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대비 "교과 위주·서술형 문제 풀이에 집중"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기사입력 2010.04.22 02:46

현직 교사들이 말하는 중학 영어 내신 대비법

  • 중2 김민석군은 4월말 치러질 중간고사를 앞두고 요즘 부쩍 고민이 많다. 외고 진학이 목표인 그는 시험에서 한두 문제라도 틀릴 경우 등급이 떨어져 외고 지원 자체를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3주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험 대비에 돌입했지만, 시험을 놓고 주변 친구들이“교과서 밖에서도 출제될 것이다”,“작년도에 비해 많이 어려워질 것이다”라는 추측성 얘기를 할 때마다 불안감이 든다.


    올해부터 특목고 입시에서 여타의 영어 시험 대신 중학교 영어 내신 성적만 반영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생들의 부담이 커졌다. 외고·국제고 입시가 영어 내신과 출결로 1단계에서 거른 뒤 면접 점수를 합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변화됐기 때문. 특목고 입시에서 영어 내신 성적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그것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영어 내신 성적,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일선 영어 교사들에게 물어봤다.

  • 그래픽=김현지 기자 gee@chosun.com
    ▲ 그래픽=김현지 기자 gee@chosun.com

    지난해 대비 난이도 높아질 전망

    변별력 확보를 위해 올해 학교 영어 시험의 난도가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교육열이 높은 학군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언북중학교 최태원 영어 담당 교사는 "특목고 입시제도 변화에 따라 학교 영어 시험 자체가 크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변별력을 위해 지난해와 비교하면 조금 어렵게 출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서여자중학교 박은희 영어 담당 교사 역시 "100점이 많이 나올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항의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 많이 나오지 않도록 문제 난이도를 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교과서에 충실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교과서 내용 외의 심화된 문제를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동점자 수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펼쳐진다. 일선 학교에서는 3.1, 3.5 등 소수점이 있는 문제가 출제되고, 문항수를 예전보다 더 늘리는 경향도 나타날 전망이다. 서술형 평가의 경우 한 문항 안에서 세부문항을 여러 개 출제해 채점할 때 부분점수를 부여하는 식으로도 출제될 수 있다. 또한 학생이 난이도를 선택해 상, 중, 하 중 본인에게 맞는 문제를 푸는 수준별 세트 문항도 나오고 있다. 선택형 수준별 세트 문항의 경우 무리하게 상위권 문항에 매달리기 보다는 확실히 아는 것에 집중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서술형 평가에 대비하라

    교사들은 일제히 서술형 평가에 대비하라고 입을 모은다. 단답형이나 완성형 주관식 문제의 경우 학생의 영어 실력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에 서술형 질문만큼 변별력을 측정할 수 있는 잣대는 없다는 의미다.

    서술형 질문은 과거 문법위주에서 사고력을 요구하는 유추형으로 변화했다. 단순히 본문의 내용을 옮겨 적는 수준을 넘어 문맥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본인의 생각을 반영하는 식의 질문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예컨대, 주어진 지문을 읽고 자기의 경험과 관련된 의견을 기술하라는 식의 형태다.

    수서중학교 선유나 영어 담당 교사는 "학교 지필 고사에서 서술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대략 50%가 되기 때문에 서술형 문제를 소홀히 해서는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은희 교사는 서술형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업 시간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택형 문제보다도 서술형 문제의 경우 수업 중에 했던 활동들이 그대로 시험으로 이어진다는 것. 그는 "서술형 문제는 기출문제를 참고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수업 때 했던 활동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챙기는 것이 효과적이다. 선생님이 나눠준 프린트물도 챙겨봐라"고 말했다.

    노트 필기를 바탕으로 쓰면서 점검하라는 의견도 많다.

    최태원 교사는 "학생 중에는 사교육이나 시중에 나온 참고서에 의지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덧붙이는 말을 소홀히 여기고 노트 필기를 등한시하는데 이럴 경우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대충 참고서와 교과서를 눈으로 훑어 보는 것과 직접 쓰면서 꼼꼼하게 챙기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서술형 질문의 경우 정답을 쓸 때 주어 동사의 수 일치, 명사의 단복수형 등등 문법적 오류나 철자오류가 있을 경우 감점이 되기 때문에 쓰면서 충분히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강조 했다.


    영어 내신 위해 교과서에 주목

    학교 내신의 기본은 뭐니뭐니해도 교과서 본문이다.

    선유나 교사는 "교사들은 오직 교과서만 놓고 출제하기 때문에 교과서를 완전히 학습할 필요가 있다. 다른 문제집이나 기출문제를 참고하기보다는 교과서에 제시된 문제집을 반복해 풀고 본문을 여러 차례 읽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고 강조했다.

    교과서를 학습할 때에는 먼저 단원 앞머리에 있는 학습목표를 염두에 두고 본문을 꼼꼼히 훑어야 한다. 또한 영어의 기초는 단어와 구문이기 때문에 단원마다 나오는 중요한 문법 및 표현을 교과서에 나온 예문을 바탕으로 충분히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 중요한 문법이나 표현은 반드시 암기해둬야 한다.

    출제하는 교사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신 시험은 학교 교사들이 출제하기 때문에 교사의 개성과 특징이 그대로 시험문제에 나타난다. 선생님이 강조한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반드시 익혀야 한다. 하지만 어느 상황에서든 교과서 이외의 내용은 시험에서 출제되지 않기 때문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독해 분야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지필 영어 시험의 출제 비율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독해 문제다. 교과서 지문 뿐만 아니라 교과서 밖의 지문도 틈날 때마다 빠르게 해석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매일 꾸준히 독해 지문을 보고 문제를 푸는 것도 영어 시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최태원 교사는 "영어 내신은 단순히 지필고사만이 아니라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이 골고루 포함된 수행평가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벼락치기보다는 평소에 꾸준히 영어 공부를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업 태도 및 과제물 수행 정도 등 평소의 학습 과정을 평가하는 수행평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