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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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엄마는 무엇을 해야할까?

조선일보 | 맛있는 교육

2010.02.28 16:27


입학사정관제가 짧게 보면 국제중, 길게 보면 명문대 입시까지 좌우하는 메가트렌드 중의 메가트렌드라면 학부모들의 관심사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귀결될 겁니다.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엄마 입장에서도 그렇고 아이 입장에서도 궁극은 이 질문이지요.

‘라이브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저자 신예은 학생은 입학사정관제 시대에서 엄마는 학생의 비서가 아니라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비서와 매니저는 거기서 거기 아닐까 싶은데 수동적으로 일하는 게 비서라면 매니저는 능동적으로 일한다는 점에서 분명 차이가 있지요. 제가 봐도 입학사정관제에서는 확실히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아이가 공부만 잘 해서는 안 되고 다양한 비교과를 챙겨야 하는데 어떤 비교과를 해야 하는지 얼만큼 해야 하는지에 관한 정보 챙기기는 현실적으로 학생보다는 엄마들 몫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체력과 아빠(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입시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입학사정관제에서는 엄마의 정보력이 다른 두 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보 전쟁을 책임 진 어머니는 당연히 대학들, 혹은 특목고와 국제중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대해서 아셔야 합니다. 대학을 예로 들면 각 대학마다 별도의 자료집이 공개가 되어 있지요. 물론 이런 자료들이 여러분의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5년 뒤, 10년 뒤에도 유효할지는 의문이지만 미리 알아두고 대비한다고 해서 손해 볼 일은 없겠지요. 이런 자료들은 신문의 교육 기사만 열심히 읽으셔도 정보전에서 밀릴 일은 없습니다.

그 다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자녀의 진로와 적성입니다. 입학사정관제에서는 대학의 이름을 보고 진학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자녀의 적성을 보고 전공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입학사정관제 전형이란 결국 학생의 잠재력과 학생이 전공하고자 하는 학과의 적합성을 따지는 제도이거든요. 점수 맞춰 대학 가는 게 아니라 적성 맞춰 대학 가는 제도인데 진로와 적성을 미리 파악하면 할수록 준비하는 데 유리하겠지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면 아이가 문과 성향인지 이과 성향인지 파악하고 중학교 때는 적성과 흥미를 미래의 직업과 연결시켜 진로를 어느 정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중학교 때 진로 교육을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의 중학교는 진로성숙도를 높이는 교육이 너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학교 자녀를 둔 엄마들이 자녀에게 조금 더 신경 써 주어야 할 것은 진로와 적성 교육입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교육 과정 개편안에 따르면 문과, 이과 결정이 지금처럼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고 1 때 이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중학교 때 문과와 이과가 결정이 된다는 것은 그에 맞춰 자신의 꿈과 직업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야 한다는 거지요.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가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나중에야 찾은 사람도 우리 사회에서는 많이 있지만 일찌감치 적성을 파악해 그에 맞춰 준비를 해놓는다면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은 높아지는 거지요.

전공이나 적성을 정했다면 그에 맞춰 스펙을 쌓아야 하는데 상당 부분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다음 신문 기사를 보실까요.

예를 들어 문화재 보존 전문가가 장래 희망인 학생이 관련학과에 지원했다면 지역 문화재 탐사활동과 문화재 보존과 관련한 이슈를 지역신문 독자코너에 기고하거나, 국내외 문화재 보존 탐사활동에 참가하는 이력 등을 들어 본인의 지원동기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을 때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탐사활동에 참여하는 주체는 학생이어야 하고 지역 신문에 기고하는 주체 역시 학생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고등학교가 아닌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한 탐사 활동인지, 신문에 어떻게 기고하는 것이 좋은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때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어머니인 것이지요. 그리고 참여한 후에 그것을 결과물로 만드는 데 어머니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물론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발로 뛰면서 이런 일들을 척척 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수동적이었던 자녀가 하루 아침에 그렇게 변신할 수는 없겠지요. 변신을 위해서는 동기 부여가 필요한데 역시 어머니의 몫입니다.

학교마다 다르기는 한데 리더십을 중시하는 대학도 많습니다.  인문계 학부모가 가장 선호하는 경영학과는 리더십을 다른 학과보다 더 강조할 가능성도 높지요. 리더십은 성적 못지않게 중요한데 학부모들의 생각이 달라져야 합니다. 예전에는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자녀들이 학급이나 학교에서 감투 쓰는 것을 학부모들이 탐탁지않게 여겼거든요.

강남의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분야는 봉사 활동입니다. 봉사 활동을 통해서 사회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 정신,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에 대한 헌신 등을 드러내고 싶어하기 때문이지요. 봉사활동을 500시간 이상씩 시키는 강남의 부모님들은 봉사활동을 몸에 익히려면 고등학교 올라가서 하는 건 너무 늦다고 하는군요. 중학교 때 형식적인 봉사활동이라도 부모님이 참여하셔서 아이들이 보람을 느끼고 의미를 찾게 끔 도와주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봉사활동에는 지속성과 진정성이 중요한데 중학교 때부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했다면 대학들이 이를 외면할 리는 없겠지요. 연세대의 경우 중학교 때 봉사활동도 인정한다고 했거든요.

자녀들의 동아리 활동도 신경 쓰셔야 할 겁니다. 성적은 고등학교 때만 반영이 되더라도 특별활동이나 동아리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때 것들도 입학사정관들은 관심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중학교와 고등학교 동아리 활동을 연계해 중학교 때 배운 이론을 고등학교 때 실천한다든지 중학교 때 기초를 쌓아 고등학교 때 심화 과정을 거친다든지 하는 식으로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게 좋을 겁니다.

물론 학생의 본분이 공부인 만큼 학교 성적도 예전만큼은 아니라도 여전히 신경을 쓰셔야겠지요. 하지만 내신 성적에 대한 부담과 압박은 조금 줄이시고 대신 독서와 글쓰기에 투자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찾아 가는 과정에서 읽을 책들을 고르고 독후 활동을 포트폴리오로 만들 때 엄마가 옆에 있어준다면 자녀들은 더욱 더 행복해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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