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자리 ‘가뭄’…대학생 “직무 경험 어디서 쌓죠?”
입력 2020.08.03 13:18
-설문조사 결과 아르바이트 구직 경쟁률 14대1 기록
-일부 사무직, 1명 뽑는데 지원자만 1000명 달해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모든 길이 막힌 기분”
  • “정규직 일자리 못지않게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네요.”

    여름방학을 맞았지만,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여파로 아르바이트 자리가 확 자리가 줄면서 대학생들이 울상짓고 있다. 취업 정보 사이트에는 학생들의 상담 글도 속속 올라온다.

    최근 한 취업 정보 사이트의 회원은 “요즘엔 인턴도, 아르바이트도 하기 어렵다”면서 “경쟁률이 높아지니 아르바이트 모집 시에도 학력을 따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직무 관련 경험은 도대체 어디에서 쌓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게시글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길이 막혔다’, ‘스펙 없는 사람들끼리 힘내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달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도 반영됐다. 대학생 74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4.7%가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적 있는 응답자(375명)에게는 지원 부문의 경쟁자 수를 주관식으로 적게 했다. 그 결과 한 명을 모집하는 자리에 평균 13.6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직 경쟁률이 약 14대1에 달하는 셈이다.

    심하게는 경쟁률이 100대1을 뛰어넘는 곳도 있다. ‘사무직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는데 1000명이 지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서류에서 떨어져 연락해보니 지원자만 100명이 넘는다더라’ 등 아르바이트 지원 후기도 잇따른다. 급기야 아르바이트 서류 면접에서 계속 떨어진다며 이력서를 검토해달라는 대학생들도 나온다.


    보통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하고 향후 지원할 직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아르바이트 경험은 인사담당자들이 신입사원 채용 시 직무 역량을 판단하는 이력이기도 하다. 일부 기업에서는 그룹 브랜드 아르바이트생에게 서류 전형 면제나 가산점 혜택까지 준다. 빚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을 보유한 SPC 그룹이 대표적이다. SPC그룹은 지난 2011년 하반기부터 공개채용 인원의 10%를 아르바이트 학생 중에서 선발하고 있다.

    대학생 윤모(26·서울 동작구)씨는 “인턴이 안 되면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자기소개서에 적을 만한 경험을 쌓을 텐데 코로나19 여파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워져 서류에 뭘 적어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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