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달라진 수능 이후 고3 교실… ‘연애특강’ ‘유권자 교육’ 진행
입력 2019.11.22 17:28
-학생들 “수능 이후 학교 큰 의미 없어… 일찍 끝났으면”
  • ‘연애특강’ ‘웃음치료 특강’ ‘유권자 교육’ ‘영화·뮤지컬 관람’ ‘지역 탐방’….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선 다양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강릉 펜션사고 이후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마련한 ‘수능 이후 학사운영 지원계획’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가 앞서 지난 8월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과 예비 사회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학생들의 운전면허와 컴퓨터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확대하고, 금융교육과 근로교육, 세금교육 등을 진행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는 수능 이후 수업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업 일정과 내용 등은 학교마다 차이가 크다.

    경기 지역 A 학교는 이달부터 내달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폭력 예방교육 ▲동문선배 특강 ▲웃음치료 특강 ▲연애특강 ▲뮤지컬 관람 ▲생명나눔실천본부 특강 ▲학급별 문화체험 등이다. 대학 전산원이나 교육원 홍보 시간도 편성했다.

    경기 지역의 또 다른 B 학교는 12월 첫째 주만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영화 관람 ▲연극 관람 ▲놀이공원 체험학습 ▲정시박람회 등이다.

    제주 지역의 C학교는 ▲새내기 유권자 교육 ▲예비 성인 준비 교육 ▲예비 사회 경제인 교육 ▲교내 스포츠데이 운영 ▲타 학교와의 축구 친선전 ▲지역 기념관 탐방 ▲영화 관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인천 지역 D 학교는 12월 둘째주에 ▲진로탐방 ▲지역탐방 ▲문화탐방 등을 운영한다. 다른 학교와 달리 오후에는 프로젝트 학습을 편성했다. 해당 학교의 학생들은 프로젝트 학습을 바탕으로 별도의 학습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고3 교실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입됐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대다수 학교에서 이미 수업 진도가 끝난 만큼 학교 바깥에서 개인적인 여가활동을 하고 싶다는 이유다.

    이재영(경기 남양주 광동고 3)양은 “작년에 수능을 치른 선배들은 일찍 끝났는데, 올해부터는 12월 말까지 수업 일정이 있어 점심까지 먹고 하교할 수 있다”며 “작년처럼 운영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람구(인천 학익고 3) 양은 “수능 이후에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걸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학교를 일찍 마치는 게 좋다”고 전했다.

    고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출석 의지 없인 고3 교실의 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렵다고 토로한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의 한 고교 교사는 “앞으로 출석 일수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현장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마련한 계획이니 학교에서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중요한 건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언갈 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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