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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직업전문가들이 뽑은 '2010 미래유망직업군' 1위는 무엇일까? 10년 내 최고의 직업으로 급부상할 직업군으로 로봇연구원이 꼽혔다. 자동차나 휴대폰처럼 1인 1로봇 시대가 열리고 산업용, 군사용, 주거ㆍ가사용 로봇들의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로봇연구원에 대한 희소성과 인기도가 높아진 것이다.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사람, 로봇연구원에 대해 유진로봇 로봇연구소 박성주 연구소장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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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력이 멈추지 않는 한 진화하는 로봇
"로봇에 대한 인간의 꿈은 고대부터 시작됩니다. 자동으로 성문을 여는 법, 인간 대신 북을 칠 대상 등 사람을 대신할 무언가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 것이 차츰차츰 현실화 되면서 로봇에 대한 기대와 활용도가 커지게 된 것입니다."
박성주 연구소장은 인간에게 TV나 휴대폰이 생활화 되었듯 머지않아 로봇 또한 생활화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 연구소장은 "TV, 컴퓨터, 로봇을 연장선으로 본다. TV는 단말기를 통해 방송이라는 콘텐츠를 일방향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네트워크를 연결해 TV보다 더 다양한 콘텐츠를 쌍방향으로 제공했다. 로봇은 컴퓨터의 역할에 정보입력, 사람과의 상호작용까지 아우르며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기술이 인류의 삶속에 밀접하게 파고든 것이다. 로봇연구원이 미래유망직업이 된 이유도 단순한 기계적 접근이 아닌 인간과의 교류 때문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로봇하면 단순히 기계적 반복의 산업용 로봇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즘은 문화와 교육, 감성을 활용한 서비스 로봇이 각광받고 있다. 박 연구소장이 얼마 전, 출시한 교육용 로봇의 경우도 이런 서비스 로봇의 한 종류다.
"로봇 산업은 늘 진화하는 중입니다. 인간에게 가장 편리하고 이로운 점을 찾기 때문이죠. 얼마 전 출시한 교육용 로봇의 경우도 아이들에게 학습 집중도나 정서적 안정까지 고려해 큰 호응을 얻고 있죠."
과거 로봇연구가 공학적이었던데 비해 요즘은 인문학적 지식이 필수로 작용하고 있다. 로봇연구원은 크게 하드웨어 엔지니어(외형디자인, 전자부품설계, 몸체설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봇 제어, 로봇 지능, 사람과의 상호작용)로 나뉜다. 하지만, 요즘은 이들과 함께 새롭게 투입된 인력들이 있다. 그들에 대해 박 연구소장은 "외국어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외국어 강사 출신 담당자가 유아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아교육전문 담당자가 필요하다. 점차 로봇의 핵심이 단순한 공학에서 이처럼 인문학적 접근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봇산업을 영화산업에 비유했다. 한편의 영화를 위해서는 배우, 스텝, 작가, 연출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로봇 역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새로운 연출과 분야별 지식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로봇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수요자 입장에서 필요한 서비스와 전문성까지도 염두 해 둬야 하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모든 사람들이 로봇연구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분야가 로봇산업의 기틀이 되기 때문이죠."
◆상상하고 이미지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기본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 역시, 로봇연구원을 꿈꾸고 있습니다. 아들 친구들도 어떻게 하면 로봇연구원이 되냐고 물어옵니다만 그럴 때 마다 게임보다는 상상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200여 가지가 넘는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로봇은 단순히 기계적 기술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술적 지식도 중요하지만 지식을 통합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연구소장은 새로운 연구원을 뽑을 때도 기술력만큼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주의 깊게 살핀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 협업하는 능력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로봇은 한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의 연구원들끼리 함께 아이디어와 힘을 모아 만드는 과정이다.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어야 상상한 로봇을 제대로 만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 미래학, 미래예측 분야의 도서들을 좋아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예측하는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이죠. 늘 상상하고 꿈을 꿉니다. '이런 로봇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바로 로봇연구원의 시작입니다."
기계 기술뿐 아니라 상상력·소통 능력 필요
김소엽 맛있는 공부 기자
lumen@chosun.com
[진로탐색] 로봇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