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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뭘까요?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항상 단골로 나오는 질문이 바로 ‘우리 아이는 내신이 안 좋은데 학종에 지원해도 될까요?’입니다.
그럼 이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은 뭘까요?
6번 지원할 수 있는 수시에서 학종과 교과 전형을 빼면 ‘대학별 고사’인 논술과 적성만 남게 됩니다. 수능성적마저 자신 없다면 적성고사를 보는 건데 아시다시피 굉장히 축소되었고 원하는 대학이 아닐 경우가 많지요. 결국 이런 이유로 해서 내신과 비교과가 자신 없는 학생들이 논술전형을 보게 되고 그 결과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게 되는 수순인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논술로 6개 원서를 다 쓸 수 없으니, 논술이 없는 서울대와 고려대를 제외하고 학종과 논술을 섞어 지원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다시 돌아가서 학부모님의 질문은 ‘우리 아이가 내신이 안 좋은데 비교과를 준비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입니다. 그럼 답변은 정해져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신은 전 과목 평균 점수인가요?”
학생부종합전형은 자신의 전공희망분야에 대한 소질과 끼를 다양한 지적호기심으로 키워 나가며 성취한 과정을 자기소개서로 쓰고, 학생부로 증명하며, 면접으로 확인하는 말과 글의 종합적 전형입니다. 따라서 줄 세우기 전형인 수능과 교과는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타고 태어난 소질과 끼는 무엇이며, 무슨 꿈을 갖고 있는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책을 읽고, 무슨 동아리에서 어떻게 활동했는지, 무슨 봉사활동을 통해서 나눔과 배려의 마음을 키우고, 리더십을 만들어 왔는지 물어보지 않습니다. 시험을 잘 보는 학생과 ‘잘’하는 학생은 다른 학생입니다. 시험을 잘 본다와 우수한 인재는 동의어가 아닙니다.
두루 알되 깊이 아는 학생을 새로운 시대는 필요로 합니다. 이를 T자형 인재라고 합니다. 가로축은 두루 ‘넓게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 국가에 대한 충성, 효도, 사랑, 우정까지 내가 주인공인 것입니다. 세로축도 있습니다. 세로축은 ‘깊게 아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꿈과 관련한 사항은 누구보다 깊숙하게 알고 있는 것이지요. 관심이 있고 소질이 있으며, 자신이 절절히 원하는 분야라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따라서 아까 질문에 대한 답변은 바로 ‘전공과목과 관련한 내신’이 좋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내신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그 분야에 관한 교내 수상실적도 있고, 독서도 있고, 동아리도 그 과목과 관련한 것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증명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분야는 그럼 엉망이어도 되는 걸까요?
다른 과목은 T자형 인재 ‘T’자의 가로축입니다. 이 모든 것을 깊게 다 알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겠지요? 전공과목이 아니더라도 두루 넓게 아는 것이지요. 특기자전형인 경우는 T자가 아니라 I자형입니다. 해당 전공부문을 깊숙하게 알면 되는 것이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은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전형입니다.
자신의 전공 관련 과목의 내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신평균점수로 선발한 것이 아닙니다. 교과와 비교과 항목들을 정성적으로 평가해 평가한 것입니다. 경희대 입학전형연구센터가 전국 대학 입학사정관 212명을 대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학생 선발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평가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입학사정관들이 학종 지원자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학생부 지원학과 관련 교과 성적’이 가장 높았습니다. 다음이 근소한 차이로 ‘면접’이었습니다. 최근 연세대학교가 면접전형을 신설하는 이유입니다. 이어 학생부 교과활동(=교과세부특기, 수상실적 등), 학생부 비교과, 학생부 전 교과 성적 평균 순이었습니다.
즉, ‘학종에서는 학생부와 면접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언론에서 발표한 내신 성적은 그것 자체가 커트라인이 아니라 합격자의 내신을 참고로 평균 내어 본 것입니다. 따라서 몇 등급까지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말은 참이 아닙니다. 커트라인이 아니라 분포도를 참고해야 합니다. 내신도 우수하고 비교과도 우수한 학생은 그만큼 가기 어려운 대학에 합격할 것이고, 내신이 부족하지만 비교과가 우수한 학생은 또 그만큼의 대학에 갈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합격자 분포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서울의 한 중위권 대학교 입학처는 학종의 합격자 내신이 1등급에서 6등급까지 분포도를 그린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교과 성적이 좋으면 교과전형에 지원하면 됩니다. 교과전형이 없는 대학은 교과로만 뽑지 않겠다는 것이고, 그만큼 교과로만 뽑는 것이 매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무조건 교과도 좋고, 비교과도 좋은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대학은 그러고 싶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100~300%가 넘는 추가합격도 발생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경희대학교가 발표한 학종 모집단위별 지원자와 합격자의 학생부 교과 성적 상위 2과목 분포표입니다. 인문·사회계열 모집단위 지원 합격생의 경우 정치외교학과, 어문계열학과, 경영학과에서는 영어성적이 제일 높고, 그 다음이 국어성적이었으며, 글쓰기 능력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국어국문학과에서는 당연히 국어와 사탐성적 순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인문사회계라도 뛰어난 수리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회계·세무학과 합격자의 내신 성적은 수학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사탐이었습니다. 이런 특성은 자연계열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납니다. -
경희대 김현 입학처장은 “입학사정관들은 학종의 평가요소로 교과 성적과 비교과 활동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삼고 있으며, 특히 학생부 전 교과 성적보다는 지원학과 관련 교과 성적을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상위 12개 대학 기준으로 2016년 30.1%, 2017년 33.6%, 2018학년 43.7%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서울대는 2018 대입에서 학종비율이 78.5%나 되고, 고려대 62%, 서강대 55.4% 등 학종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학종의 평가기준이 자기주도적인 전공적합성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전공관련 교과목 성적이 좋아야 하고, 그 동기와 과정에서 자기주도적인 학업역량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그 자기주도적 학업역량이 가장 잘 나타나는 학생부 항목이 바로 ‘교과세부특기’입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근주의 열정스토리] 입학사정관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은?