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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교원수급’ 정책에 교육계 ‘반발’ 지속…해법 없을까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입력 : 2020/07/31 16:08

-교원단체 반발에 국민청원까지 등장 -“학급당 학생 수 감축 필요성↑…경제 논리로 접근 안 돼”

/조선일보 DB


교육부가 최근 내놓은 교원수급 정책에 대한 반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해 교원 채용 규모를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교육계에서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유감의 뜻을 밝히는가 하면 교육부 계획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교원수급 정책 전반을 다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23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뽑기로 한 공립 초등학교 교사 신규채용 규모를 감축하는 내용의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통계청 추계에 따라 2030년 초등학생 수가 당초 예상보다 54만명 더 줄어든 172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원 채용 규모를 축소하는 게 골자다.

2018년 발표한 수급계획에선 2022년 신규채용 규모를 3830~3930명으로 밝혔지만 이날 나온 계획에선 3380~3580명으로 수정했다. 연간 350~450명을 더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2023년부터는 연간 3000명 내외로 초등교원 채용규모를 제시하면서 최대 연 900명 추가 감축을 예고했다.중등교원 채용 규모는 2022년까지 연간 최대 4410명으로 같지만 2023년부터는 ‘4000명 내외’로 신규 채용규모를 제시해 당초보다 최대 연 250명 줄어들게 된다. 

교육부는 이번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립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의 경우 중등은 2018년부터 OECD 평균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초등은 2023년에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거센 반발이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경제개발기구(OECD) 평균에 도달했다고만 강조하는 것은 과밀학급, 농어촌 소규모 학교 문제를 외면하는 평균의 함정”이라고 지적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수업을 맡지 않는 비교과 교사를 포함할뿐더러, 과밀학급이 많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농어촌의 학생 수를 단순히 합쳐 평균을 냈다는 뜻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논평을 통해 “코로나19라는 심각한 재난 상황을 맞아 학교 현장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교육적 관점 없이 경제적 효율성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공주교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학령인구 추계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애초부터 정부가 예측을 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 정책 실패의 책임(교원 채용규모 감소)은 학생이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8일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에 최소한의 정원 감축을 요청한 바 있으나 이번 가배정 결과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전했다. 2021학년도 초·중등학교 정원 1차 가배정 통보에 따라 초등 일반교사 558명 감축, 중등 일반 교과교사 570명 감축을 해야 하는 데 따른 반발이다. 또한 지난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서울 학생 수는 늘어나는 데 교사는 감축 계획, 즉각 철회하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은 31일 오후 4시 기준으로 5753명이 동의했다.

교육 현장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제 해결을 위한 제언도 나온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교원수급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초등교사인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교실에서 실제로 수업을 담당하지 않는 교사 숫자를 포함하고 있다”며 “학급당 학생 수로 적정 교사 규모를 산출하고, 특히 학년 특성을 고려해 배치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 중학교나 고등학교보다 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도록 기준을 세우는 등 ‘디테일’을 챙겨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생각이다.

한편, 교원 정원은 공무원 수급 결정권한을 가진 행정안전부가 정한다. 현재는 행안부가 정원을 결정하면 교육부가 배분해 시도교육청에 통보하고, 이를 시도교육청이 학교에 배분하는 형태라 실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수요 산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이 교원 채용 규모 결정권이 행안부에 있는 상황에서는 교원 수급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해 교육부에 권한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