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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2010 대한민국과학축전’이 열리고 있는 일산 킨텍스(KINTEX) 4·5전시관을 찾았다. 이날 선보인 다양한 프로그램 중엔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 출전권을 겨루는 전국대회도 포함돼 있었다. 눈여겨볼 만한 팀도 나왔다. 로봇서바이벌(직접 만든 로봇을 이용, 상대 진영에 공을 던지고 각자의 진영엔 블록을 쌓아 득점하는 방식의 경기) 초등 부문에 출전해 뛰어난 성적을 보인 부천 로보파크 소속 로봇팀 ‘로파스(ROPAS)’가 그 주인공. 로파스는 이날 대회 1·3위를 휩쓸어 오는 12월 호주에서 열리는 세계대회 출전권을 두 장이나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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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만들어진 로파스는 부천산업진흥재단 소속 로봇교육팀으로 경기도가 지원하는 경기과학멘토 로봇교실과 연계해 운영되고 있다. 로보파크는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로봇전시관 이름. 팀원은 8주짜리 경기과학멘토 전자기초교육 수강생 중 우수한 학생을 가려 뽑는다. 팀원으로 선발되면 1년 과정의 별도 교육을 받은 후 로봇대회 출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변종환 로보파크 전시관장은 “로봇에 재능 있는 어린이들이 미래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로파스를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긴 지 얼마 안 됐지만 로파스는 벌써부터 두각(頭角·짐승 머리의 뿔, 뛰어난 재능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외 15개국 700여 명 선수가 참가한 제11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에서 로봇 서바이벌 초등부문 금상과 동상을 받은 건 큰 성과였다.
당시 금상 수상팀은 홍석민(경기 부천서초 6년)·이호성(인천 경인부설초 5년) 군의 ‘아미고스(친구란 뜻의 스페인어)’. 3일 전국대회 우승팀 역시 이들이었다.
이호성 군은 “대회에서 우승할 때면 짜릿짜릿하다”며 기뻐했다. 아미고스가 처음으로 우승을 거둔 건 지난해 열린 고성 공룡로봇엑스포대회였다. 홍석민 군은 “상대팀 실력이 만만찮아 우리가 불리했는데, 상대팀이 긴장했는지 실수를 많이 해서 퍼펙트로(완벽하게) 이겼다”며 첫 우승의 감격을 전했다.
3일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김민상(경기 부천 석천초 6년)·이민규(경기 용인 구갈초 6년) 군의 ‘토네이도(회오리바람)’ 역시 로봇서바이벌 종목의 유망주다.
김민상 군은 “이번엔 아쉽게 3위에 그쳤지만 세계대회에선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물론 이들에게도 힘든 점은 있다. 이민규 군은 “대회 준비 때문에 다른 걸 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숙제를 제때 못 내 선생님께 혼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로봇이 자신의 일부처럼 느껴진다는 이 어린이들의 꿈은 당연히 로봇과학자다. 이호성 군은 “불이 났을 때 사람을 대신해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조하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로파스 어린이 로봇팀을 지도하고 있는 이연태 선생님(로봇전문교육원 ‘로봇앤컬처’ 대표)은 “경기 도중 문제가 생겨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아미고스·토네이도 두 팀 모두 이번 세계대회 출전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로봇에 관한 구체적인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어린이 로봇왕' 세계 최강 자신있어요
고양=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부천 로보파크 로봇팀 '로파스' 겹경사… 국제대회 출전권 두 장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