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교실혁신 이루려면…“문제 해결하는 프로젝트 수업 확산해야”
입력 2019.06.17 17:46
-17일 오후 3시 서울시교육청 주최 ‘교실혁신 대포럼’ 열려
-“교사는 ‘학습 코디네이터’로서 전문성 갖춰야”
  • 17일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디노체컨벤션에서 열린 초3~6 교사 대상 '교실혁신 대포럼'에서 김창환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 발제를 하고 있다. /오푸름 기자
  • “지난달, 인공지능(AI)이 일본의 1차 사법시험 단답형 문제 60%의 정답을 예측해 합격선에 들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풀 수 있는 로봇도 곧 나올 거에요. 미래의 교육환경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겁니다.” (김창환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17일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디노체컨벤션에서 초등 3~6학년 교사를 대상으로 한 ‘우리가 꿈꾸는 교실’ 교실혁신 대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에 연사로 나선 교육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학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연이어 던졌다. 이날 열린 포럼은 서울시교육청이 교육감 2기 정책으로 추진해온 ‘우리가 꿈꾸는 교실’을 발전시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우리가 꿈꾸는 교실’은 초등 3~6학년을 대상으로 창의지성과 감성(예술·문학·자연·시민감성)을 증진하기 위한 학생참여선택활동, 협력적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는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을 실천하는 교육과정으로, 현재 3298학급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김 연구위원은 미래의 교육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AI 의사와 변호사가 등장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끊임없이 발전해왔다”며 “이러한 기술의 변화에 따라 미래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의 개념은 지식전달에서 역량개발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래 필수 역량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창의성과 협력”이라면서도 “현재의 교육시스템에서는 협동보다 경쟁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수준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교육 전문가들은 창의성과 협력을 키우기 위한 미래지향적 교실 혁신의 주체로 ‘학생’을 내세웠다. 특히 초등 3~6학년 학생들이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임을 고려해 미래지향적 교실혁신을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 초등 3~6학년 학생들은 글보다 이미지와 영상을 통해 정보를 접하고, 온종일 SNS로 연결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며 “최근에는 가상(증강)세계와 인공지능이 더해지면서 이들이 살아가는 생활의 범위는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학생들의 생활을 고려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부 세션의 발제자인 윤수경 공진초 수석교사는 “디지털네이티브 세대를 둘러싼 교육 3.0시대에는 사회 구성원들 간 상호작용 속에서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교육의 생산자와 전달자가 될 수 있다”며 “교사는 새 시대에 맞게 학생의 성장을 위한 ‘교육 경험’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윤 교사는 “학생이 주도적으로 배움의 목표를 세우고 이끌어가는 협력적 팀 프로젝트 등을 최우선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이수영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교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통해 실제 상황이나 스토리를 곁들여 큰 맥락 속에서 지식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가르쳐야 한다”면서도 “그동안 이러한 방식이 교육현장에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많은 학교에서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럼에서는 프로젝트 수업을 기획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됐다. “프로젝트 학습에서 학생들은 질문이나 제안 형태로 제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을 계획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지식과 기능 등을 학습하며 역량을 키워나갑니다. 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교과서 단원과 활동에서 공통된 주제를 뽑아 학생들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맥락을 구상합니다. 가령, 우리 학교에서 불편한 시설을 찾아 개선하거나 길고양이를 보호해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주제를 제시해주는 거죠. 더 나아가 매일 뉴스에 나오는 사회적 이슈를 수업 아이디어로 연결하거나 장애인의 날, 독도의 날 등 계기교육과 연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악기와 운동, 미술 등 교사가 지닌 다양한 취미활동을 프로젝트 수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김권형 양명초 교사)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학생이 중심이 되는 프로젝트가 활성화되기까지 교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미래의 교사 역할에 대한 유럽공동체의 전망에 따르면, 2030년의 교사들은 학습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보단 ‘학습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자신의 전공 교과를 넘어 다른 영역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교사들이 전문성을 계발하기 위해 교사 간 학습공동체를 꾸려 교육과 수업 계획, 창의적 사고 교육 방법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 초3~6 교사 대상 '교실혁신 대포럼'에서 교사 간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오푸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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