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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이야기 ⑦] NASA의 연말분위기

김성완 서울대학교 의공학과 교수(전 NASA 책임연구원) 입력 : 2016/12/29 14:28

오늘은 2016년도 며칠 남지 않았으니 미국 연구소의 연말 행사 분위기를 말씀드리고, 덧붙여 새해를 맞이해 지도자의 자세로 NASA 매니저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NASA 연구소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 보잉(Boeing) 연구소에 있었을 때에도 12월 중순 이후 2~3주간은 가족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조용히 즐기고 휴식을 취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연말 행사로는 오후 4시경 가볍게 칵테일파티를 하다가 8시 이전에 마무리하는 식이었죠. NASA에서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 파티에 많은 기대를 하고 참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농담이지만 혹시 외계인이 초청돼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죠. 당일 회비로 5달러(한국 돈 6천원 정도)를 모았습니다. 저는 혹시 첫 참석이기 때문에 회비를 감면해 주는 것은 아닌지, 혹시 NASA로부터 송년 파티 지원금이 있는지 궁금해하면서도, 가는 길에 가게에서 주류를 좀 사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데 행사에서는 모든 비용을 각자 나눠 부담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리고 행사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외부 행사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본인들의 시간을 투자해, 한 달 전부터 준비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국민의 세금을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곳에는 안 쓴다는 것과 본인들의 파티 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는 철학이었죠. 주류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본인과 동료가 마실 만큼 BYOB(Bring Your Own Beer) 또는 BYOD(Bring Your Own Drink) 라는 방식으로 각자 준비해 옵니다. 저도 한국 맥주를 가져가곤 했는데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재미없게 노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사전에 준비된 행사 일정이 없더라도 모두 함께 즐겁게 대화하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그런 모습입니다.

첫해가 지난 다음해부터 저는 ‘밥’ 담당을 자처해 10여 년 동안 제가 소속된 부서에서 행해지는 여러 종류의 파티(봄ㆍ여름ㆍ가을 소풍, 핼러윈 파티 등)때에 전기밥솥으로 30여 인분의 밥을 준비해 가곤 했습니다. 미국 쌀은 한국 쌀과 달라서 제가 해 준 밥을 먹으면서 동료는 “Wonderful!”, “Sticky rice is great!” 라고 말할 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곤 했습니다. 제가 NASA 연구소를 떠나기로 했을 때, 동료가 ‘Sticky Rice’(찰기가 있는 밥)를 어떻게 먹을 수 있느냐고 문의해서, 가지고 있던 전기밥솥 2개를 기증하고 밥 짓는 법 등을 알려줬습니다. 아무튼 제 나름대로 겪어본 바로는, 미국의 연말은 실속 있고 의미 있으며 풍요롭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NASA 매니저들은 어떤 인성을 갖고 있을까요? 물론 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소속원들이 서로 기대하고 바라는 그리고 매니저들이 노력하려는 부분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일단 보스(Boss)와 리더(Leader)는 같은 것 같지만,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매니저들은 보스를 지양하고 리더를 지향합니다. 그럼 보스와 리더는 어떻게 다를까요? 구글에 있는 아래 두 그림을 보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구글)


(사진=구글)

저도 NASA 매니저 교육을 받을 당시 “Take Blame & Pass Credit!” (책임질 일은 내가 지고, 공은 함께 일한 동료에 돌린다)을 실천하려고 노력했고, 또 실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한 과제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돼 새로운 팀을 구성할 때, 저와 함께 일했던 동료는 저와 다시 일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었죠. 한국에 돌아오니, 너무 많은 사람이 특히 상위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이와는 반대로 행동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Take Credit & Pass Blame!” (공은 자신이 챙기고 & 책임은 전가한다)하는 것처럼 보였죠. 리더보다는 서로 보스가 되려고 하니 미래가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앞으로 좋은 리더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는 처해 있는 상황에서 상급자로 여기는 분들을 위와 같은 기준으로 보면 좋은 지도자인지, 즉 따라야 할 지도자인지 아니면 따라서는 안 될 지도자인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해봅니다.

이제 며칠 안 남은 2016년 마무리 잘하시고, 2017년을 뜻깊게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3개월 동안 본 연재 기사에 관심을 보여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오며, 칼럼은 겨울 방학기간에는 잠시 쉬고, 3월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