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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듀 오피니언] 한전공대와 에너지 과학영재학교가 풀어야 할 숙제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입력 : 2019/08/13 15:34

“한전공대가 예정대로 2022년에 개교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습니다.”

지난달 12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한전공과대학(KEPCO Tech) 설립 추진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후 지난 8일 ‘한전공대 설립 및 법인 출연안(기본계획안)’이 한국전력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에너지 분야 산학연 클러스터 특화 대학이 목표인 한전공대는 학부생 400명, 대학원생 600명 규모로 운영된다. 한전은 오늘(13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 보고된 한전공대 기본계획안을 바탕으로 교육부에 학교법인 설립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한전공대를 나주에 유치하는 과정에서 전남도교육청이 제안한 ‘에너지 과학영재학교’(가칭) 설립은 아직 첫발도 떼지 못했다. 전남도교육청은 당초 한전공대와의 교육과정을 연계해 학년당 4개 학급(60명), 180명 정원으로 에너지 과학영재학교를 신설·운영할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과학영재학교 신설 ▲기존 전남과학고에 IT·에너지과 신설 ▲관련 과 신설 및 전남과학고 한전공대 이전 ▲전남과학고의 영재학교 전환 등 4가지 안을 폭넓게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에 추진해온 영재학교 신설 단일안에서 한발 물러난 셈이다.

두 학교는 모두 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적 아래 추진되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들 학교를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수년 내 폐교 대학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전공대'라는 대학 신설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대신 지역 인근에 있는 기존 과학기술특성화대학(GIST)이나 대학의 에너지학과 등을 활용해 에너지 분야 연구 개발과 인력 양성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럼에도 한전공대설립단은 오는 하반기에 학교법인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건설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과학영재학교의 자세한 밑그림은 교육부의 한전공대 법인 설립 인가 이후에 공개될 전망이다. 교육·시민단체는 현 정부의 자사고·특목고 폐지 기조 아래 새로운 영재학교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에너지 과학영재학교가 들어설 예정인 나주에 과학고가 이미 운영되고 있는 점도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결정적으로 새로운 영재학교에 대한 교육부의 설립 인가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두 학교 모두 교육적인 관점에서 충분한 타당성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앞서 지난달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한전공대 설립을 둘러싸고 교육과 연구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지역개발 공약에 갇힌 논쟁만 이어지고 있다”며 “한전공대 설립을 대학 개혁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무리 대통령 공약이라고 해도 한전공대 설립비용이 6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타당성을 입증해 보이지 않는다면 교육계 안팎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