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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학교폭력 '빵셔틀' 확산...어쩌다 이지경까지

조선닷컴

2010.01.15 09:10


학교현장에서 이른바 ‘빵셔틀(강요에 의한 빵 심부름)’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학교 폭력이 등장해 교육당국이 실태 파악과 함께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빵셔틀’이란 학교 폭력의 대명사로 알려진 '일진' 학생들에게 매점에서 빵을 사다주는 것은 물론 돈까지 갖다 주고 온갖 심부름을 하면서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을 일컫는 은어다. '빵셔틀'의 셔틀은 PC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유닛(게임상의 병력)을 실어나르는 비행물체의 이름이다. 힘없는 학생을 '운반선'에 비교한 것이다.

빵셔틀에 이어 담배를 사다주는 ‘담배셔틀’, 자신의 체육복이나 휴대전화를 빌려주는 ‘핸드폰 셔틀’에서부터 숙제를 대신 해주거나 대리 시험을 봐주는 이른바 ‘셔틀질’을 하고 있다는 피해학생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힘없는 학생에게 빵 심부름을 시킨 힘센 학생에게 지도교사가 “친구한테 왜 그런 일을 시키느냐”고 물어보면 이 학생들은 “돈을 주고 시키는데 뭐 어떠냐”고 대수롭지 않게 답하기 일쑤다. 심지어 “저 아이는 원래 심부름을 시키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힘없는 학생들은 체육복을 가져오지 않은 힘센 학생에게 자신의 체육복을 내놓는가 하면 담배 심부름까지 하며 시달리고 있다.

작년 9월에는 빵셔틀로 피해를 당하는 학생들이 ‘대한민국 빵셔틀 연합회’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가 논란이 일자 운영자가 사이트를 자진 폐쇄하기도 했다. 당시 커뮤니티 회원들은 “시골학교나 교육열이 높은 학군의 학교들을 제외하면 빵셔틀은 학급마다 2~3명쯤 있다”며 “명백한 인권유린이지만 학교 측에서 이를 감추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커뮤니티에 게재된 '빵셔틀 선언문'에 따르면, 이들은 대한민국 학교 사회의 현실을 고발하고 친목을 도모함으로써 자의감을 형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 '일진'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보다는 그 안에서 현실을 즐기고 일진의 신임을 얻자며 자조섞인 심정을 밝혔다.

당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온 학생들은 스스로를 '천민'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인터넷상에 교내 폭력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동영상과 함께 자살하고 싶다는 자조섞인 글들을 잇따라 올려 충격을 줬다. "좀 논다하는 애들이 빵 사오라고 시키면 그저 할 수 밖에 없다", "하기 싫다고 하거나 잘못 사오면 뒤로 데려가서 마구 때린다" 등의 경험담이 소개됐다.

일진들에게 자진해서 빵을 바쳤더니 교내 폭력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경험담도 올라왔다. 빵셔틀 처지에 있다가 이른바 '아싸(아웃사이더)'로 전향한 학생들의 글들도 있었다. 빵을 갖다 바치지 않으니 점심시간에 혼자 밥을 먹거나 친구가 없는 외톨이가 될 수 밖에 없었다는 내용이다. 또 “수치심을 느껴 학교를 벗어나고 싶다”는 자퇴상담이나 자살 충동 고민을 비롯해 교내에서 학생들을 따돌리는 ‘왕따’ 동영상과 폭행 장면을 담은 동영상까지 올라와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3일 경찰청 등과 함께 발표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계획'에 '빵셔틀' 대책을 포함시킨 것은 이런 강요 행위가 신종 학교폭력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국은 '빵셔틀'과 같은 강요 행위를 한 학생이 적발되면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거나 피해 학생 접촉 금지, 전학·퇴학 등의 징계를 내리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전국 180개 지역교육청에는 학교폭력 신고ㆍ상담센터(1588-7179)가 운영돼 전문 상담원이 상주하면서 신고 접수 및 상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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