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금초 박종욱 교감 6년째 난치병 치료비 기부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기사입력 2009.12.25 14:29

'산타 선생님' 사랑은 뜨거웠네

  • “제자들에게 받은 사랑, 더 많은 아이들에게 돌려줄 겁니다.”

    제주시 애월읍 곽금초등학교(교장 김석홍) 박종욱 교감선생님<사진>은 백혈병과 소아암 등 난치병으로 투병하는 어린이들에게 2004년부터 6년째 치료비를 기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박 교감선생님의 도움을 받은 환자는 45명, 전달된 성금만 5000여만원에 달한다.

    박 교감선생님이 아픈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3년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으면서부터다. 그는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2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다”며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담임선생님의 투병 소식을 전해 들은 당시 서귀포시 사계초등 2학년 어린 제자들은 교대로 병실을 찾아 선생님을 위로하고 응원했다. 학교에서도 대대적인 모금과 헌혈 운동이 펼쳐졌다.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고 교단에 돌아온 박 교감선생님은 난치병으로 힘들어하는 어린이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제자들에게 받은 큰 사랑을 갚는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직 완치가 되지 않아 통원 치료를 받는 와중에서도 박 교감선생님은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각 학교의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식을 꼼꼼히 챙기며 꾸준히 도움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작은 사랑의 씨앗’ 운동본부를 방문해 투병 어린이들을 위해 300만 원을 기부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참사랑을 실천하는 박 교감선생님에게 28일 ‘제21회 사랑의 사도상’을 수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