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운영과정서 외압 논란
입력 2018.07.11 15:31
- 자문단체 일부 ‘숙려제 내실화 위해 교육부 외압 차단해야’ 공동입장문
- “교육부 시안 지속적 안내·고찰시켰다” 문제제기
- “교육부 시안 및 설문조사 나열된 ‘의견서’ 수준 숙의 결과 내놓을 듯” 주장
  •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방안과 관련 시민정책참여단 운영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단체들이 교육부가 숙려제 운영과정에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고 항의하고 나섰다.
  • 교육부가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1호 안건인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을 위한 숙의 결과를 12일 발표하는 가운데 쟁점 항목에 대해 ‘안내’ 형태를 빌어 교육부 입장을 밀어붙이는 등 교육부 시안 중심으로 논의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실천교육교사모임·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등 그간 권고안 도출에 참관한 ‘이해관계자·전문가 자문위원회’ 중 일부 단체는 이 같은 내용의 ‘숙려제 내실화 위해 교육부 외압 차단해야’라는 공동입장문을 내놨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교육부는 정책숙려제 위탁기관(여론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과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에 이미 위임한 사항임에도 숙려제 운영과정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학생부 공정성 제고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개인봉사활동 실적’ 반영 문제나 자문위 전원이 합의한 유일한 주제인 ‘누가기록’ 문제에 대해서는 숙의과정에서 기타안건으로 다뤄져 토의시간 자체가 거의 배당되지 않았다”고 했다.

    게다가 이들은 교육부가 ‘안내’의 형태를 빌어 교육부 시안 및 입장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 관계자는 “2차 숙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민정책참여단에 쟁점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기 전, 교육부 담당자가 안내의 명목으로 교육부 입장을 우회적으로 알렸다”며 “이에 문제제기로 안내가 중단됐지만 이런 일 자체가 숙려 결과를 교육부의 시안 쪽으로 유도하려는 개입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자문위원들의 주장이 지속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들은 “여러 자문위원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교육부의 의견대로 부실한 온-교육 설문결과 제공이 강행됐다”며 “이 설문 결과는 핵심 이슈 관련 설문 문항 자체가 어렵고, 모호하게 표현돼 있어 설문의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이 같은 절차상의 문제로 단순 설문의 투표 결과만 나열된 ‘의견서’ 수준의 숙의 결과가 12일 발표될 것이라 내다봤다. 공동발표단체장 중 한 명은 “그간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정책 모니터링단 설문조사와 두 차례의 열린 토론회, 시민정책참여단의 숙의가 진행됐다. 그럼에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뚜렷한 권고안을 도출하지 못했다”면서 “이 같은 피로한 과정으로 인해 설문조사 결과만 나열된 숙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최성부 교육부 혁신행정담당과장은 “외압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하며  “예정대로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 때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 숙의 결과) 발표할 것”이라 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4월 11일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 시안’을 통해 수상경력, 진로희망사항 등을 삭제하고 방과후학교와 자율동아리 활동을 기재하지 않을 것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봉사활동 특기사항을 기재하지 않으며,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의 특기사항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 교사의 서술평가 글자 수도 크게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 학생부 개선을 위한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1차 숙의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에 걸쳐 열렸다. / 교육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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