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단체 “서울대 2023 정시는 깜깜이 평가…학생 부담만 늘어나”
입력 2020.10.30 14:52
-정시확대추진전국학부모모임 기자회견
-서울대 정시 '교과평가' 도입에 “대사기극”
  • 정시확대추진전국학부모모임 등 학부모단체가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대가 예고한 2023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안은 깜깜이 평가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이진호 기자
  • 서울대가 예고한 2023학년도 입학전형을 두고 학부모단체가 정부의 정시확대 기조에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성 평가 요소가 녹아있어 공정성 확보와는 동떨어진 '깜깜이 평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오후 정시확대추진전국학부모모임과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 회원들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지난 28일 서울대는 2023학년도 신입학생 입학전형을 예고하고, 정시모집에서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반영하는 ‘교과평가’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정시에 수시에만 있던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신설했다. 아울러 수시 지역균형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회견 참석자들은 이 같은 서울대의 전형안이 정부의 정시 확대 추진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불공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2023년까지 서울대를 포함한 16개 대학에 정시선발 비율을 40% 이상으로 늘리도록 했었다.

    하지만 서울대의 이번 전형은 정시에도 학종처럼 정성 평가 요소가 녹아 들며 학생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참석자들은 “이번에 서울대가 밝힌 교과평가 방식은, 정량 평가가 아니라 여전히 깜깜이 정성 평가”라며  “기준이 애매하고 불투명하며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2023학년도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에서는 1단계에서 수능 100%로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의 80점과 교과평가 20점을 반영한다. 정시 지역균형전형에서는 수능을 60점, 교과평가를 40점 반영한다.

    교과평가는 학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을 절대평가해 A·B·C등급을 부여한다. 정시 일반전형의 경우 기본점수로 15점을 주고 절대평가 A는 5점, B는 3점, C는 0점을 부여한다. 바로 이 등급 절대평가에 평가자 주관이 개입할 수 있어 불공정한 전형이 될 거라는 게 이들의 우려다.

    학부모들은 “정성 평가가 당락을 좌우하는 정시 전형을 고수하겠다는 서울대를 어떻게 믿겠느냐”며 “정시에서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학생을 뽑겠다는 것은 수많은 수험생을 상대로 한 서울대의 대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학생부를 채우기 위한 활동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어 고통이 크다”며 “치열한 내신 경쟁에 뒤쳐진 학생들은 수시뿐 아니라 정시에서마저 낙오하게 돼 대학 합격의 희망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서울대의 이번 교과평가 방침은 모든 전형을 학종화하고 정시 확대에 저항하려는 몸부림일 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전형안 예고가 부디 예고에 그치고 현실화 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jinho2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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