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친구 같은 엄마로 기억되고 싶어요”
입력 2016.12.15 11:29
[사업·자녀교육 동시에 잡은 ‘원더우맘’] ④ 임상아 SANG A 대표
  • 임상아 대표와 딸 올리비아 프롭(Olivia Propp)양
  • “지금까지 학교 발표회, 피아노 콘서트, 체조 대회 등 딸이 참여하는 모든 행사에 하나도 빠짐없이 참석했어요.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가 무언가 이뤄내는 그 순간만큼은 엄마가 옆에 있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90년대 중반 독특한 외모와 빼어난 노래 실력, 세련된 춤 솜씨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가 세계 패션의 중심 뉴욕에서 성공한 디자이너이자 사업가로 돌아왔다. 바로 임상아(43) SANG A 대표다. 성공한 사업가로 잘 알려진 임 대표지만, 집에선 12살 난 딸 올리비아(Olivia Propp)의 한없이 다정한 엄마다. 그는 딸을 위한 일이라면 업무는 잠시 접어두고 열혈 엄마의 본색을 드러낸다. 임 대표는 “아직 아이에게 엄마는 꼭 필요한 존재”라며 “해외 출장이나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아이에게 중요한 날이나 행사가 있을 때면 꼭 옆에 있어준다”고 했다.
     
    사실 임 대표는 지난 2014년 10년간의 결혼생활을 정리했다. 그는 엄마와 아빠 사이를 오가며 생활하는 딸에게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임 대표는 "아이가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시간만큼은 딸에게 온전히 집중해 행복한 기억을 심어주려 노력한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학부모와 담임 선생님이 만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학기초 열리는 Parents Conference(학부모 면담)엔 반드시 참석해요. 아이의 학교생활 이야기도 듣고 엄마가 모르는 문제점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죠. 아무리 사업으로 바쁘다 해도 기본적으로 엄마로서 해야 하는 일엔 적극적인 편이에요.”

  • 임 대표가 딸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Take responsibility for your own words.” 자신이 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뜻이다. 올리비아는 이 말을 혼나는 것보다 더 무섭게 받아들일 정도로 ‘책임’이란 단어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임 대표는 “아이가 아주 어릴 적부터 무언가 요구하거나 결정을 해야 할 때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되, 엄만 네 결정에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그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 객관적으로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아이가 어떤 판단을 내리기 전에 그 행동에 따른 결과를 일러주고 고민할 시간을 줬어요. 예컨대, ‘이 결정엔 이런 장단점이 있어. 일주일만 더 차분히 생각해보고 다시 이야기할까?’ 등이죠. 요즘엔 아이 스스로 ‘일주일 있다가 결정해서 말해줄게.’라고 말할 정도로 많이 자랐어요.”

    임 대표는 딸과 진로에 관련해서도 많은 고민을 나눴다. 올리비아는 6살 때 취미로 기계 체조를 시작해 1년여 만에 선수팀까지 입단했다. 꾸준히 체조 선수로서의 길을 닦아오던 올리비아는 지난해 돌연 체조를 그만두겠다며 폭탄선언을 했다.

    “한 달간 더 고민해 보겠다는 아이의 표정에서 ‘더는 체조의 미련이 없구나’를 직감했어요. 아이가 5년간 이어온 노력이 한순간에 사라진다는 사실이 엄마로서 가슴이 아팠죠. 그 열정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아이가 집에서 나풀나풀 춤을 추며 다니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저도 어려서부터 춤을 배워 온 덕에 아이가 무용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았죠. 체조를 통해 잘 다듬어진 몸으로 무용을 배운다면 습득력도 남들보다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딸에게 맞는 무용 학교를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올리비아는 현재 ‘현대 무용’이라는 자신에게 딱 맞는 적성을 찾았다. 학창시절 무용을 전공한 임 대표의 뒤를 똑같이 걷고 있기도 하다. 임 대표는 "딸이 무용 수업하고 집에 와서 동작을 보여주는데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 배웠던 동작이더라”며 “그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벅찼다"고 했다.

    임 대표는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올해 말 ‘상아 주얼리’(SANG A JEWELRY)를 론칭하며 미국과 프랑스, 영국, 동일 등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하고 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가방이 아닌 주얼리라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니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내년에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상아 주얼리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지고 싶다"고 했다.

    엄마로서의 각오도 남다르다. 임 대표는 언제까지나 딸에게 가장 좋은 친구로 남고 싶다고 했다. 학교생활이나 친구 관계, 진로 등 어떤 주제로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말이다.

    “’우리 엄마는 언제나 내 편’이란 생각을 아이가 늘 마음속에 지녔으면 좋겠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언제나 올리비아 뒤엔 든든한 엄마가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올리비아와 ‘Best Friend(베스트 프렌드)’,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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