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뿐 아니라 다양한 비교과 활동으로 경험·역량 쌓았죠”
입력 2016.11.23 15:11
[찾아라! 고교 명문 동아리] ③ 서울 경기고등학교 '화학반(KCC)'
  • 서울 경기고등학교 '화학반(KCC·Kyunggi Chemistry Club)'
  • 대입(大入)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로 고교 동아리에 가입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실습 중심 체험학습이 학교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고, 대입에선 '전공적합도'를 보여주는 스펙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조선에듀는 재미·스펙·경험 3박자를 고루 갖춘 각 학교의 '명문 동아리'를 만나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세 번째 주인공은 화학에 대한 이해와 실험부터 다양한 비교과 활동에도 참여하는 서울 경기고등학교 '화학반(KCC·Kyunggi Chemistry Club)'이다.

    지난 8월 말 열린 경기고 축제인 ‘화동제’에서 인근 학교 여학생들의 이목을 끈 동아리가 있었다. 바로 경기고 이공계 동아리, 화학반이다. 화학반은 올해 화동제에서 ‘여심저격 취향저격 화학반’이라는 주제 아래 각 부스별로 여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흥미로운 실험들을 기획했다. ▲액체질소를 활용한 구슬 아이스크림 만들기 ▲나만의 향수 만들기 ▲산성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종이꽃 만들기 ▲발광반응을 이용한 야광팔찌 만들기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시온 크레파스 만들기 ▲백반결정 만들기 ▲라바램프 만들기 등이다. 동아리 부장인 국필호(2학년)군은 “축제 몇 달 전부터 아이디어를 모으고 수많은 사전 실험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갔다”며 “동아리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화동제 우수 동아리’라는 좋은 성과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 경기고등학교 화학반 학생들이 화학 실험을 하고 있다.
  • 화학반에서는 실험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10여 개 고교 과학 동아리 학생들이 참여하는 여름 과학캠프, 사이언스 잼버리(Science Jamboree)와 토요과학강연회, 서울과학축전, 경기여고 화학 동아리와의 연합 실험까지 다채로운 활동을 경험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성내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실험 주제는 온도에 따라 색이 사라지거나 생겨나는 ‘시온 크레파스 만들기’로 이뤄졌다. 동아리 차장을 맡은 한영준(2학년)군은 활동 전 동아리원끼리 두 차례 만나 사전 실험을 진행하며 실험 방법과 원리 등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재능기부 활동은 대부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기 때문에 원리도 최대한 단순하게 설명해야 했어요. 심화된 이론은 최대한 배제하고 실험의 가장 핵심적인 원리인 ‘온도가 낮은 상태에서는 물질이 결합해 색이 뚜렷하지만 가열을 통해 온도를 높이면 물질이 분리되면서 투명도가 높아진다’를 중점적으로 설명하려고 했죠. 사전 실험으로 철저히 대비한 덕에 큰 시행착오 없이 성공적으로 활동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살려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축제인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도 참가했다. 화학반은 지난 8월 4일부터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0회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 학생과 학부모,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과학창의 프로그램 부스를 운영했다. 한 군은 이 축전을 올해 가장 의미있는 동아리 활동 중 하나로 꼽았다. “4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좁은 부스 안에서 몸을 부대끼며 활동하다 보니 친구 혹은 선후배 간의 거리가 한층 더 가까워졌어요. 또 축전을 진행하는 동안 다른 부스들을 볼 기회가 많았는데, 어떤 부스는 준비를 정말 열심히 해 와서 매끄럽게 진행하는 반면, 재료의 양이 부족하거나 진행하는 실험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당황해하는 곳도 있었어요. 여러 부스들을 지켜보며 앞으로 우리 동아리가 배워야 할 점과 유의해야 할 점을 알게 됐죠.”

    화학반은 올해로 34년째 이어진 전통있는 동아리이기도 하다. 매년 ‘동아리 선배와의 만남’ 행사를 진행하며 동아리 운영뿐 아니라 학업, 진학 등에서 여러 가지 조언과 정보를 얻고 있다. 국 군은 경기고를 졸업한 화학반 1기 선배부터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선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선배들과 대화하며 진심 어린 조언을 들을 수 있어 보람차다고 했다. 그는 “선배들이 진로, 진학과 관련한 직접적이고 생생한 조언을 들려줘 많은 도움이 됐다”며 “행사를 통해 선배들처럼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자극이 됐다”고 전했다.

    국 군은 앞으로 화학을 어렵고 복잡하게만 생각하는 학생들이 화학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을 활용한 ‘외부 홍보 활동’에 힘쓰겠다고 했다. 지금은 비공개로 운영 중인 동아리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성화해 그동안 해온 흥미로운 실험 영상 등을 외부에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초 외부 사람들에게도 우리가 해온 활동을 보여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다른 외부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운영하지 못했어요. 내년엔 실험 영상을 찍어 편집해 올리는 등 홍보 페이지를 더욱 활성화해 재미있는 화학 실험과 다채로운 활동 기록을 외부에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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