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취업률 하락에도 … 일부 학부모 기대는 ‘여전’
입력 2019.06.18 18:28
-18일 성동공고서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특성화고 진학설명회’ 열려
  • 18일 성동공고에서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특성화고 진학설명회에는 270여명의 학부모가 참석했다. / 최예지 기자
  • “지원 기회는 몇 번이나 있죠?” “한 번에 한 학교만 지원할 수 있나요?”

    연이은 취업률 하락으로 특성화고 위기론이 커지고 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여전히 특성화고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특성화고에 진학하면 자녀가 일찍이 적성을 찾아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뒀다.

    18일 서울시교육청이 성동공업고등학교에서 개최한 2차 특성화고 진학설명회에는 학부모 270여명이 참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차 진학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좌석 350석을 마련했지만 뜻밖에 500여명이 몰렸다. 이 때문에 예정에 없던 2차 진학설명회까지 개최했다.

    최근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률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017년 54.7%, 2018년 45.4%에 이어 올해는 37%로 낮아졌다. 산업현장의 전문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취지의 특성화고지만, 10명 중 4명 정도만 졸업 후 곧장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모인 학부모들은 취업률 하락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김영란(45)씨는 “(특성화고) 취업률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최근엔 고학력자도 취업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적성을 살려 빨리 취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정성준(가명·43)씨는 “특성화고는 졸업 후 전공에 따라 즉시 취업할 가능성이 높아서 자녀의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선주(가명·53)씨는 “아들이 만화나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특성화고에 진학하면 대학을 진학하는 것보다 일찍 적성에 맞춰 진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송명희(43)씨는 “현장실습과 같은 교육과정으로 실무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취업률 하락보다 더 걱정하는 것은 특성화고에 대한 차별 어린 시선이다. 김씨는 “여전히 특성화고를 일반고보다 열등하게 보는 사회적인 인식이 남아있다”며 “특성화고에 진학하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질까 염려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어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 좀더 쉽게 특성화고 진학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학업 수준에 대한 염려도 있다. 특성화고는 특별전형인 미래인재전형으로는 성적을 보지 않고 자기소개서 평가와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선발 비율도 높다. 예컨대 설명회가 열린 성동공고는 올해 입학정원의 63.4%를 미래인재전형으로 뽑았다.

    최근 특성화고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한 것도 학업 수준이 낮은 학생이 대거 입학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서울 70개 특성화고 중 38곳이 미달됐다. 강씨는 “또래 집단의 학업 수준이 낮아 아이 또한 공부를 게을리 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성화고 원서접수는 오는 11월 시작한다. 특별전형, 일반전형, 추가모집 등 세 차례 지원할 수 있다. 각 전형별로 한 개의 학교만 지원할 수 있고, 한 학교 내에서 여러 전공을 동시에 지원하는 게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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