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교육계 10대 뉴스 上]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등
입력 2018.12.27 09:57
-2022학년도 정시모집에선 수능 위주 전형 확대
-딸들에게 시험 문제 유출한 혐의 받는 숙명여고 교원, 결국 파면
  • 지난 8월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는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조선일보 DB
  •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한해였다. 올해 교육계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잇따른 스쿨미투 등으로 연일 시끄러웠다. 이중 학생과 학부모에게 유독 관심을 받았던 ‘10대 뉴스’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2022학년도 대입에선 수능 위주 정시 비중 확대

    2018년 교육 분야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대입제도 개편이었다. 교육부는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적용될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을 지난 8월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 확대 ▲수학과 탐구 영역의 문·이과 구분 폐지 ▲제2외국어와 한문 절대 평가 전환 등이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수능을 위주로 한 정시모집 비중은 현행(2019학년도 기준) 약 20%에서 2022학년도에는 30% 이상으로 늘어난다. 수학의 경우 공통과목(수학I, 수학II)과 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택1) 시험을 치르도록 한다. 탐구 영역에서는 사회 9개, 과학 8개 등 총 17개 과목 가운데 학생들이 원하는 2개 과목을 선택, 시험을 보게 할 예정이다. 이밖에 개편안에는 제2외국어와 한문을 절대 평가로 전환하고, 국어·수학·탐구 영역은 기존처럼 상대 평가를 유지한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 숙명여고의 쌍둥이 자매가 시험 전 알게 된 문제의 정답을 메모한 흔적./수서경찰서 제공


  • ◇“내신 못 믿겠다” 학생·학부모 불신 키운 숙명여고 사건

    ‘서울 숙명여고에 근무하는 교무부장 A씨의 쌍둥이 딸들(숙명여고 재학생)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나란히 문·이과 1등을 했다. 일년 전만 해도 중하위권이었던 두 학생의 성적이 갑자기 오른 게 수상하다.’

    8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A씨는 “딸들이 하루 4시간도 자지 않고 공부해 이룬 성과”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경찰 수사가 이뤄졌고 A씨는 다섯 차례에 걸쳐 교내 정기고사 문제와 답안을 자녀들에게 알려준 혐의로 11월 구속 기소됐다. 숙명여고는 쌍둥이 자매를 퇴학시키고, A씨를 파면했다.

    교육부는 내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을 없애고 ‘제2의 숙명여고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내년에 부모와 자녀를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를 도입한다. 시험지 유출 등 교육 비리를 저지른 교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계획이다.

    ◇대학별 ‘성적표’ 준 대학기본역량진단

    올 9월 국내 323개 대학은 저마다의 ‘성적표’를 받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내놓은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였다. 교육부는 교육 여건과 대학 운영의 건전성 등을 평가해 대학을 ▲자율개선대학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분류했다.

    자율개선대학으로 뽑힌 대학은 진단 대상 대학의 64%인 207교다. 역량강화대학과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이름을 올린 대학은 각각 66교, 20교다. 이들 86개 교는 정부로부터 정원 감축을 권고받았다. 재정지원제한대학의 경우 재정 지원도 일부 또는 전면 제한된다. 진단 결과에 따른 정원 감축 권고 이행, 재정 지원 제한은 내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적용된다.

    이번 평가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고등교육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대학 살생부’라는 평가도 나온다. 역량강화대학이나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분류될 경우, 구조 조정의 압박을 받을 뿐 아니라 부실 대학으로 낙인 찍힌 탓에 신입생에게도 외면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 수장 김상곤에서 유은혜로

    지난 10월 2일, 교육부의 수장이 유은혜로 바뀌었다. 유 장관은 여성으로서는 역대 최초의 사회부총리이자 세 번째 교육부 장관이다. 이전에 교육부를 이끌었던 김상곤 전 장관은 대입제도 개편 과정에서 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 등으로 취임 1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유 장관은 2004년 1월에 열린우리당 공채 1기로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경기 고양 일산동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며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국회부터 올해까지 7년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현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교육 분야의 전문성을 키웠다. 그는 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인 ‘고교 무상 교육’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힘쓰고 있다. 오는 2020년이었던 고교 무상 교육 도입 시기를 1년 앞당겨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사고와 일반고 처음으로 동시에 신입생 모집

    고등학교 신입생 모집은 전기(8∼12월 초)와 후기(12월부터 이듬해 2월 초까지)로 나눠 진행된다. 기존에 과학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마이스터고 등을 포함한 특수목적고와 특성화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는 전기에, 일반고와 자율형공립고는 후기에 신입생을 뽑았다.

    올해는 달랐다. 교육부는 2018년 하반기부터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학생을 모집하도록 했다. 이들 학교가 우수한 학생을 선점해 고교 서열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이러한 여파로 과천외고와 김포외고 등 일부 학교에서는 정원 미달 사태가 나타났다. 다만 서울시내 명문 외고의 인기는 여전했다. 대일·명덕·한영외고의 경쟁률은 2대1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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