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영어 유치원보다 영어 잘하는 부모?
입력 2019.08.13 14:05
  • '관찰 예능'이 대세입니다. 특히 익숙하면서도 낯선 '스타의 가족'을 관찰하는 예능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요. 최근에는 여기에 '스카이캐슬'의 열풍에 힘입어, 스타가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지, 아이 교육법을 관찰하는 예능까지 생겼습니다.

    이 프로를 보던 중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프로에 출연한 여배우 김가연 님은 늦둥이에게만 한우를 먹일 정도로 막내에게 특히 신경을 씁니다. 이분의 영어 공부법이 흥미로웠습니다.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건 물론, 직접 영어 공부를 해서 아이와 영어 공부를 함께 하고 있던 겁니다. 같이 영어를 공부하면 아이가 더 즐겁게 공부를 한다는 거죠. 이는 맞는 말일까요?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이 궁금했던 스티븐 레빗 시카고 대학교 교수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이를 통해 부모에 어떤 속성이 아이의 학교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습니다.

  •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괴짜경제학'
  • 부모의 교육 수준,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 엄마가 첫 아이를 출산한 나이, 아이의 부모가 영어를 쓰든지 여부, 부모의 학부모회 활동 여부, 집의 책 숫자, 출생 당시 몸무게, 입양 여부. 이렇게 8가지 요소가 성적과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상관관계가 없던 요소도 있었습니다. 온전한 가족 구성원, 최근 좋은 환경으로의 이사, 엄마가 직접 아이를 길렀는지 여부, 박물관 견학, 부모의 체벌,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는지 여부, TV 시청 여부는 성적과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아이의 성적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여부고, 영향이 없는 부분은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는 일이라고 레빗 교수는 요약했습니다. 레빗 교수에 따르면 당신이 부모에게 '무엇을 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가 가장 중요하지요. 이런 연구 결과는 우리의 선입견과 결이 다르기에, 이를 증명하는 데이터로 근거를 만들지 않는 한 믿기 어렵습니다.

    최근,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려는 부모가 많습니다. 영어 교육뿐 아니라,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욕심 덕분이겠지요. 하지만 이는 스티븐 레빗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전형적인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일'입니다. 이에 따르면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거지요.

    레빗 교수의 연구에 따르자면 더 효과적인 길은 '부모 표 영어 공부'입니다. 김가연 님이 그랬듯, 아이와 함께 영어 공부를 하는 거죠. 아이와 가장 시간 시간을 많이 보내는 양육자가 영어를 배우고, 영어를 잘한다면 자연스럽게 아이도 영어를 익히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비싼 교육 서비스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진짜 해답은 사교육보다 돈은 덜 들지만, 더 어려운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부모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 말이죠. 정말 효과적인 공부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하는 스티븐 레빗 교수의 데이터에 관심을 가져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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