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에 488억원 들여 ‘미래교육테마파크’ 짓는다는데…
입력 2019.04.11 10:00
- 미래학교와 교실을 구현한 대규모 체험형 시설
- 경남과학교육원, 수학문화관, 창원과학체험관 등 비슷한 시설 있어
  • 미래교육테마파크 조감도 / 경남도교육청 제공
  • 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의 1호 공약인 ‘미래교육테마파크’가 2022년 3월 경상남도 의령에 개관할 예정이다. 미래학교와 교실을 구현한 대규모 체험형 시설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존 시설과 큰 차이가 없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 미래학교, 교실 체험공간 … 설립 비용 488억원

    미래교육테마파크는 융·복합 체험 교실, 미래교육 실습 체험실, 교육과정 체험 미래교실, 창작 체험 교실, 미래 학교 놀이터 등으로 구성한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AI, 드론, 3D, 로봇 등 각종 신기술을 경험할 수 있을 예정이다. 건축면적 1만9000㎡, 지상 2층 규모로 신축한다.

    특히 지역에서는 거는 기대가 크다. 경남도교육청과 더불어 시설이 위치할 의령군에서는 미래교육테마파크 행정을 전담할 팀을 별도로 조직해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남영 경남 의령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미래교육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젊은 층 인구도 유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립에 필요한 비용은 488억원. 경남도교육청에서 80%, 의령군에서 20%를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경남도교육청이 시설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경남도의회측은 예상했다. 

    ◇ 경남과학교육원 등 이미 비슷한 시설 있어

    큰 규모의 사업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남에는 이미 체험형 교육 시설이 자리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영제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은 관련 공청회에서 “미래교육테마파크가 기존 시설과 유사하지 않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경남도교육청이 2012년 진주에 개관한 경남과학교육원이 대표적이다. 지상 5층으로 이뤄진 시설에서 학생들은 과학을 체험하며 배운다. 만들기 활동을 할 수 있는 스마트 교육실 등을 구축했다. 이 외에도 경남도교육청이 작년 창원에 문을 연 수학문화관, 창원시가 운영하는 창원과학체험관이 있다. 수학문학관은 체험으로 수학을 배울 수 있는 수학 어드벤처관을 비롯해 체험탐구관 등으로 구성했다. 창원과학체험관에는 유비쿼터스 교육 환경을 구현한 디지털 교육 체험관 등이 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기관과 역할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융합교육을 위해서는 별도의 기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의 수학문화관과 창원과학체험관도 수학·과학과 정보를 융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문화관의 ‘SW교육체험실’과 ‘SW 학교체험 프로그램’, ‘SW 가족 프로그램’ 프로그램과 창원과학체험관 내 메이커스튜디오의 코딩, 3D 프린터 교육이 대표적이다.

    또한 미래 교육 환경을 학교 밖에 구축하는 게 타당하냐는 목소리도 있다. 심광보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외부) 건물과 시설을 짓는 것보다 각 학교에서 미래교육을 대비하고 여건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조완영 충북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규모와 같이 외형적이고 형식적인 측면보다 학교교육과의 연결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치도 이용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타당성 연구 용역을 수행한 서유석 창원대 건축학부 교수는 “입지로 의령군이 부지와 시설비를 지원하겠다고 해 최종 선정됐는데, 이용자 입장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의령은 진주, 창원, 양산 등 경남에 위치한 다른 도시에서 차로 약 30분 이상 걸리는 지역이다.

    한편, 미래교육테마파크 사업 진행 여부에 영향을 미칠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 결과는 이달 중순 발표된다.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