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운동선수 공부해야 대학간다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기사입력 2010.01.19 03:19

98%가 교과성적 하위 20% 교과부, 성적 등 반영 추진

  • 축구 명문으로 꼽히는 지방 A고교의 축구부원들은 2008년까지 수업을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합숙소에서 단체생활을 하면서 운동에만 열중했고, 평일 오후 2시에 인근 학교와 연습경기를 갖는 일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언제 연필을 잡아 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학생도 있었다.

    '학생 운동선수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사회적인 문제 제기가 일어나면서 이들에게도 작년부터 변화가 생겼다. 수업에 꼬박꼬박 들어가라는 교육청 지침이 내려온 것이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실제 교과부의 2006년 조사를 보면 중학교 학생선수의 75%, 고교는 97.8%가 교과 성적이 하위 20%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부는 거의 하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 운동선수들로 하여금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도록 하겠다고 교육기술과학부가 18일 밝혔다.

    교과부는 각 고교와 대학이 협약을 체결해 '공부하는 학생 선수'가 우선적으로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 선수들의 경기 실적 외에 학교 성적과 스포츠 봉사활동 등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2012년 2월까지 3년 동안 초·충·고교 12곳을 시범학교로 선정, 36억원을 들여 ▲수업 결손 보충을 위한 학습 지도교사 지원 ▲초·중·고·대학을 연계한 맞춤형 진학·진로 지도 강화 ▲학생 선수에게 맞는 교육 과정 개발 등의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후 우수 모델 개발과 확산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