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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꿈, 구체적인 방향 잡을 수 있는 계기 됐죠”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입력 : 2016/11/16 10:15

[찾아라! 고교 명문 동아리] ② 서울 양재고등학교 ‘한무릎’

양재고등학교 수업 동아리, ‘한무릎’

대입(大入)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로 고교 동아리에 가입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실습 중심 체험학습이 학교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고, 대입에선 '전공적합도'를 보여주는 스펙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조선에듀는 재미·스펙·경험 3박자를 고루 갖춘 각 학교의 '명문 동아리'를 만나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두 번째 주인공은 교대와 사범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수업시연과 교육시사 NIE, 조별 토론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하는 양재고등학교 수업 동아리, ‘한무릎’이다.

“여러분, 오늘 역사 시간엔 소통·융합·혁신의 지도자로 불리는 세종대왕에 대해 알아볼게요. 수업을 잘 듣고 나서 나눠준 학습지에 빈칸 문제를 모두 채워 넣은 사람에게는 맛있는 간식도 드리니 모두 집중해주세요.”

지난달 28일, 초등학교 교사를 꿈꾸는 정민경(1학년)양은 오늘 6~7교시에 있을 동아리 수업시연 활동 준비로 분주했다. 동아리 회장으로부터 수업시연자로 지목된 다음, 학기 초에 작성한 수업시연 계획서를 토대로 역사 수업을 준비했다. 수업에 앞서 정 양은 친구들이 수업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게 수업자료 PPT와 빈칸 문제로 꾸며진 학습지를 만들었다. 더불어 수업을 잘 들어준 친구들을 위해 ‘참! 잘했어요’ 도장과 간식도 준비했다. 수업시연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오늘 수업의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서로 전달하며 동아리 활동을 마무리한다.

올해로 5년째 운영 중인 양재고 ‘한무릎’은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대학교, 교육 기관 등 교육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활동하는 수업 동아리다.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교사, 교육 기관 종사자 등의 진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경험하게 된다. 동아리 회장을 맡은 조영진(2학년)양은 “유치원부터 초등, 중등, 고등 교사를 꿈꾸는 친구들 누구나 한무릎을 통해 수업시연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과목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 운영되기 때문에 문·이과의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수업시연은 가장 중요한 동아리 활동으로 꼽힌다. 동아리원들은 수업시연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학기 초에 미리 수업시연 계획서를 작성한다. 대개 수업시연은 동아리 시간 2시간 동안 3~4명씩 진행한다. PPT, 학습지, 칠판 필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조 양은 수업시연 활동을 통해 고등학생으로서 경험하기 드문 수업 진행을 할 수 있어 유익하다고 말한다.

“시연 중에는 수업을 듣는 친구들도 진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집중해요. 또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발표자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하며 잘한 점, 개선할 점 등을 서로 말해주죠.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발표자가 다음 수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한무릎은 교사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동아리로 통한다. 이러한 우수 동아리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 계기는 학교 축제 동아리전시 부문에서 1등을 수상하면서다. 동아리 총무를 맡은 이지수(2학년)양은 “학교 축제에서 동아리 홍보 부스를 초등학교 교실처럼 꾸몄어요. ‘한무릎 초등학교 입학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도 제작해 달았죠. 각 게임도 1교시, 2교시, 3교시, 4교시, 매점, 급식 등으로 이름을 달아 운영했어요. 부스 바닥도 학교 운동장처럼 축구장 스티커를 붙이고요. 전시 부문에서는 동아리 활동에서 해온 수업시연 계획서나 교육관련 영화 중 명작으로 꼽히는 '굿 윌 헌팅'을 보고 난 후 적은 학습 활동지 등을 전시했어요.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정말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보여줬죠. 이런 저희의 노력을 선생님들께서 알아봐 주시고 좋게 봐주신 덕분에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정은(36) 지도교사는 아이들끼리 자율적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활동을 계획하는 모습에서 고교 동아리의 진정한 의미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제가 굳이 교실에 와서 지켜보지 않아도 아이들 자체적으로 동아리 운영을 잘한다”며 “이것이 고등학교 동아리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오 교사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모습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교사인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된다고도 했다. 오 교사는 “아이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아, 저런 방식의 수업도 아이들이 좋아하는구나’를 종종 느낀다”며 “교육자로서의 꿈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교사인 저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동아리원들 역시 “한무릎 활동을 통해 꿈에 대한 막연한 생각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문지영(2학년)양은 “초등학교 교사가 꿈인데 한무릎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교사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한무릎은 교사가 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동아리”라고 했다. 송지현(2학년)양도 한무릎 활동을 통해 꿈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잡은 사례다. 송 양은 “‘난 국어 성적이 잘 나오니까 국어 교사가 돼야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구체적으로 변했어요. 다른 친구들이 수업시연을 하는 모습, 수업시연 계획서 등을 작성하며 교사로서의 꿈을 위해 어떤 방향을 잡고 나가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