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문 카이스트] 교수·학생에게 책임의식 길러주는 '교육혁신'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기사입력 2010.07.23 06:33
  • 대외적으로 알려진 '100% 영어 강의'나 '교수 테뉴어(정년보장) 심사 강화' 말고도 카이스트에는 주목할 만한 교육 방면의 혁신들이 이뤄지고 있다.

    '튜터링 프로그램(Tutoring Program)'은 카이스트 교육프로그램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으로 손꼽힌다. 과목 수강에 어려움을 겪는 학부 신입생이나 평균 평점이 2.5 이하인 재학생 중 희망자는 1~2명이 한 조를 이뤄 '튜터(개인지도교사)'와 정기적으로 만나 개인지도를 받게 된다. 튜터는 석·박사과정 학생이나 4학년 학생 중에서 선발된다. 올해 1학기에는 국내 학생 43명과 외국 학생 25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 '디자인(design) 합성 교육'도 카이스트만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교육 혁신의 일부다. 학생들의 종합(synthesis) 능력과 실제적인 응용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2008년부터 디자인 과목을 학사과정 기초필수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과목을 통해 과학과 디자인이 융합한 결과 '8층에서 떨어져도 안전한 공중투하 백신상자' '생체모방 로봇'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다.

    '장학금 차등지급제'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인데도 학생들이 공짜로 공부하는 대학이라고 생각하는 등 책임의식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개혁책이다. 평점 3.0 이상 학생들은 종전대로 수업료 전액 장학금을 받지만, 2.0 초과에서 3.0 미만까지는 수업료 일부를, 2.0 이하는 수업료 전액을 내야 한다. 하지만 전체 장학금 액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많은 교수를 테뉴어 심사에서 탈락시킨 카이스트지만, 뛰어난 교수들은 우대하는 정책도 함께 쓰고 있다. 교수 중 3% 이내에서 세계적 수준의 교수를 특훈교수(distinguished professor)로 임용해 실질적인 정년연장 등의 혜택을 주겠다는 것인데 현재 장기주(물리)·이상엽(생명화공)·김충기(전기 및 전자) 교수 등 7명이 특훈교수로 임용됐다.

    크게는 '과학기술 융합형 학사조직 개편'과 '신학문 분야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공대로부터 IT(정보기술) 분야를 분리해 정보과학기술대학을 신설하고, 자연과학대로부터는 BT(생명기술) 분야를 분리해 생명과학기술대학을 만든 것이 대표적인 개편이다. 또 미래의 신(新)산업 창출을 위한 신학문 분야로서 해양시스템공학과, 나노과학기술학과, EEWS 학제전공을 신설해 교과부의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WCU)'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