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의 미래는 맞춤형 교육”…기존 교육 한계 극복할까
입력 2018.07.14 16:55
- 14일 코엑스에서 ‘에듀클라우드 월드 콘퍼런스 2018’ 열려
  •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에듀클라우드 월드 컨퍼런스 2018’에서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이 '에듀테크의 현장 적용 가능성 탐색'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최예지 기자
  • “에듀테크가 올바르게 발전한다면 ‘학생의 역량 수준에 맞춘 완벽학습’을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에듀클라우드가 주관해 14일 코엑스에서 열린 ‘에듀클라우드 월드 콘퍼런스 2018’에서다. 이 자리에 모인 국내외 에듀테크 관계자, 교사, 공공기관 담당자 등은 에듀테크(EduTech)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교육이 사회 변화에 걸맞게 달라지는 데, 에듀테크가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은 ‘에듀테크의 현장 적용 가능성 탐색’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교육은 오랜 시간 산업화 시대의 표준화 교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에듀테크로 인해 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지는 등 고도화된 기술로 표준화 교육을 개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다. 한 원장은 블룸의 신분류법(Bloom's Revised Taxonomy)을 인용해 “우리는 낮은 단계의 사고력에 해당하는 암기, 이해, 적용 수준의 교육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맞춤형 교육으로) 분석력이나 창의력 같은 고차원의 사고를 함양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세계 유수 기업에서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로봇도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의 개발사로 잘 알려진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숀 시(Shawn Shi) 아시아총괄 수석은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인 나오(Nao)는 특수 교육을 지원할 수 있다”며 “자폐증상이 있는 아이를 나오를 활용해 교육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여러 국가에서 추진 중”이라 밝혔다. 그는 “자폐아는 교사나 부모보다 상대적으로 휴머노이드와 더 편히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연스러운 소통을 이끌어 낸다는 휴머노이드의 장점을 활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빅데이터는 단연 맞춤형 교육을 이끄는 핵심 기술이다. 머신러닝·인공지능 선도 기업인 키드앱티브의 김민우 아시아총괄 대표는 “빅데이터로 아이의 학습 상태를 개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며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평균적으로 15초에 푸는 문제를 한 아이가 1초 만에 맞췄다면 ‘찍은 문제’, 비슷한 역량의 아이들이 90% 이상 맞춘 문제를 틀렸다면 ‘맞출 수 있지만 틀린 문제’로 밝혀내는 식이다. 또한 과목을 교차 분석한다면, 수학 서술형 시험에서 수학 역량이 아닌 ‘문제 독해력’이 부족해 문제를 틀린 아이도 찾아낼 수 있다. 김 대표는 “교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알면 학생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구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에듀테크 기반의 맞춤형 교육서비스는 정책으로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철기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미래교육혁신부장은 ‘ICT연계 맞춤형 교육서비스’ 주제의 발표에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로드맵에 따라 2019년 말쯤에는 ‘적용형 학습분석’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학습자의 수준을 진단해 그에 따른 학습 자원을 추천하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학생별로 로그인, 검색, 필기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로 학습활동 현황을 분석한 다음 교사와 학생에게 교과 흥미도 등 학습역량 또는 학습 성향을 제공하는 형태다. 2020년 이후로는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으로도 나아갈 예정이다.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되도록 많이 축적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 대표는 “교육현장에서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해 효과를 거두려면, 미리 충분한 데이터가 모아져야 한다”며 “에듀테크 전문가라면 미래에 관심을 기울이며 데이터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될 학습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외처럼 개인정보의 비식별화를 위한 법제화도 고려해볼만하다고 말한다.

  • 특수교육에 활용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 / 최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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