와 과학고등학교의 차이는?
    A.과학예술영재학교를 제외한 기존의 영재학교들은 모두 이전의 과학고등학교들이 전환된 것으로, 영재학교 전환 이후에도 과학고 당시 명칭(서울과학고등학교, 경기과학고등학교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영재학교들이 '○○영재고등학교', '○○과학영재고등학교​', '○○과학영재학교'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우고 있는 것도 일반에게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구분을 다소 어렵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다. 하지만 과학고는 초중등교육법을,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한과영은 한국과학기술원법)을 따르기 때문에 두 학교 종류는 비슷한 듯 다르다. 교육 과정상 차이는 교과 편성의 자율성에서 온다. 두 학교 종류 모두 수학·과학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지만 영재학교의 교육 과정 자율성이 과학고보다는 월등히 높은 편이다. 대학 학점 선이수 및 R&E 활동 등 세부 커리큘럼에서 보다 심도 있는 구성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입시 측면에서도 영재학교는 전국단위 모집과 중복지원이 허용되다는 점에서 과학고의 그것보다 자율성이 높다. 졸업에 있어서는 조기졸업이 거의 불가능한 영재학교와 달리 과학고는 2년 수료 후 조기졸업자가 아직까지 상당 수다. 단, 영재학교 졸업자들의 경우 앞서 말한 대학 학점 선이수 등을 통한 대학 조기졸업이 많은 편이다.

    Q.영재학교 현황과 향후 추가 계획은?
    A.2015년 기준 과학영재학교 6곳(서울과고,경기과고,한과영,대구과고,대전과고,광주과고)과 과학예술영재학교(세종) 1곳이 운영되며 2016년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합류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영재학교 지정 계획은 없는 상태다. 따라서 2010년대 후반기에는 8개 영재학교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단, 교육부가 지난 2014년 10월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 입법 예고를 통해 초등학교급과 중학교급의 영재학교 신설 가능성을 열어놔 향후 ‘영재초등학교’ 및 ‘영재중학교’가 등장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Q.영재학교는 타고난 영재들만 갈 수 있는 학교일까?
    A.영재학교를 비롯한 우리나라 영재교육기관에서 발굴하고자 하는 인재상이 ‘만들어진 영재’가 아닌 ‘타고난 영재’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영재학교를 비롯한 모든 영재교육기관들은 학생 선발시 입시 형태의 절차(시험/면접 등)를 거치고 있어 타고난 영재성만으로 실력을 인정받기란 매우 어렵고도 드문 일일 수밖에 없다. 특히 영재교육의 마지막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영재학교 입시는 어느 정도 성장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해당 입시를 준비해온 경우가 아니면 합격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 영재교육이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만들어진 영재’와 ‘타고난 영재’를 구분하기란 매우 어려운 교육 환경이다.

  • 임태형(교육칼럼니스트, 교육정보커뮤니티 학원멘토 대표 www.hment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