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홍성수의 '바른 공부'] 고등학교가 대학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입력 2021.01.11 09:05
  • 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학생들은 이런 저런 걱정거리가 많을 것 같다. 그 중에서 커다란 걱정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여러가지 변수들에 대한 걱정들과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1월 이 시기이기 때문에 하는 특별한 고민이 있다. 어느 고등학교에 배정이 될지에 대한 문제다. 과학고, 특목고, 자율형사립고 등 이미 합격자를 발표한 고등학교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진학하게 될 일반고는, 시•도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략 1월 중순부터 2월 초 사이에 배정발표가 진행한다.

    이 고등학교 배정발표를 앞두고 학생들은 중학교에서 친했던 친구들과 같이 고교생활을 할 수 있을지, 통학하기에 어려운 거리는 아닐지, 남녀공학일지 아니면 남고 혹은 여고일지, 사립학교일지 공립학교일지 등등 여러가지 사항에 대해서 미리 알고 싶고 궁금해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궁금증과 더불어 내가 진학하게 될 고등학교가 대학을 가는데 있어 도움이 되는 곳일지에 대한 걱정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수시형과 정시형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비슷한 의미에서 내신을 따기 쉬운 학교와 어려운 학교로 구분하기도 하면서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내게 더 어울릴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어떤 친구는 일반고가 조금 더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수시 보다는 정시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을 보면, 학생들이 이렇게 고등학교를 구분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생각일 수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드리는 친구들이 간혹 있다. 내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배정이 되지 않아서, 이로 인해 내가 원하는 대학까지도 가지 못하게 될까봐 크게 상심하고 의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그렇다. 물론 대입 유불리에 있어 어느 고등학교를 다니는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어느 고등학교는 대입 실적이 우수한 반면, 어떤 고등학교는 그렇지 않기도 하고, 어느 고등학교는 학생부에 기록된 내용이 전반적으로 잘 기록되어 있기만, 또 다른 학교는 학생의 특징이 대체로 잘 기록되어 있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큰 노력을 하지 않은 학생이 단순히 입시결과가 좋은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해서, 성공적인 입시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반대로 입결이 좋지 않은 고등학교를 다닌 학생이기 때문에, 성실히 노력해서 성취한 우수한 모습을 대학이 인정하지 않고 불합격 시킬까?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 때, 우수함의 기준은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내신 성적이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생부 전체를 통해 드러나는 학생의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과 같은 것이고, 논술전형에서는 논술 실력이고, 정시에서는 수능 성적이다. 그런데 이것은, 어느 전형이든 상관없이, 대체로 학업 역량과 연관이 크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하느냐의 문제가 다를 뿐이다. 그러므로 고입을 앞둔 학생들은 어느 고등학교에 배정이 되었는지 혹은 될지 보다 내 학업 역량을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그리고 또 지금 이 순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고입을 앞둔 1, 2월은 매우 해이해지기 쉬운 시기다. 더군다나 2020년, 그리고 2021년 초에 겪고 있는 이 황당한 사태는 모든 사람을 지치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더욱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시기에 마음을 다잡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성취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 지어서 정말 송구스럽지만, 예비 고등학생들이 지금을 잘 버티면서 열심히 하루를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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