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분야 여성 비중 낮아 … 관련 교육 강화해야”
입력 2019.05.17 12:20
- 17일 국회서 'AI시대 여성IT 전사를 키워라' 토론회 열려
  •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과 국회4차산업혁명 포럼에서 주최한 'AI시대 여성IT 전사를 키워라'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여성 IT인재와 관계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최예지 기자
  • “4차 산업혁명에서 필요한 소프트파워는 여성 특유의 자질이기 때문에, 지금이 여성 인재에게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공학계열에서 성별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유명희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여성 IT 인재들이 업계에서 성별 격차를 토로하며 인재 양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과 국회4차 산업혁명 포럼에서 주최한 'AI시대 여성IT 전사를 키워라'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다.

    IT분야에 진출하는 여성 인재의 비중이 낮은 것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현실이다. 글로벌 구인구직 사이트 링크드인에 따르면, 작년 AI전문가 중 여성은 22%에 불과했다. 구글의 2018년 다양성 보고서는 사내 여성의 비율이 30.9%라고 밝혔다. 여성 임원의 비율은 25.5%, 여성 엔지니어의 비율은 20% 내외로 더 낮았다. 페이스북의 2018년 다양성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여성의 비율은 36.3%였으며, 고위직과 여성엔지니어 비율은 증가한 수치임에도 30%와 22%에 그쳤다.

    특히 우리나라는 심각성이 더 크다. 교육통계와 과기부 ICT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 여성 인력은 ICT와 SW분야에서 낮게 나타났다. 여성종사자의 비중은 전체 42.5%인 반면, 해당 분야는 각각 28.9%와 21.6%였다. 여성 CEO의 경우 비율은 더 낮아져 전체 평균은 9.5%, ICT 분야는 3%, SW분야는 8%에 머물렀다. 지은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통계동향연구실장은 “분야 내에서도 격차가 있다”며 “여성 AI 인재 직군은 사서, 데이터 분석가, 교사 등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여성 인재 부족에는 공과계열 교육 참여가 적은 게 한가지 이유로 꼽힌다. 한국교육개발원에 의하면, 전국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학계열로 입학하는 여학생의 비율은 학부 25.3%, 석사 21.3%, 박사 17.1%에 그쳤다. 졸업생의 비율은 더 낮아져 학사 22.4%, 석사 19.8%, 박사 13.4%였다. 임혜숙 이화여대 엘텍공과대학 학장은 “교원 구성도 마찬가지”라며 “자연계열의 경우 여자 전임교수가 30%가량이라면, 공학계열은 5.7%에 불과하다”고 했다.

    일터에서 성별격차를 불러오는 남성중심적 문화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김효정 아마존웹서비스 상무 또한 “점점 회사 내에서 여성 전문가로 일하는 게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현경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은 “투자를 받으려 하면 여성기업에 대한 낮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성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IT 여성 인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특히 고등학교부터 파이프라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문수복 카이스트 학술문화원 원장은 “현재 IT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 비중이 대학 졸업자 비율보다 많은 20%라는 얘기는 조금 배우고도 일자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이라며 “고등학교때부터 IT 여성 인재를 양성하면 여성의 업계 참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여성이 IT업계에서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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