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특목고 이야기] 특목고별 내신 평가 비교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5.02.24 10:06
  • 입시정보 커뮤니티 학원멘토 회원 조사에 따르면 영재학교, 과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등 상위권 고교 입시에 도전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제 내신 성적으로 ○○고등학교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제 및 자기주도학습전형의 본격적인 도입 이전에는 매우 현실감 있는 질문일 수 있었다. 2016학년도 입시에서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신만으로의 당락 가능성 예측은 대부분 학교에서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특목·자사고 입시에서 중학교 내신 입지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당연히 아니다. 따라서 위의 질문을 아래와 같이 조금만 바꿔본다면 그 답변도 달라질 수 있다.
    “제 내신 성적으로 ○○고등학교 지원이 의미있을까요?”

    영재학교 입시 내신 평가
    영재학교는 우리나라 고교 입시 중에서 지원자의 중학교 내신 관련 정보를 가장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각 과목 성취도뿐 아니라 원점수, 표준편차 등 확인 가능한 모든 내신 지표가 전형에 참고될 수 있다. 특목·자사고를 통틀어 유일하게 영재학교만이 갖는 권한이다. 수학·과학 과목에 대한 내신 성적을 우선적으로 확인하지만 모든 과목 점수가 종합적인 평가 대상이다. 평가 학기도 사실상 제한이 없다. 원서접수 시점에서는 일정상 1~2학년의 성적만 확인이 가능하지만 최종 합격자를 확정하기 직전에 3학년 마지막 학기까지의 최종 내신도 추가 확인한다. 지원자들의 전반적인 과목 성적이 매우 우수한 만큼 성취도 변별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학원멘토 회원 통계를 기준으로, 원점수와 표준편차까지 고려해 수학/과학은 평균 상위 2% 이내, 기타 과목도 평균 상위 3~5% 이내 수준은 되어야 영재학교 도전이 의미있을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어디까지나 교과 내신에 관한 기본 필요조건에 해당할 뿐 최종 당락 가능성과는 별개의 예측이다.

    과학고 입시 내신 평가
    과고 입시에서의 내신 평가는 영재학교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정성평가’를 기본으로 하지만 학교에 따라 몇 가지 구체적인 제약이나 단서가 따른다. 우선은 모든 과고가 각 교과 성취도만을 활용할 수 있다. 원점수, 표준편차 등의 내신 상세 지표는 학생부 제출시 배제된다(2015 입시 기준). 반영 과목은 가급적 수학·과학으로 최소화하는 것을 교육부가 권장하고 있지만 입시용으로 제출되는 학생부에는 다른 과목의 성취도도 모두 노출된다. 반영 학기는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4개 학기(1-2~3-1) 반영이 가장 많다. 절반 가량의 과고는 마지막 면접 관문에서 3-2학기 성적을 추가로 참고하기도 한다. 2015학년도 입시에서 학기별 반영 비율을 구체적으로 밝힌 곳은 대전, 경남, 울산, 전북 지역의 6개 과고였으며, 모두가 고학년 고학기일수록 높은 가중치를 적용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과고 도전을 위한 최저 내신 수준은 모든 학기 수학·과학 All A를 기본으로, 영어·국어·사회 등 기타 주요 과목의 고학년 A성취도 유지가 필수적이다. 학원멘토 고교모의지원 시스템 과고 지원자 분석에 따르면, 석차백분위 기준 평균 상위 5% 이내 수준에 미치지 못 할 경우 과고 입시와 입학 후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고찰이 요구된다.

    자사고(전국단위) 입시 내신 평가
    10개의 전국단위모집 자사고(자율형사립고)들의 중학교 내신 반영은 비교적 구체적이면서도 복잡한 양상을 띤다. 반영 학기는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6개(전 학기)까지이며 대체로 2~3학년 성적의 반영 비율이 높다. 국영수사과 주요 5개 과목을 주로 평가하지만 예체능을 포함한 전과목을 평가하는 학교(민사고,하나고)도 있다. 물론 여러 과목을 평가하더라도 대부분 학교에서는 수학이나 영어 과목에 다소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하지만 각 과목 성취도만을 평가하므로 상위권 학교 지원자들의 내신 변별력은 크지 않다. 학원멘토 자사고 예비 지원자 통계에 따르면 2015학년도 입시와 마찬가지로 2016학년도 입시에서도 외대부고, 상산고, 민사고 등 대부분 학교에서 평가 과목/학기 중 주요 과목 B가 1개라도 포함된 지원자는 1단계 통과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하나고는 지원자 스스로가 3개의 성취도를 평가에서 제외할 수 있어 B성취도 보유자에 대해 그나마 문호가 넓은 편이다(2015입시 기준). 자사고 입시 전반적으로는 여러 학기 여러 과목에 걸쳐 고른 성취도(A)를 보유한 학생이 유리한 입시 구조라 할 수 있다. 같은 평균 90점대의 학생이라도 90-90점수 보유자가 100-80점수 보유자보다 유리한 것이 자사고 입시라는 의미다. 교과 내신 이외 경쟁력이 우수할 경우, 학교에 따라서는 석차백분율 상위 10% 내외 학생들까지도 그 문을 두드려볼만하다.

    외고·국제고 입시 내신 평가
    특목고 입시 중에서는 가장 단순한 내신 평가 방식을 취한다. 모든 외고와 국제고는 공통적으로 교과 내신 중에서 영어 점수만을 전형 요소로 활용하며 2학년과 3학년 4개 학기 점수가 그 적용 대상이다. 단, 3-2학기 성적은 학교에 따라 중간고사 성적까지만 반영하기도 한다. 2015학년도 입시에서 2학년 영어 성적은 성취도를, 3학년 영어 성적은 등급(1~9)을 활용했다. 2학년 점수는 변별 구간(A~E)이 적어 B성취도 하나가 포함되면 어느 학교/학과든 1단계 통과에 치명적일 수 있다. 3학년 점수는 2학년보다는 변별 구간이 넓지만 주요 외고·국제고 인기 모집단위 지원자 대부분은 만점(1등급) 구간에 분포한다. 따라서 상위권 외고·국제고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영어 내신 만점(AA11, 160점)은 기본으로 하되 자소서와 면접 준비에 더 주력해야 한다. 참고로 지난 2015학년도 학원멘토 고교모의지원자 통계에 따르면 전체 외고 지원자의 25% 가량이 영어 내신 만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영어 성적과 면접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외고·국제고 전형 과정은 지원자들의 전반적인 학업 내공을 담보하지 않기 때문에 입학 후 자기 입지에 관한 냉철한 판단이 다른 특목고 입시에서보다 강력히 요구된다. 

  • 임태형(교육칼럼니스트, 교육정보커뮤니티 학원멘토 대표 www.hment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