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주의 열정스토리] 학생부종합전형의 존재 이유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4.19 10:39
  • 수능 만점자가 수시입시에서 탈락했다. 명문대 재학중이던 학생은 고교때 저지른 잘못 때문에 대학교를 다니다 그만두어야 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원하는 인재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학종전성시대다. 주요 30개 대학은 무려 7만여명을 서류와 면접으로만 선발한다. 고려대가 논술을 없애고, 연세대가 교과전형을 없애고 학생부종합전형을 앞세우기 시작했다. 서울대는 이미 80% 가까이를 서류와 면접만으로 선발하고 있다. 앞으로도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정책에 맞추어 학생부종합전형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서울대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공부도 잘하는 학생’을 뽑는다고 말한다. 기업도 신입사원을 서류와 면접으로 뽑는다. 대상도 방식도 변했다. 숫자에서 글자로 패러다임이 변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인문학, 사회학, 문화예술, 자연과학,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갖추었지만, 전공분야에서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T자형 -르네상스형 인재’를 원한다. 예의바르고 용모단정하되, 논리적인 말과 글(신언서판·身言書判),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희생과 봉사정신(공선사후·公先私後), 역경을 극복하고 자신을 낮추면서도 대중을 이끄는 매력과 리더십을 지닌 사람이다. 대학은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길러 내는 곳이다. 따라서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고시제도같은 시험으로 관피아를 만들어 냈던 과거라는 지도만을 다시 따라간다면 그 종점은 기성세대가 그렇게 벗어나고 싶어했던 바로 그 ‘과거’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인재상을 원하는 시대적 욕구가 입시제도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진로를 먼저 정해야 한다. 중학교1학년 진로학기제를 만든 이유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은 목적지도 모른채 망망대해에 떠도는 일엽편주일 수밖에 없다. 성적, 독서, 취미 등 지나온 시간이 쌓아온 이야기들을 찾아서 자신이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현재는 과거를 통해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다. 일찌감치 진로목표를 정했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활동으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대학은 학생부와 자소서로 합격여부를 결정한다. 그 평가기준은 무엇일까? 학생부 각 항목에서 동아리, 봉사, 학교행사, 스포츠, 예능, 독서, 신문읽기, 보고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적호기심과 전공분야에 대한 노력을 찾아내 전공적합성, 학업발전성, 경험다양성, 자기주도성, 인화관계성라는 기준으로 평가한다. 자기소개서에서는 그런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동기, 과정, 그리고 그 활동을 통해 얻은 내면과 외면의 성장을 에피소드를 통한 스토리로 얼마나 진솔하게 잘 나타내고 있는지를 본다. 그러나 학부모를 만나 상담을 하다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충분히 학종으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부모는 우리 아이가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다고 시도조차 안해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학종은 어학, 방송, 로봇, 예체능, 고고학 등 한 분야에서 이미 성공한 특별한 학생을 뽑는 특기자전형이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잠재력있는 학생이 대상이다. 또 한가지 오해는 교외활동은 자소서에 기재할 수 없다고 아는 분이 많다는 것. 교과 이름이 들어간 수상경력을 적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꼭 학교활동이 아니더라도 신문읽기처럼 스스로 찾아내고 실천하는 자기주도적 활동이 중요하다. 만일 서류를 통과했다면 합격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6번의 지원기회 때문에 중복합격자가 많이 발생해 미등록충원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능은 평가형이지만, 학종전은 실적형이다. 일찍부터 꾸준히 준비해왔다면 대부분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합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이 이른바 금수저만을 위한 전형이라고 주장하는 언론도 있다. 과연 그럴까?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다.

    1. 창의적 사고와 아이디어, 실천하는 인재양성이 아니라 알파고 시대를 역행하는 주입암기식 교육은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학종이 학교교육을 정상화 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소질을 찾아내고 신나게 키우는 교육의 시작입니다.

    2. 자신이 지닌 소질과 잠재력이 독서, 강연, 영화, 다큐, 신문,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각성되어 명확한 꿈이 되고, 비단 대학을 가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꿈과 연결된 동아리, 봉사활동 등과, 온라인 강연수강, 구글링, 위키백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룬 학업역량과 활동역량을 키워 나가는 학생. 꾸준하고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업태도를 지니고, 주변을 배려하고 나누고 희생하는 인성을 키워온 학생

    교사의 객관적 관찰기록인 학생부와, 동기, 구체적 과정, 성취, 성찰 그리고 이런 활동이 다시 방아쇠가 되어 다음 활동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지적호기심을 나만의 스토리로 표현하는 자기소개서로 선발하는 전형, 학교교육을 바꾸어 나가는 전형이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입니다.

    3.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 스스로의 노력과 학교 교육의 혁신입니다. 교권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 학생을 사랑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그 길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가슴을 나누는 교사의 것입니다. 학생부 내용을 학생이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평가, 발표, 토론, 질문, 독서 등 학업태도를 스스로 기록해 선생님이 작성하실때 참고할 수 있도록 제출하도록 해야 합니다.

    4. 사교육의 주범은 국영수와 논술아닌가요?
    일부 사례를 일반화시키며 편가르기를 시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보다 냉정하고 객관적 시각이 필요합니다. 물론 불법적인 개인 자소서 대필은 사라져야합니다. 페북에서도 자소서작성요령 소책자를 배부한다며 학교와 학생을 현혹하는 사례가 보입니다.

    5. 우리 아이들의 냉장고를 열어보시기를. 그 안에 무엇이 있던가요? 혹시 텅비어 있지는 않던가요? 근심과 걱정으로 그나마 담겨있던 음식들마저 상해있지는 않던가요?
    짜장면을 만드려면 짜장 재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돼지고기와 양파, 감자, 그리고 무엇보다 춘장과 잘 반죽된 면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가 갈 길이 짜장면인지, 스파게티인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짜장면 만들겠다는 것은 꾸준히 열정적으로 학업역량과 활동역량, 개인역량을 키워 짜장면 재료를 준비해 온 학생과 학종의 정신에 대한 모욕입니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수능만점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100점, 95점이라는 숫자는 한 사람이 지닌 열정과 내면, 인성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미래를 이끌어 나갈 생존문제인 전공적합성, 직무적합성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기업 역시 이때문에 인재선발방식을 시험에서 서류와 면접평가로 바꾼 것입니다.

    6. why? 내가 왜 이런 목표를 지녔는지, 이런 활동을 했는지 동기가 뚜렷해야 합니다. 그것이 서울대가 말하는 진정성입니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꿈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당연히 스스로 꾸준히 해 나갈 것입니다. 그 목표를 찾기 위해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친구들과 토론하고, 신문도 읽고, 강연도 찾아 듣습니다.

    영화 가타카를 보고 유전학에 관심이 생겨 역분화줄기세포를 구글링하다 야마나키 신야 교수를 알게 되고, 노벨상때문에 오기가 생겨 스탠퍼드 대학교수 강의를 MOOC에서 찾아 듣고 내용을 정리해 위키백과에 올려 토론하는 학생. 저 혼자만 아는 것이 아니라 심화학습동아리를 만들어 친구들의 역량을 결집해 노력하는 학생. 대학을 가려고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위해 진정으로 최선을 다하면 대학도 가게 하는 전형. 그게 바로 학생부종합전형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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