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도전하며 사는 ‘멋진 엄마’ 되고파”
입력 2016.12.29 11:31
[사업·육아 동시에 잡은 ‘원더우맘’] ⑥ 신지현 마이셀럽스 대표
  • 신지현 대표. /마이셀럽스 제공
  • “누구나 인정하는 대기업 직장을 포기하고 사업가로 시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먼 훗날 아이들에게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도전하며 살아온 ‘자랑스러운 엄마’로 기억될 수 있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신지현(33) 마이셀럽스 대표는 2009년부터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무선사업부 브랜드전략수립부서(CMO)에서 일해오다, 지난해 6월 돌연 사표를 냈다. 애사심이 강하고 업무에서도 인정받아온 그가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기까지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안정적인 대기업을 포기하고 스타트업이라는 도전을 택한 신 대표는 “사업의 콘셉트를 잡고 구성원을 꾸리는 과정에서 합류 제안을 받게 됐는데, 회사의 철학과 사업모델, 비전이 명확하다 느껴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이런 결정엔 가족들의 지지도 한몫했다. 특히 남편의 역할이 컸다. 신 대표는 사업을 제안받은 날 저녁에 남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차분히 이야기했다. 당시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던 남편은 얘기를 쭉 듣고는 그의 결정을 존중해줬다.

    “처음에는 남편에게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 다니는 회사에 충실하겠다’고 말했어요. 잠시 생각하던 남편은 제가 정말 원하는 일이라면 열심히 해보라며 격려해줬죠. 지금은 남편이 저보다 더 많은 살림과 육아를 맡고 있어요. 출근 전 청소나 빨래 등 집안일을 도와주거나 아이들 유치원 등∙하원 준비도 도맡아 해주는 등 많은 부분에서 큰 힘이 돼요.”

    아이들 역시 엄마의 변화에 잘 적응해줬다. 신 대표는 김태호(6)군과 태윤(4)군, 두 아이의 엄마다. 사업을 시작한 후로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아이들에게만큼은 늘 에너지 넘치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한다. 신 대표는 “단 한 번도 아이들 앞에서 회사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불안한 감정을 내비친 적이 없다”고 귀띔했다.

    “아이들에게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했어요. 예컨대, ‘오늘은 외국인 친구들이 회사로 놀러 와서 엄마가 하는 일들을 설명해줬어’라는 식으로 제가 하는 업무를 쉽게 풀어 설명해줘요. 아이들도 이젠 먼저 ‘전 오늘 유치원에서 노래 불렀어요, 엄마는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어요?’라고 물어요. 아이들이 제가 하는 일을 늘 궁금해하고, 일하는 엄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고마워요.”

    신 대표는 아이들에게 그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 신 대표가 운영하는 마이셀럽스(www.mycelebs.com)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 취향 검색 서비스로, 검색하려는 대상에 대한 정확한 명칭을 몰라도 검색할 수 있다. 미술, 스타, 영화, 웹툰 등을 유형별로 검색할 수 있다. 신 대표는 이 서비스를 통해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며 엄마가 하는 일을 설명해준다.

    “아이들 숙제 중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 그려오기’가 있었는데, 제가 운영하는 취향 검색 사이트를 활용해 아이들이 직접 좋아하는 그림을 찾을 수 있도록 했어요. 예를 들면, ‘활기찬’ 느낌에, ‘동물’이 나오는, ‘따뜻한’ 질감의 그림을 찾는 식으로요. 이렇게 찾은 그림은 아이들의 기억에도 더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취향을 정확히 알게 되니, 아이들의 성격과 성향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또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도 엄마가 회사에서 무엇을 만들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더 명확하게 알게 됐고요.”

    신 대표의 앞으로의 꿈은 ‘멋진 엄마’가 되는 것이다. 신 대표가 생각하는 ‘멋진 엄마’란, 성공한 사업가 엄마가 아닌 아이들의 의견을 늘 존중해주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든든한 방패막이가 돼주는 엄마다. 그는 이런 다짐이 모든 순간 더욱 노력하게 하는 힘이 된다고 했다. 신 대표는 “아이들이 사춘기가 돼 고민거리가 생겼을 때 ‘우리 엄마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입을 닫아버리기보단, 가장 신뢰하는 조언자로 엄마를 생각해주면 좋겠다”며 “아이들 스스로 고민을 터놓고 해결책을 구할 수 있는 ‘멋진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대표로서, 엄마로서 항상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 신지현 마이셀럽스 대표 제공
  • 신지현 마이셀럽스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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