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걸작을 보고 ‘화가의 꿈’ 키우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
기사입력 2009.12.17 09:53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전… 거장의 그림 96점 한자리에

  • “와, 정말 예쁘다!”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르누아르의 그림 앞에서 김주은 양(경기 화성 반석초 1년)이 탄성을 질렀다. 푸른 스카프와 리본으로 치장한 푸른 눈의 소녀가 그려진 ‘르그랑 양의 초상’이라는 작품이었다. 김 양은 “그림 속 소녀가 나와 같은 여덟 살”이라며 수줍게 설명한 뒤 “화가가 되는 게 꿈인데, 나도 언젠가 저렇게 멋지게 그려보고 싶다”며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두 딸과 함께 미술관을 찾은 김 양의 어머니는 “소년조선일보에 난 전시회 소개 기사를 읽고 내용이 좋은 것 같아 오게 됐다”며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방학을 앞두고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16일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전을 찾은 어린이 관람객들이 르누아르의 ‘르그랑 양의 초상’을 감상하고 있다.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16일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전을 찾은 어린이 관람객들이 르누아르의 ‘르그랑 양의 초상’을 감상하고 있다.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모네·르누아르·고흐·피카소·마티스·샤갈….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거장들의 그림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전(展)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조선일보사가 창간 9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기획전으로,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 중 96점이 소개된다.

    전시장은 사실주의, 인상주의, 입체주의로 이어지는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따라 4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실주의와 현대적 삶의 풍경’에서는 쿠르베, 코로, 마네 등 노동자와 농촌, 사회적 사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화가들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에서는 빛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사물들을 묘사해낸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드가의 ‘발레 수업’을 비롯해 모네, 르누아르, 세잔, 고갱, 고흐 등 유명 작가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펼쳐진다.

    ‘피카소와 아방가르드’에서는 피카소, 마티스, 샤갈 등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며, ‘미국 미술’에서는 리히텐슈타인 등의 작품을 통해 미국 현대 미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전시회는 내년 3월 2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