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특목고 이야기] 특목고별 자기소개서 제출 및 평가 포인트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5.02.17 09:41
  • 특목고뿐 아니라 대입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입시에서 자기소개서에 대한 평가 기준이나 배점 비중이 명확히 제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지난 2015학년도 120여 개 특목·자사고 입시에서도 자소서에 대한 배점 비중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곳은 전국단위모집 자사고인 김천고가 유일했다. 김천고는 전체 전형 총점 360점 중 자소서 평가 점수가 30점임을 전형요강 상 명시했다. 나머지 고교들은 자소서 자체만을 단독으로 평가하지 않았거나 평가했더라도 그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셈이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학생부, 추천서 등의 제반 서류들과 함께 면접 및 종합 평가를 위한 참고 자료로써의 자소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만 설명할 뿐이다. 하지만 해당 학교들의 전체 전형 과정을 자세히 뜯어보면 각 학교 종류별 자소서 평가 비중과 전형 활용 방식, 준비시 유의사항에 대한 어느 정도의 변별점은 확인할 수 있다.

    영재학교
    4월초부터 시작되는 과학(예술)영재학교들의 자소서 제출은 원서접수와 동시에 이뤄진다. 1단계에서부터 종합평가의 형식을 취할 뿐 아니라 일부 학교들은 서류평가만으로 최종합격자(우선선발자)를 가려내기도 하므로 1단계에서의 자소서 평가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2단계 지필고사를 통과하게 되면 3단계 캠프 전형에 대비해 자소서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학고
    전국 20개 과학고들 또한 영재학교와 마찬가지로 최초 원서접수 때 모든 지원자가 자소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이른 곳은 8월 중순부터, 늦은 곳은 9월 초순까지 자소서 제출이 이뤄진다. 다른 어떤 특목고에서보다 과고 자소서의 평가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서류평가 및 방문·소집면접 등 전형의 거의 모든 과정에서 자소서가 평가 요소로 활용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원자의 과고 적합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탐구 및 활동 사례’ 등에 관한 가장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고·자사고 등과 비교해 자소서 분량이 2배 가량 많은 것도 그 평가 활용도가 높은 방증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외고·국제고
    2015학년도 입시 기준, 전국 38개 외고·국제고 중 모든 지원자들에게 자소서 제출을 받았던 곳은 대원외고 등 16개교, 2단계 면접 대상자들에게만 자소서를 받았던 곳은 경기외고 등 22개교였다. 물론 모든 외고·국제고의 자소서 평가는 2단계 면접 과정에서만 활용된다. 따라서 16개 학교들의 1단계 자소서 제출에 대해서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단지 전형 주체(학교)들의 절차상 편의성을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1단계에서 탈락할 경우 해당 학교들에 제출된 자소서는 평가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나머지 22개 학교 지원자라고 해서 자소서 준비에 여유를 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단계 합격자 발표 직후 곧바로 자소서 제출이 이어지므로 1단계 당락 가능성과 무관하게 원서접수 시작 전까지 모든 자소서 작성은 완성되어 있어야 한다. 외고·국제고는 특목고 입시 중 내신 변별력이 가장 떨어지는 만큼 자소서를 바탕으로 한 면접 과정이 실질적인 입학 관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지원자마다 각기 다르게 주어질 수 있는 개별질문 대부분이 자소서에서 유추되므로 면접 준비와의 일원화된 자소서 작성이 중요하다. 

    자사고(전국단위)
    10개의 전국단위모집 자사고 중 2015학년도 입시에서 1단계부터 모든 지원자에게 자소서를 제출받은 곳은 7곳이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면접 대상자 선발을 위해 자소서를 참고한 곳은 민사고가 유일했다. 7개 항목 6000자 이상으로 구성된 민사고 자소서는 영재학교를 포함한 모든 고교 입시 중 가장 많은 분량을 요구한 서류이기도 했다. 상산고, 북일고, 광양제철고, 하나고, 김천고, 포항제철고 등 나머지 6개 학교들은 1단계 통과자들에게만 자소서를 받은 3개 학교(현대청운고, 외대부고, 인천하늘고)와 동일하게 2단계 평가부터 자소서를 전형요소로 활용했다. 2015학년도 입시에서는 급작스런 분량 변화 및 문항 통합 등으로 지원자들의 자소서 사전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다행히 올해 입시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이전 양식에 맞춰 2학기 시작 전에 어느 정도의 완성된 자소서가 마련되어야 한다.

    자사고(광역단위)
    광역단위모집 자사고들의 자소서 제출 시점은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제각각이며 광주 송원고나 군산중앙고는 2015학년도 입시에서 자소서를 아예 제출받지 않았다. 서울 지역 24개 자사고 및 대구 지역 4개 자사고, 부산 해운대고, 인천포스코고 등 주요 지역 자사고들은 지원자 전원에게 자소서 제출을 받았지만 1단계부터 자소서를 평가한 경우는 없었다. 특히, 학교별 경쟁률에 따라 추첨 및 면접 등 전형 방식이 달라졌던 서울 지역은 2016학년도 입시부터 100% 추첨 선발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어 향후 입시에서 자소서가 필요할지는 불투명하다. 대전 지역 자사고들의 경우 일부(서대전여고)는 1단계에서, 일부(대성고,대전대신고)는 2단계에서 자소서를 제출 받았던 점도 해당 지역 학생들이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자율학교(전국단위)
    공주사대부고, 한일고, 거창고, 거창대성고 등으로 대표되는 주요 자율학교(농어촌자율학교)들 중 2015학년도 입시에서 자소서 없이 전형을 치른 곳은 거창대성고가 유일했다. 나머지 3곳의 학교는 지원자 전원이 원서접수와 동시에 자소서를 제출해야 했으며 전형요소로는 2단계 면접 과정부터 활용됐다. 기존 자율학교 입시는 자소서보다 전형전 사전 면담(상담) 과정이 중요했으나 2015학년도 한일고 입시 사태에 따른 추후 사정 방식의 변화가 예상돼 자소서의 중요성이 예년보다 다소 부각될 전망이다.

  • 임태형(교육칼럼니스트, 교육정보커뮤니티 학원멘토 대표 www.hment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