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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이 '국가 브랜드'란 사실 알게 됐죠"

소년조선 | 김시원 기자 |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편집=유연실 기자 |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남정탁 기자 |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2011.09.23 16:42

주한 대사관 참사관이 1일 큐레이터로 스위스 디자인, 독창성·다양성 한눈에…
'어린이 문화외교관' 주니어 앰배서더, '스위스 디자인: 크리스+크로스' 展에 가다

#1. 못 쓰는 방수천의 '놀라운 변신'

프라이태그(Freitag)란 스위스 가방 브랜드가 있다. 이 상표의 탄생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취리히 근교에 화물 열차 덮개용 방수천을 교체해주는 공장이 있었다. 이 공장에서 쓰고 남은 방수천은 늘 쓰레기 취급을 받았다. 어느 날, 프라이태그란 성(姓)을 가진 쌍둥이 형제가 공장 근처에서 버려진 방수천들을 발견하곤 멋진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형제는 방수천을 집으로 갖고 가 할머니가 쓰던 재봉틀로 가방을 만든 후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가방은 큰 인기를 끌었다. 내친김에 형제는 ‘프라이태그 ’란 브랜드를 내걸고 본격적으로 가방 제작에 나섰다. 재활용 방수천을 잘라 사용했기 때문에 똑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단 것도 장점이 됐다. 가방 끈도 안전벨트를 재활용해 붙였다. 기발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마음’ 이 더해져 탄생한 이 가방은 스위스를 포함, 전 유럽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매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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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임바흐 주한스위스대사관 문화참사관이 명예 주니어 앰배서더 어린이들에게 전시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다.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2. 여권·칼에도 '국가 브랜드' 담다

‘작고도 아름답게’. 스위스 디자인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다. 스위스인들은 손목시계나 볼펜 등 일상용품을 정교하고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위스 여권 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권으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 국기 속 십자가 무늬를 활용해 제작된 이 빨간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일부러 여권 분실 신고를 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 십자가 무늬는 이 나라의 또 다른 명물 스위스 나이프 (knife·칼)에도 새겨져 있다. 나이프가 하나씩 팔릴때 마다 (스위스를 상징하는) 십자가 무늬도 알려진다. 좋은 디자인, 좋은 제품이 국가브랜드 가치까지 높이는 대표적 사례다.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삼성관(서울 성북구 안암동)에서 ‘스위스 디자인: 크리스+크로스’ 전(展)이 열리고 있다. 주한 스위스대사관과 고려대학교가 주관한 이 전시에선 스위스 디자인을 대표하는 400여 점의 생활용품이 소개된다. 각각의 전시품을 주제별로 구분해 7개의 나무 상자 안에 오밀조밀 배치한 게 특징. 전시를 기획한 인치호 고려대학교 디자인 조형학부 교수는 “지난150년간 스위스 디자인이 일궈 낸 독창성과 다양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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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라이태그(Freitag) / 2. 스위스 여권 / 3. 스위스 나이프 (knife·칼)

지난 22일 오후엔 주한스위스대사관이 전시장으로 어린이들을 초청, 특별한 체험행사를 가졌다. 이날 초청된 어린이들은 일명 ‘명예 주니어 앰배서더(어린이 외교관)’ 들.주한스위스대사관 등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주니어 앰배서더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이들이다. 이날 행사에선 특별히 라울 임바흐 주한스위스대사관 문화참사관이‘1일 큐레이터’로 나섰다.

“스위스는 무척 작은 나라예요. 국토가 남한의 절반밖에 안 되죠. 하지만 스위스는 동시에 ‘특별한 나라’ 이기도 해요. 한국에 자동차와 전자 제품이 있듯 스위스엔 수많은 디자인과 제품이 있거든요. 여러분이 일상적으로 쓰는 물건 중에도 스위스 제품이 많을 거예요. 그럼 지금부터 스위스 사람들이 만든 물건들을 한 번 살펴볼까요?”

간단한 인사말을 마친 임바흐 참사관은 전시장 곳곳을 돌며 스위스 디자인의 특성을 소개했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의자(stackable chair)로 스위스 디자인의 실용성을 설명하는가 하면, 스위스 나이프의 오랜 수명을 들려주며 “좋은 디자인은 유행과상관없이 널리 쓰인다” 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대학생이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물뿌리개 앞에선 “디자인은 복잡한 게 아니라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고도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동형 군(서울 명지초등 6년)은 “스위스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끄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며 “이번 전시를 통해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고,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생활용품의 디자인이나 기능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고 말했다.

서울 전시는 오는 30일까지다. 이후 부산으로 자릴 옮겨 다음 달 10일부터 11월 10일까지 이어진다(문의 02-3290-1870). 주니어 앰배서더 프로그램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www.juniorambassador.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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