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서울대와 반대로… 연세대, 2018학년도 수능 영어 등급별 점수 차 대폭 벌려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3.28 14:21
  • -연세대, 영어 영역 등급에 따른 환산점수 차 5~20점으로 책정
    -고려대·서강대·이화여대 등 상위권 대학도 등급 간 격차 1~10점씩 줄일 것으로 보여

    연세대학교가 현재 고교 2학년생이 치르는 2018학년도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영어영역의 등급별 점수 차를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8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키워드 참조>로 전환되는 데 따른 것이다.

    28일 연세대의 2018학년도 입시안(案)에 따르면, 영어 영역 등급에 따른 환산점수 차는 5~20점이다. 등급별 세부 환산점수를 보면 △1등급 100점 △2등급 95점 △3등급 87.5점 △4등급 75점 △5등급 60점 △6등급 40점 △7등급 25점 △8등급 12.5점 △9등급 5점 등이다. 1등급과 9등급 간 환산점수 차는 무려 95점에 달한다.

    연세대 관계자는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원점수 기준 1등급 학생이 대폭 증가해, 변별력 제고 차원에서 등급별 환산점수 격차를 크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년도 수능 영어 영역에서 90점 이상 받은 학생 수는 약 9만명(전체 응시생의 9%)이다. 서울 4년제 대학 모집 정원(약 7만명)보다 많은 수다.

    이번 연세대의 입시안은 최근 발표된 서울대 입시안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서울대는 지난 18일 “2018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에서 1등급부터 등급 간 환산점수 격차를 0.5점씩 둔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등급과 9등급 간 환산점수 차는 4점. 예컨대 수능 영어 점수(100점 기준)가 0점이어도 등급별 환산점수에 따라 96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서울대는 2018학년도부터 수능 영어의 절대평가 전환으로 변별력이 사라질 것으로 판단, 영어의 입시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울대는 영어영역 1등급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아주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 정시에서 합격할 수 있는 조금의 가능성이 생긴 셈이고, 연세대는 정시모집에서 영어영역도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을 합격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도 “연세대가 영어 영역 등급별 환산점수 차를 비교적 크게 두면서, 해당 대학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 입장에선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지 못하고 2등급을 받으면 정시 지원 시 크게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 다른 상위권 대학도 환산점수에 따른 수능 영어 등급별 점수 차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여대는 10점, 고려대는 3점, 서강대는 1~2점씩 격차를 두는 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서 소장은 “현재 대부분의 서울 주요 대학들이 2018학년도 수능 영어에서 등급에 따른 감점제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등급별 점수 차가 적은 대학의 정시모집에선 수능 영어의 영향력이 줄어들 순 있다. 하지만 수시모집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수능 영어가 전략적 과목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영어 학습 비중은 줄었을 수 있지만, 영향력은 절대 줄어들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정부가 과도한 영어 학습·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8학년도 수능 때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한 평가제도다. 성적을 낼 때 다른 학생과 비교하지 않고 일정 기준을 달성했는지 여부만 판단하는 방식이다. 절대평가로 변경되면 90점 이상은 모두 1등급, 80점 이상은 2등급을 받는다. 상대평가인 현행 수능 체제에선 영어 영역 점수가 상위 4% 안에 들면 1등급, 11% 안에 들면 2등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