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입시

“활시위 당기니 학창시절 잊지 못할 재미가 꽂혔어요”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입력 : 2016/12/14 11:09

[찾아라! 고교 명문 동아리] ⑥ 서울 중앙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CAO'

서울 중앙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의 양궁 동아리, 'CAO'(Chung-ang Archery Organization)

대입(大入) 학생부 종합전형의 확대로 고교 동아리에 가입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실습 중심 체험학습이 학교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고, 대입에선 '전공적합도'를 보여주는 스펙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조선에듀는 재미·스펙·경험 3박자를 고루 갖춘 각 학교의 '명문 동아리'를 만나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여섯 번째 주인공은 서울 중앙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의 양궁 동아리, 'CAO'(Chung-ang Archery Organization)다. 

“10·10·10(텐·텐·텐)! 1세트에서 6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꽂아넣는 거 보셨어요? 안정된 자세와 시위를 당기는 힘, 놀라운 집중력, 정말 모든 것이 완벽했어요.” 신입생 때부터 CAO에서 활동해 온 정호원(2학년)군은 지난 8월 7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과 미국의 양궁 남자 단체 금메달 결정전을 잊을 수 없다. 이날 한국은 미국을 6-0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정 군은 “동아리를 통해 양궁을 배우면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연습했는지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양궁을 더 열심히 배우고 싶다는 의욕이 샘솟았다”고 했다.

2011년부터 이어온 CAO는 양궁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양궁의 기본을 배우는 동아리다. 서울 청소년 동아리 연맹의 지원으로 활과 화살, 암가드(Armguard;손목 보호대) 등 최소한의 장비를 갖춰 활동하고 있다. CAO는 성별의 구분 없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현재 여학생 9명, 남학생 11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동아리 부장을 맡은 이윤종(2학년)군은 “동아리 구성원 중 99%가 활을 처음 잡아 보는 친구들”이라며 “외부 코치와 2학년 선배의 지도를 받아 활동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태도와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평소 접하기 힘든 양궁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동아리에 가입한 친구들이 많아요. 활시위를 입술에 닿을 때까지 당기는 팽팽한 느낌과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짜릿해요.”

CAO 학생들이 양궁 연습을 하고 있다.

CAO는 2~3주에 한 번 2시간 동안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실내나 사람이 붐비는 교외에서는 활을 쏘기 힘들기 때문에 교내 등나무 옆 풀숲에서 거리가 각기 다른 양궁과녁판을 설치해 두고 연습한다.

“학기 초에는 외부 코치님이 오셔서 양궁에 필요한 장비와 자세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활을 잡는 방법부터 시위에 화살을 끼우는 법, 쏘는 법 등 여러 가지를 배우죠. 어느 정도 숙련된 후에는 5m, 15m, 20m 등 개별적으로 자신이 쏠 수 있는 거리의 과녁을 향해 활을 쏘며 연습해요.”

동아리원들은 양궁이 학교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공부 시간을 뺏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업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해소시켜주기 때문에 학습 능률도 올랐다는 것이다. 이 군은 “양궁은 활시위를 당길 때의 집중력과 정신력이 승패를 가른다”며 “이런 연습을 통해 학업에서도 목표 의식이 생기고 꾸준히 집중해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했다.

자세도 곧아졌다. 양궁은 허리를 곧게 피고 어깨 근육을 사용해 활시위를 당겨야 과녁에 정확히 화살을 꽂을 수 있다. 정 군은 운동을 시작하며 구부정했던 자세가 펴지고 팔의 힘이 생겼다고 한다.

“보기엔 쉬워 보여도 허리를 쭉 펴고 팔을 일직선으로 유지한 채 활 시위를 당기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바른 자세로 늘 연습하다보니 자연스레 일상생활에서도 자세가 곧아졌어요.”

CAO는 교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년 학교 축제인 ‘가온누리 문화제’에서 일반 학생들에게 양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주최한 아마추어 양궁대회 성인부문에도 참가해 김강산(2학년)군이 4위, 정 군이 5위에 입상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정 군은 “고등학생으로서 경험하기 힘든 큰 무대에도 서보고 우수한 성과까지 거두게 돼 기쁘다”며 “남들이 소위 말하는 ‘스펙’을 넘어 학창시절 잊지 못할 뜻 깊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했다.

앞으로도 CAO 학생들은 양궁을 일시적인 동아리 활동이 아닌 취미로 이어갈 계획이다. 정 군의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양궁에 필요한 각종 장비까지 구입했다.

“고등학생 중에서 양궁 활을 잡아보고 화살을 쏴본 이가 몇 명이나 되겠어요. 용돈을 아껴가며 활과 화살을 구매할 정도로 제 인생에서 CAO 활동은 큰 의미가 됐어요. 제 학창시절 속 양궁은 가장 큰 ‘자랑’으로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